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품질관리사 김대성 기자의 ‘농사만사’] 겨울철 고구마 저장 방심했다간 ‘낭패’
2023년 12월 17일(일) 20:35 가가
구황작물에서 효자작물 등극…잘못 보관할 때 싹나고 부패
쌀쌀한 바람이 코끝에 스미는 계절엔 어김없이 고구마 생각이 난다. 삶은 고구마를 동치미와 함께 먹는 것도 좋지만, 함박눈이 내리는 거리에서 입김을 호호 불어가며 먹는 군고구마는 상상만해도 행복하게 한다.
고구마는 중앙아메리카와 남미 베네수엘라가 원산지로 주로 아메리카에서 재배되다가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중국을 거쳐 일본을 통해 조선통신사였던 조엄 선생에 의해 1763년 우리나라에 들어왔다. 1970년대까지는 구황작물로 부족한 식량을 대신했고, 쌀 자급을 이루어 낸 이후에는 주로 주정으로 활용됐다. 260년이 지난 지금은 여러 가지 색깔과 더불어 맛과 품질이 우수한 품종이 육성돼 농민들에게는 높은 소득을 보장해 주는 효자작물이 됐다.
고구마는 종류와 특징에 따라 다양한 이름을 가지고 있다. 고구마를 나눌 때 흔히 말하는 밤고구마, 호박고구마, 꿀고구마는 육질의 특성으로 분류한 것이고, 픔종에 따라 고유의 이름이 존재한다.
전분 함량이 높아 밤처럼 분질형을 보이는 고구마를 밤고구마라고 하는데, 육질이 단단해서 물기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고구마들은 보통 ‘栗’(밤 율)자를 붙인다. 율미, 신율미, 진율미가 대표적이다.
수분함량이 높으며 베타카로틴(고구마 속 색이 옅은 주황색) 함량이 높아 조리 후 선명한 노란색을 보이는 고구마는 호박고구마라고 하며 이름은 ‘黃’(누를 황)자가 들어 있다. 주황미, 신황미, 건황미, 연황미 등 품종 이름을 지닌 호박고구마 품종들이 있다.
또 안토시아닌 함량이 높아 진한 자색을 띠고 있는 자색고구마는 ‘紫’(자주빛 자)를 붙이는데 자미, 신자미, 연자미, 단자미가 있다.
저장 중에 단맛이 증가해 꿀같이 맛이 좋은 고구마를 꿀고구마라고 하는데 국내 품종에서는 소담미가 유일하다.
하지만 이 맛좋은 고구마는 키우는 것에 비해 저장하기가 어려운 작물로 유명하다. 전문적으로 재배하는 농가에서는 적합한 온도(34~36도)와 습도(80~90%)에서 3~4일 숙성하는 치유(큐어링) 과정을 거쳐 맛이 좋아지고 보관 기간도 길어지게 할 수 있지만, 소규모로 재배하는 농가나 겨울에 두고 먹을 요량으로 적당량을 구매한 소비자의 경우에는 싹이 나지 않도록 하거나 썩지 않게 저장(보관)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였을까. 어릴 적 할머니가 겨울철 간식으로 쓸 고구마를 바람이 치지 않는 곳에 애지중지 보관했지만, 싹이 나고 부패해 난감해하시던 기억이 선하다.
당연히 도시 소비자들은 저장에 어려움을 겪는다. 여기서 팁. 도심에서 고구마를 보관할 때는 베란다와 실외 등 차가운 곳은 피하고 일정한 온도(13~15도)를 유지하는 실내에서 보관해야 한다. 또 고구마를 낱개로 신문지에 싸서 보관하면 오래 먹을 수 있다.
이처럼 고구마는 맛이 차도록 후숙하고, 저장을 잘해야 하는 농작물 중에 하나다. 그리고 하나 더 농사는 키우는 것 만큼이나 좋은 상태로 저장하는 것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을 일깨우게 한다. /bigkim@kwangju.co.kr
고구마는 중앙아메리카와 남미 베네수엘라가 원산지로 주로 아메리카에서 재배되다가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중국을 거쳐 일본을 통해 조선통신사였던 조엄 선생에 의해 1763년 우리나라에 들어왔다. 1970년대까지는 구황작물로 부족한 식량을 대신했고, 쌀 자급을 이루어 낸 이후에는 주로 주정으로 활용됐다. 260년이 지난 지금은 여러 가지 색깔과 더불어 맛과 품질이 우수한 품종이 육성돼 농민들에게는 높은 소득을 보장해 주는 효자작물이 됐다.
또 안토시아닌 함량이 높아 진한 자색을 띠고 있는 자색고구마는 ‘紫’(자주빛 자)를 붙이는데 자미, 신자미, 연자미, 단자미가 있다.
저장 중에 단맛이 증가해 꿀같이 맛이 좋은 고구마를 꿀고구마라고 하는데 국내 품종에서는 소담미가 유일하다.
하지만 이 맛좋은 고구마는 키우는 것에 비해 저장하기가 어려운 작물로 유명하다. 전문적으로 재배하는 농가에서는 적합한 온도(34~36도)와 습도(80~90%)에서 3~4일 숙성하는 치유(큐어링) 과정을 거쳐 맛이 좋아지고 보관 기간도 길어지게 할 수 있지만, 소규모로 재배하는 농가나 겨울에 두고 먹을 요량으로 적당량을 구매한 소비자의 경우에는 싹이 나지 않도록 하거나 썩지 않게 저장(보관)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였을까. 어릴 적 할머니가 겨울철 간식으로 쓸 고구마를 바람이 치지 않는 곳에 애지중지 보관했지만, 싹이 나고 부패해 난감해하시던 기억이 선하다.
당연히 도시 소비자들은 저장에 어려움을 겪는다. 여기서 팁. 도심에서 고구마를 보관할 때는 베란다와 실외 등 차가운 곳은 피하고 일정한 온도(13~15도)를 유지하는 실내에서 보관해야 한다. 또 고구마를 낱개로 신문지에 싸서 보관하면 오래 먹을 수 있다.
이처럼 고구마는 맛이 차도록 후숙하고, 저장을 잘해야 하는 농작물 중에 하나다. 그리고 하나 더 농사는 키우는 것 만큼이나 좋은 상태로 저장하는 것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을 일깨우게 한다. /big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