광주시 남구 반다비체육센터(센터) 준공식이 열린 15일 휠체어 장애인 배영준(27)씨는 센터에 도착하기 전부터 힘겨워했다.

광주시 남구 백운동 월산근린공원 부지에 건립된 센터는 한참 오르막을 올라야 도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남구는 무등산을 조망하는 입지를 내세웠지만 막상 휠체어 장애인들에게는 센터를 가는 것부터 고역이다.

결국 택시를 타고 센터를 찾은 배씨는 “이 곳은 차를 타지 않으면 휠체어 장애인들은 올 수 없을 것 같다”고 고개를 저었다.

장애·비장애인 체육시설인 반다비 체육센터는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 공식 마스코트인 ‘반다비’의 이름을 딴 체육시설이다.

남구 센터는 개관 2개월을 앞두고 있지만 장애인의 이용에 불편이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비장애인 기구 설치, 장애인 샤워시설 부족, 관람석 경사로 미설치 등 센터 곳곳에 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하 1층의 헬스장에는 23종의 헬스기구가 놓여있지만 모두 비장애인을 위한 기구로 채워져 있다는 것이 배씨의 설명이다.

배영준씨가 휠체어를 탑승한 상태에서 기구를 이용하기 위해 좌석 탈착을 시도하고 있다.

기구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비장애인들이 사용하는 좌석을 떼어낼 수 있어야 하는데 센터의 설치된 기구는 장애인이 분리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배 씨는 “광주장애인국민체육센터 웨이트장에 마련된 헬스기구는 장애인들의 좌석 탈부착이 편리한 기구로 이뤄져 있는데 이곳은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만 기구를 사용할 수 있게 돼 있다”고 지적했다.

지상 1층에 마련된 수영장 샤워실도 문제였다.

휠체어 장애인을 위한 샤워기는 한 개에 불과했다.

장애인이 단독으로 사용할 수 있는 ‘가족실’은 4곳이 있었지만 일반 샤워실 내에 있는 20개의 샤워기 중 장애인용 샤워기는 한 개에 불과했다. 나머지 샤워기는 비장애인 용 샤워기여서 앉은 자세로 샤워해야하는 장애인은 이용이 불가능했다.

관람석에는 경사로가 설치돼 있지 않아 장애인들은 관람이 불가능했다. 경기장 한 켠에는 17명이 앉을 수 있는 관람석이 마련돼 있지만 휠체어가 이동할 수 있는 공간은 없었다.

남구는 휠체어 장애인들은 관람석 아래 휠체어에 탑승한 상태에서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장애인이 안전하게 관람할 수 있는 펜스 등은 설치돼 있지 않았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배려도 부족했다. 장애인의 안전한 이동을 위한 손잡이가 설치돼 있었지만 손잡이에는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안내촉지판이 붙어있지 않아 시각장애인이 센터에서 이동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남구는 3월 정식 개관을 앞두고 있는 만큼 개선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남구 관계자는 “고지대에 있는 센터는 시 장애인복지관 저상버스와 연계해 센터를 경유할 수 있도록 하고 이외 셔틀버스 등을 이용하는 방안도 고려해 보겠다”면서 “또 헬스장에는 트레이너를 상주시켜 장애인이 안전하게 이용하도록 돕겠다”고 설명했다.

/글·사진=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