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형 기후위기 대응 모델, 장록습지
2023년 12월 21일(목) 00:00
박남규
밀알중앙회 강사랑환경대학 강사
불과 몇 달 전인 지난 5~6월까지만 해도 광주·전남 지역은 50여년 만의 극심한 가뭄에 시달렸다. 이런 기상이변은 전국적 현상이지만 남부 지방의 가뭄은 특히 극심해 ‘기상가뭄’에 들어섰다는 발표도 있었다.

‘기상가뭄’이란 6개월 누적 강수량이 평균보다 적어 이를 토대로 산출하는 표준 강수지수가 -1 이하일 때를 말한다. 지역별 차이가 있지만 통상 평년의 65% 수준에 못미치면 표준 강수지수가 -1 이하로 떨어져 올해 봄철 광주·전남 지역은 ‘기상가뭄’에 들어갔고 제한급수, 시민절수 운동을 추진해야 했다.

지난 5월초 쏟아진 비로 광주는 제한급수 위기에서 벗어나게 됐지만 절수 캠페인, 취수 확대, 화장실, 욕실, 주방, 세탁 등 공간별 물 절약 캠페인 전개 등 절수방안을 총동원해 가뭄에 대비하는 등 일상화된 기후위기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했다.

기상이변은 전국적으로 이어졌다. 지난 7월초 충북 청주시 오송읍 지하차도 침수 같은 기록적인 폭우로 사상자가 발생하자 외신에서 한국 기후상황을 조명했다. 한국은 여름 장마철에 정기적으로 홍수 피해를 입지만 대비가 잘되어 상대적으로 적게 발생하지만, 기후변화로 인해 전세계 기상현상이 더욱 극단적이고 빈번해져 인간이 초래한 기후위기가 극한 기상현상을 가속화하여 동아시아 전역에서 폭우로 인한 빈도와 강도가 증가하여 기후위기가 심각해졌다는 것이다.

올해 여름 세계 날씨는 하늘에 구멍난 듯 폭우와 폭염으로 극과 극을 보였다. 지구온난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태평양 바닷물이 통째로 뜨거워지는 엘니뇨가 나타나 지구촌 곳곳이 이상폭염으로 고통받았고 한국도 예외는 아니었다.

올해 폭우가 전세계를 강타한 이유는 지구온난화와 엘니뇨 때문이다. 비의 강도와 강수량을 결정짓는 것은 결국 비구름의 씨앗인 ‘수증기’인데, 해수면 온도 상승으로 수증기 발생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난데다 기후변화 여파로 넓은 지역에 골고루 뿌려지던 비가 최근엔 좁은 지역에 한꺼번에 많이 쏟아졌다.

지난 7월말 UN 구테후스 사무총장은 “지구온난화 시대는 끝나고 지구열대화 시대가 왔다”고 발표했으며 세계기상기구(WMO)는 지난 11월 “지난해 주요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 농도가 전년보다 2.2ppm 증가한 417.9ppm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세계기상기구는 “과학계가 수십 년간 경고하고 수백 회 국제기후회의가 열렸지만 세계는 여전히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어 극단적인 날씨가 나타나고 있지만 대기중 이산화탄소를 제거할 ‘마법의 지팡이’는 없다. 긴급하게 화석연료 소비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기후변화 대응전략과 노력도 있지만 이제는 광주만의 기후변화와 기상이변에 대응하는 광주형 기후위기 대책이 필요하다고 본다. 2015년 기준으로 광주시민 1인당 공원면적은 6.18㎡로 세계 선진국 주요 도시 1인당 공원 평균면적 14㎡의 절반도 안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광주의 자랑이자 상징인 국립공원 무등산 녹지공간을 다양한 생태공간으로 조성하는게 필요하다. 또 소규모 도심공원 생태 훼손지를 복원하고 자연형 습지를 보존해 광주가 생태도시로 되살아나도록 해야한다.

황룡강 장록습지는 국내 26번째 도심속 국가습지로 지정됐는데, 수많은 동식물의 소중한 삶터이자 지속가능한 광주 미래를 위해 반드시 지켜야할 아주 중요한 생태자원이다. 시민들이 습지의 가치를 이해하고 보전의 중요성을 깨달을 수 있도록 앞으로도 다양한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향후 광주공항 이전 시 현재 부지에 100만평 규모의 도시숲을 조성하고 구하도 습지를 복원, 장록습지와 연계함으로써 영산강과 영산강 대상공원, 주변습지를 활용해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안정된 도시 생태숲을 조성하자는 제안이 있었는데 실현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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