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팔도명물] 음식 맛은 장 맛… 세계로 뻗어 나가는 ‘영월 장(醬)’
2023년 11월 22일(수) 20:35
고유 전통 발효 식품·조미 식품의 근간 ‘간장·고추장·된장’
콩·고추 재배 적합 기후·토양…1996년부터 장류사업 시작
‘벌꿀 고추장’ 세계 10개국 기내식 공급…‘전통 청국장’도 인기

영월농협에서는 우수한 장 맛을 내기 위해 메주 숙성 등에 전통 방식과 과학을 접목하고 있다. <영월농협 제공>

장(醬)은 간장, 고추장, 된장 등 발효된 짠 조미료를 통틀어 이르는 말이며 옛부터 우리 고유의 전통 음식 문화의 형성에 크게 이바지했다. 우리는 흔히 전통 발효 식품, 조미 식품으로서의 근간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곡식으로 만든 곡장(穀醬)과 생선으로 만든 어장(魚醬), 고기로 만든 육장(肉醬), 채소로 만든 초장(草醬) 등이 있다.

◇장(醬)의 역사=삼국사기에서는 통일 신라 시대 초기에 간장과 된장을 만들어 사용했으며 1018년 고려사에 백성을 위해 옷감과 장(醬)을 공급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조선 명종 때 편찬된 구황촬요에는 장의 제조 방법이 구체적으로 기록돼 있다.

허준의 동의보감에도 장(醬)이 약용으로 사용되며 1715년 홍만선이 저술한 산림 경제에서는 콩을 사흘 동안 띄우면 청국균이 자라기 시작해 실(점액)을 분비하는 생사 과정이 담겨있다.

또 고추장은 고추가 처음 들어 온 임진왜란 이후 17세기 후반부터 먹기 시작한 것으로 보여진다. 비록 간장과 된장에 비해 뒤 늦게 만들어졌다고 알려져 있지만 우리나라에만 있다는 독특한 점이 있다. 조선 영조가 고추장을 즐겼다는 말이 승정원일기에 20회나 기록돼 있다고 한다.

두 번의 홈쇼핑에서 1억400만원의 매출을 달성한 영월 두무동 토종 된장. <영월 두무동 토종 된장 영농 조합 제공>
◇장(醬)을 맛있게 담그는 비법과 영월 장의 우수성=우선 맛 있는 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고추장과 된장의 주원료인 고추와 콩 등의 상태와 재배가 중요하다.

강수량과 일교차, 온도 등 기후와 토양, 물 등이 고추 재배에 적합해야 한다. 강원특별자치도 영서 남부에 위치한 영월은 한반도의 중부 내륙에 자리 잡고 있다. 북동쪽에는 태백산맥이 남북으로 뻗어 있고 북서쪽에는 오대산에서 갈라진 산맥이 남서 방향으로 있다. 남동쪽에는 태백산맥에서 갈라진 소백산맥이 동서로 나있는 동고서저의 산간 지대다.

특히 석회암층의 비옥하고 배수성이 좋은 사양토에 동강 서강의 물줄기가 흐르며 연평균 11.6도·연평균 일교차 11.9도, 연평균 강수량 1197㎜로 콩과 고추 등 원재료 재배에 적합하다. 콩의 입자 또한 타 지역에 비하여 굵고 단백질의 함량이 높은 특징을 갖고 있으며 고추 또한 과피가 두텁고 비타민, 당류 등 영양 성분이 풍부해 지리적 표시 등록을 받는 등 우수성을 인정 받고 있다.

영월에서는 이런 이유로 역사 이래 콩과 고추의 재배가 활성화되면서 자연스럽게 고추장과 된장, 간장 등 장의 문화가 곳곳에 자리 잡게 되었다.

◇영월 장(醬)의 초시=영월 지역에서의 활발한 장류사업의 초시는 1996년으로 보고 있다.

