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활력은 내 욕망에 온전히 귀 기울이는 것- 차노휘 소설가·도보여행가
2023년 12월 12일(화) 00:00 가가
서핑에 확실히 꽂혔다. 올레가 있는 제주 해변을 걸으면서, 텔아비브 고층 빌딩이 보이는 야파 해변에서 검게 탄 서핑족들이 서핑 보드를 들고 파도 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면서 ‘언젠가는 배워야지’ 라며 막연한 생각을 했다. ‘언젠가는’이 그저 막연한 날짜로 남겨 두고 싶지 않았다. 배우는 것에는 하루라도 먼저 시도해야 한다는 것이 내 지론이라, 집하고 가까운 곳을 검색했다.
고흥 남열해수욕장 서핑 샵이 네이버에서 검색되었다. 집에서 거의 두 시간 거리. 그것만으로도 다행이었다. 1회 강습에 6만 원. 한 시간 정도 이론 강의. 한 시간 바다에서 실전. 그리고 자유 연습. 3회 권을 끊었다. 그렇게 해서 서핑에 입문한 날은 지난 10월 3일이었다. 일 때문에 공휴일에만 시간을 낼 수 있어서 두 번째와 세 번째 강습 날은 1박 2일 캠핑을 했다.
첫날, 강사가 보드를 밀어주긴 했지만 보드에서 일어서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파도 타임 익히고, 보드에 엎드려서 팔을 휘젓는 패들 연습 등등. 한여름에 에어컨 아래만 있었던 나는 제법 잔잔한 파도에 동승하면서 살갗을 태웠다. 일주일 뒤 찾은 2회 강습 때는 파도가 미친 듯이 아우성을 쳤다.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패들을 하면서 라인업(남열해수욕장에서는 가슴 정도 차오르는 곳) 가는 것도 힘들었다.
파도가 나를 내팽겨 치고 쳤다. 거친 파도를 잘 타는 것을 옆 강습생이 가르쳐주었다. 초보자에게는 힘든 파도였다. 강습이 끝나 갈 즈음 보드에서 일어서는 테이크오프에 성공하지 않았다면 큰 좌절감에 싸였을 것이다. 강사가 이런 파도를 견디는 것만으로도 성공했다고 했다. 그 다음 날 다소 순해진 파도가 나를 쓱쓱 잘 밀어주었다. 포즈가 좋다는 말을 들었지만 절반 정도는 파도에 엎어져서 스타일을 구겨야 했다.
남열해수욕장은 10월 15일이 강습 시즌 마지막 날이었다. 한 주 남은 주말에 다시 두 타임을 신청할까 했는데, 작은 이변이 생겼다. 제주도가 나를 불렀다. 제주도 올레를 두 번 완주한 뒤 전혀 매력적으로 느껴지지 않던 그곳이, 서핑을 시작한 뒤로 다시 반짝거리기 시작했다.
일사천리로 제주 모 서핑센터에 5일 강습을 계획하고 비행기, 숙박, 서핑 센터 등을 예약해버렸다. 내친김에, 겨울 방학 동안 발리에 있는 서핑 스쿨에 40일 일정으로 등록했다. 서핑이라는 불꽃이 나를 태우고 있었다.
이렇듯 ‘나를 태우는 뭔가’는 도파민과 세로토닌 호르몬을 분비시킨다. 삶의 활력이면서 긍정적인 마인드를 유지시키는 내 비법이기도 하다. 2023년 10월에는 서핑으로 다가왔고 2023년 1월 13일에는 크로스핏이었다. 2018년에는 스쿠버다이빙이었고 2017년에는 수영이었다. 크로스핏을 시작한 계기는 도보 여행을 건강하게 하기 위해서라고 기고까지 한 적이 있다.
여전히 나는 크로스핏터이며 도보여행가이다. 여행 또한 삶의 활력이기 때문이다. 매순간 내게 활력을 주는 것은 다른 모습으로 다가왔지만 나는 그것을 실행했다. 태생적으로 새로운 것에 강한 매력을 느끼는 것일 수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행운인 것은 그것을 실행할 체력과 정신력이 있다는 것이다.
새로운 것에 매력을 느끼고 실행하는 것은 나이와는 상관이 없다. 다만 ‘건강’ 해야 한다. 건강은 단박에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뭔가를 새로 시작하려고 하는 의욕이 있어도 건강하지 못하면 실천력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하게 아프기 전까지는 간과하기 쉬운 것이 건강관리이다.
건강관리는 건강한 먹거리, 규칙적인 운동 등 여러 매뉴얼이 있지만 내가 제일 먼저 꼽는 것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이다. 사회적인 규격에 나를 맞추는 것이 아니라 내 욕망에 신중하게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 그렇기에 2023년 마지막 달에 나는 한 해를 돌아보며 증도 엘도라도에서 가슴 속 울림에 온전히 시간을 내주고 있는 것이다.
남열해수욕장은 10월 15일이 강습 시즌 마지막 날이었다. 한 주 남은 주말에 다시 두 타임을 신청할까 했는데, 작은 이변이 생겼다. 제주도가 나를 불렀다. 제주도 올레를 두 번 완주한 뒤 전혀 매력적으로 느껴지지 않던 그곳이, 서핑을 시작한 뒤로 다시 반짝거리기 시작했다.
일사천리로 제주 모 서핑센터에 5일 강습을 계획하고 비행기, 숙박, 서핑 센터 등을 예약해버렸다. 내친김에, 겨울 방학 동안 발리에 있는 서핑 스쿨에 40일 일정으로 등록했다. 서핑이라는 불꽃이 나를 태우고 있었다.
이렇듯 ‘나를 태우는 뭔가’는 도파민과 세로토닌 호르몬을 분비시킨다. 삶의 활력이면서 긍정적인 마인드를 유지시키는 내 비법이기도 하다. 2023년 10월에는 서핑으로 다가왔고 2023년 1월 13일에는 크로스핏이었다. 2018년에는 스쿠버다이빙이었고 2017년에는 수영이었다. 크로스핏을 시작한 계기는 도보 여행을 건강하게 하기 위해서라고 기고까지 한 적이 있다.
여전히 나는 크로스핏터이며 도보여행가이다. 여행 또한 삶의 활력이기 때문이다. 매순간 내게 활력을 주는 것은 다른 모습으로 다가왔지만 나는 그것을 실행했다. 태생적으로 새로운 것에 강한 매력을 느끼는 것일 수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행운인 것은 그것을 실행할 체력과 정신력이 있다는 것이다.
새로운 것에 매력을 느끼고 실행하는 것은 나이와는 상관이 없다. 다만 ‘건강’ 해야 한다. 건강은 단박에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뭔가를 새로 시작하려고 하는 의욕이 있어도 건강하지 못하면 실천력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하게 아프기 전까지는 간과하기 쉬운 것이 건강관리이다.
건강관리는 건강한 먹거리, 규칙적인 운동 등 여러 매뉴얼이 있지만 내가 제일 먼저 꼽는 것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이다. 사회적인 규격에 나를 맞추는 것이 아니라 내 욕망에 신중하게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 그렇기에 2023년 마지막 달에 나는 한 해를 돌아보며 증도 엘도라도에서 가슴 속 울림에 온전히 시간을 내주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