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신탕집 접고 업종 변경…“정부 폐업 대책 마련을”
2024년 01월 10일(수) 19:46
‘개 식용 금지법’ 국회 통과…광주·전남 식당들 비상
3년 유예기간 적용에도 수년 간 해온 장사 접으려니 막막
동물보호단체 “사육농장 조사 등 정부·지자체 역할 중요”
‘개의 식용 목적의 사육·도살 및 유통 등 종식에 관한 특별법 제정안’(개 식용 금지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수십년 동안 개고기를 취급해온 광주·전남 식당들에 비상이 걸렸다.

당장 3년의 유예기간이 있지만 수년간 판매해온 음식을 바꾸거나 폐업을 고민해야할 처지다.

10일 광주시에 따르면 광주시에 등록된 개고기를 판매하는 식당은 총 4곳(동구·남구 각 2곳)이다. 전남도는 개고기 관련 업체를 따로 분류하지 않고 있지만 지역마다 유명 보신탕 식당이 영업을 하고 있다.

보신탕(개고기)은 과거에는 복달임의 대표 음식이자 기력회복 음식으로 꼽혔지만, 수년간 개고기 식용 논쟁이 지속되면서 광주·전남에는 개고기를 판매하는 업체는 점차 감소세였다.

하지만 단골 손님들 때문에 명맥을 유지해온 광주·전남의 유명 보신탕 집들이 지난 9일 일명 개 식용 금지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업주들은 업종변경을 계획하고 있지만 답답함을 토로하고 있다.

광주 남구에서 보신탕집을 운영하는 A씨는 “겨울은 비수기라 아직까지 와닿지는 않지만 여름에는 하루 50그릇 이상 판매될만큼 수요가 높기때문에 그때가 되면 매출에 큰 변화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3년이라는 유예기간이 있는 만큼 흑염소로 업종 변경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화순의 한 보신탕집 관계자 B씨는 “사회적 인식 때문에 보신탕 수요가 예전보다 줄었지만 꾸준히 찾는 단골이 많아 매출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건 사실”이라며 “나주에서 개고기를 받아오고 있었는데 앞으로 개고기 유통이 불가능하면 어찌해야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개고기를 유통해온 업체들도 문을 닫고 있다.

10일 오후 찾은 광주시 북구 우산동 말바우시장, 1년 전까지만 해도 ‘개고기 판매’ 간판을 걸고 장사하던 가게들은 폐업해 문을 닫고 없었다. 한때 개고기와 개소주를 판매하는 가게로 북적이던 이곳에서 ‘보신탕’ 간판을 걸어놓고 있는 곳은 골목 어귀 한 곳에 불과했다.

업주들은 정부가 생업을 못하게 된 만큼 영업 손실을 보상해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개고기를 유통하던 한 업주는 “정부가 법을 바꿔 하루 아침에 수십년간 해온 영업을 못하게 돼 거리로 나앉게 됐다”면서 “유통을 못하게 된 업주와 식당업주까지 정부가 보상안을 마련해 알맞는 보상을 해주고 업종 변경시 정착 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물권보호단체들도 개식용 금지법 제정과 함께 정부와 지자체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경 한국반려동물진흥원 교육센터장은 “개식용 금지와 동시에 식당이 문을 닫고 개농장도 폐업하게 되면서 농장주들이 사육을 포기하고 개를 유기할 가능성이 크다”며 “정부는 보상방안을 구체적으로 마련하고 지자체는 무허가 개 사육농장 조사를 철저하게 해야 한다. 개농장 사육견을 보호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개 식용 금지법은 개를 식용 목적으로 도살하거나 사육·증식하는 행위, 개를 원료로 조리·가공한 식품을 유통·판매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식용을 목적으로 개를 도살하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 사육·증식할 경우 2년 이하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이에 따라 개 사육 농장주와 개 식용 도축·유통상인, 식당 주인은 지자체장에 시설과 영업 내용을 신고해야 하고 국가나 지자체는 신고한 곳의 폐업과 전업을 지원한다. 다만 개, 개 관련 식품을 섭취하는 행위는 처벌 대상에서 제외됐다.

/글·사진=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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