영월농협은 지역 축제인 단종제의 일환으로 진행된 장류품평회에서 보리 고추장을 출품해 1등을 차지하면서 본격적으로 장류 개발에 힘을 쏟았다. 현재 벌꿀 고추장을 세계 10개국 기내식에 공급하며 세계 곳곳에 영월 장의 우수성을 알리고 있다.

지금은 영월고추의 브랜드로 홈쇼핑에서 매출액 1위를 차지하는 ‘비단초’ 고춧가루를 생산하고 있으며 홈쇼핑을 통해 영월콩을 이용, 연간 150톤의 메주를 판매하고 있다.

영월농협은 조합원과 콩, 고추를 전량 계약 재배해 장류사업을 활성화하며 전국 농협 우수 사례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올해 대통령 명절 선물 세트에 영월 간장이 선정되는 영광을 얻기도 했다.

영월농협이 생산해 판매하고 있는 장류세트. <영월농협 제공>
◇영월 장류산업의 토대 영월농협=영월농협가공사업소의 마당에는 300여개의 항아리에서 구수한 전통의 맛이 익어가고 있다.

달지 않아 찌개나 국물 요리에 좋은 ‘전통 보리 고추장’과 귀한 벌꿀을 넣어 고급스런 맛이 일품인 ‘벌꿀 고추장’, 매운 청양 고춧가루 만을 넣어 만든 깔끔한 ‘청양 고추장’, 고추장에 맛과 영양을 더해 만든 ‘황태 볶음 고추장’ 등이 있다.

전통 방식으로 발효한 메주로 만드는 ‘전통 한식 된장’과 전통에 과학을 더해 우수균주로 발효한 메주로 만드는 ‘한식 된장’, ‘콩 된장’, 강원, 경북 지역에서 전래돼 오는 국물 맛이 진한 ‘막장’이 생산되고 있다.

한식 요리에 감초인 ‘조선간장’과 우수한 영월 콩과 발효 과학으로 빚어내는 ‘전통 청국장’등 다양한 장류들이 국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좋은 원료를 생산하기 위핸 적합한 기후 그리고 끊임없는 노력과 연구가 나은 결과라 하겠다.

장류 1번지 영월에서는 각 지역 행사에서 메주 담그기 체험 행사를 쉽게 접할 수 있다. <영월군 제공>
◇‘장맛은 영월’과 ‘대한민국 장류 1번지 영월’=영월군에서도 주요 생산 작목인 콩과 고추 등을 이용한 장류 산업 발전과 농가의 부가가치 제고 등을 위해 단계별 육성 정책을 펼치고 있다.

영월군의 지원에는 마을의 노인들이 직접 생산하고 농협이 판매할 수 있도록 마을 기업을 육성해 메주 사업을 확대하는 ‘장류융복합지원’과 도시 소비자 초청 각종 체험과 장류기업 육성을 위한 ‘전통장 신활력플러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지역 내 9개 마을 기업을 육성해 현재까지 생산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마을 기업으로 육성된 두무동 토종 된장 영농 조합은 최근 2번의 홈쇼핑 방송을 통해 계획 매출액 140%인 1억2000만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농가 자립의 긍정적인 선례를 남겼다. 특히 북면 산속의 친구 해외 수출 4회, 4개 마을 기업 전통 식품 품질 인증 획득, 벨기에 국제 우수 미각상 4개 입상 등 영월 장 맛의 우수성이 증명되고 있다.

군은 2025년까지 남면 농산물 종합 가공 센터와 연계 추진하는 전통 장류 거점 센터를 준공, 장류간편식(HMR) 시설 라인과 제품 개발 기본 공정인 동결 건조 시설을 구축한다.

막대한 비용 산출과 시설 부족으로 농가들이 직접 할 수 없는 공정을 거점 센터를 활용해 생산해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올해 3회 연속 국제슬로시티 인증에 성공한 영월군이 지역 별로 특색 있는 맛을 지키고 전통적인 요리법을 보존하는 장류산업 육성 등을 통해 또 한 번 슬로푸드 도시로의 위상을 이어 나가길 기대해 본다. /강원일보=오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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