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운을 부르는 꽃 - 김대성 제2사회부장
2023년 12월 12일(화) 23:00
며칠 전 광주의 한 화원에서 100년에 한 번 꽃을 피운다는 용설란이 꽃을 피워 화제를 모았다. 멕시코가 원산인 용설란은 말 그대로 꽃이 용의 혀를 닮아 이처럼 불리는데 재배 10년이 지난 후부터 꽃을 피울 수 있다고 한다. 실제로는 100년에 한 번 꼴로 꽃을 피워 ‘세기의 꽃’으로 불린다.

용설란처럼 100년에 한 번 꽃을 피워 ‘행운을 부르는 꽃’으로 알려진 식물은 여럿이다. 꽃 말이 ‘행운’ 또는 ‘그대에게 소중한 행운을 준다’는 토란꽃은 본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귀한데, 역시 이 꽃을 보면 행운을 얻는다는 속설이 있다. 가끔 제주도 등지에서 꽃 소식을 전하는 소철나무도 주목받는다. 귀화식물인 소철(Saga Palm)은 제주도에서는 뜰에서 자라지만 국내 다른 지역에서는 온실이나 집안에서 가꾸는 관상수이다. 꽃은 단성화이며 상앗빛이나 황금색으로 8월에 핀다.

주변에 흔하게 있지만, 정말 간헐적으로 꽃을 피워 귀하게 대접받는 식물도 있다. 대나무는 꽃이 잘 피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데, 약 70년에서 120년 사이에 한 번꼴로 꽃이 핀다고 전해진다. 지역과 사람에 따라 행운과 불운이라는 상반된 상징으로 여겨지고 있지만 어쨌든 큰일이 생길 징조로 인식되고 있다.

생소하지만 소나무꽃 역시 불로장수라는 꽃말과 함께 행운을 불러온다고 알려졌다. 소나무꽃은 보통 4월 하순부터 5월 상순까지 한 나무에 붉은색 암꽃과 노란 수꽃이 나란히 피는데 야산보다는 정원수에서 피어 사람들에게 기쁨을 준다. 이 외에도 밭에서 피는 고구마꽃과 수련과의 한해살이 남방계 수생식물로 연못에서 아름다움을 뽐내는 가시연꽃, 행운나무(Lucky Tree)로 이름마저 복을 품은 행운목꽃도 이 같은 종류에 해당한다.

요즘은 지구 온난화와 재배 환경의 변화로 이런 꽃들을 보는 게 쉬워졌다지만 우리는 여전히 이 진귀한 꽃을 보며 마치 로또에라도 당첨된 것처럼 기뻐한다. 하지만, 행운은 숨겨진 노력에 덤으로 더해지는 것일 뿐 요행을 바라거나 갑작스럽게 주어지는 선물이 아니라는 것을 아는 것이 더 중요하다.

/김대성 제2사회부장 bigkim@kwangju.co.kr

실시간 핫뉴스

많이 본 뉴스

오피니언더보기

기사 목록

광주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