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민간공항 무안 이전의 또다른 이유
2024년 01월 03일(수) 00:00
유호규 전남도 건설교통국장
인천국제공항 교통통계 등을 종합하면 매년 해외에 나가기 위해 인천국제공항을 이용하는 광주·전남·전북 시도민은 121만명에 달한다. 이들이 고속철도 등을 이용해 인천공항을 가는데 드는 교통비만 연간 1100억원, 3~4시간 이상의 소요시간을 환산한 비용은 900억원으로, 매년 안 써도 되는 돈 2000억원을 지출하고 있다. 지난 5년간 호남지역민 605만명이 해외여행을 가기 위해 1조원 이상의 비용을 더 치렀다.

지역민들이 인천·김해국제공항 대신 무안국제공항을 이용한다면 연간 교통·시간 비용은 500억원 정도에 불과하다. 광주에서 무안국제공항까지 자동차로 40분, 2025년 호남고속철도가 완공되면 22분 안에 도착할 수 있다. 서둘러 광주·무안국제공항을 통합해 무안국제공항이 호남과 세계를 잇는 서남권 관문공항으로 위상을 되찾는다면 지역민들의 금전적 손실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의미다.

지금의 무안국제공항은 광주·무안으로 서남권의 항공 수요가 분산되고, 광주 민간·군 공항 통합을 반대하는 탓에 활성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동시에 갈등이 있는 이 순간도 호남지역민들은 시간적·공간적·경제적인 손해를 보고 있다.

다행히 지난해 12월 17일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가 지역 최대 현안인 광주 군공항 이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양자 회담을 갖고 2025년 호남고속철도 2단계 개통 시기에 맞춰 광주 군·민간공항을 무안국제공항으로 통합·이전하기로 합의했다. 2023년 5월 합의 과정에서 민간공항 문제는 별도 논의한다는 단서 조항을 달았던 것과 달리 이번 회담은 상호 상생에 공감하고 실타래처럼 얽혀있는 지역 현안을 함께 해결하자는 의지를 서로 확인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당사자인 무안군도 참석했으면 금상첨화였겠지만, 앞으로 광주시와 전남도가 굳게 닫힌 마음의 문을 열기 위해 노력한다면 조만간 대화의 장에 합류할 것으로 기대된다.

2025년 완공될 호남고속철도 2단계 사업은 무안국제공항의 접근성 향상 효과와 함께 지역을 균형있게 발전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공항으로의 이동시간을 단축함으로써 이용객들의 경제, 사회, 문화 등 사회 전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인적·물적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무안국제공항역을 시작으로 무안읍과 그 주변 도시는 북적거리는 사람들로 눈부신 발전을 이루게 될 것이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군 공항 이전 지역 지원사업 1조원 규모 지원, 맞춤형 지원방안 협의, 이주 정착금, 자족 기능 갖춘 신도시 조성, 공무원 교육원 이전 등 다양한 지원 방향을 제시하며 무안군의 발전을 약속했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지난해 12월 14일 무안국제공항을 중심으로 미래산업과 기반시설이 함께 발전하는 글로벌 허브 도시를 만들기 위해 미래 신산업, 첨단 농산업, 해양관광, 사회간접자본(SOC) 등 3조원 규모의 초대형 6대 미래 비전 계획을 제시했다.

항공 복합도시 조성 사업은 국가경쟁력 핵심 거점으로 성장하기 위한 밑거름이다. 이미 해외 선진공항 주변 지역은 국가 경제를 견인할 수 있는 성장동력 기지로 인식하고 항공 복합도시로 개발하고 있다. 무안국제공항은 사통팔달 접근성, 중국 상해권과 가까운 지리적 장점, 첨단 핵심부품 공급이 용이한 이점 등을 갖고 있어 무한한 잠재력이 있다.

무안국제공항이 현실적 제약을 과감히 극복하고 글로벌 시대 서남권 관문·거점공항으로 성장하기 위해 이제는 무안군의 군 공항에 대한 무조건적 혐오는 조금 자제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소음 피해에 대한 명확한 진실을 알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막무가내의 반대는 무안만이 아니라 전남, 호남 전체의 발전에도 저해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새해에는 무안군이 대화의 장에 참여하고, 호남의 발전과 무안국제공항 활성화를 위해 함께 지혜를 모았으면 하는 생각이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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