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작하는 도전 - 문종국 선앤문등산학교장
2023년 11월 16일(목) 00:00 가가
건강과 여가를 위해 산을 오르는 수많은 산악회가 있지만 산악인들에게는 좀 더 깊은 뜻이 있다. 해발 3000m 이상 고산을 오르는 등산을 ‘알피니즘’(Alpinism)이라고 한다. 과거 미지의 세계인 히말라야의 고산을 오르기 위해 목숨을 걸고 도전했던 알피니즘은 지성의 발로라 할 수 있는데 지성 역시 늘 미지의 세계를 탐구하기 때문이다. 19세기 중반 영국에서 시작된 이러한 지성인의 모임이 산악회(Alpine Club)였고 그 지성인을 산악인이라 부른다.
시대가 변하면서 알피니즘 등산은 세계적인 침체를 맞고 있다. 히말라야 등반은 개인주의화된 현대에서 시쳇말로 ‘내돈 내산’식의 혼자 좋아 떠나는 개인 도전이 된 지 오래다. 그러나 알피니즘의 가치는 전통적으로 개인보다는 팀 워크에 있다. 현대사회가 필요로 하는 ‘혼자가면 빠르지만 같이 가면 멀리 간다’ 라는 협력의 가치를 가장 극명하게 가진 행위 문화이다. 정상을 오르기 위해서는 그 과정에서 자신의 욕심을 버리고 팀을 위한 희생과 양보가 있어야만 원정의 성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점점 편한 것만 추구하며 갈수록 나약해지는 우리 사회의 모습을 보면 시대정신의 전환적 쇄신이 필요해 보인다. 이를 위한 가장 실현성 있는 처방 중 하나가 산악등반을 통한 도전정신의 함양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러나 정보통신의 발달과 높아진 경제력으로 도전의 발판은 충분하지만 번거롭고 위험하고 힘든 일에 누구도 먼저 나서고 싶어 하지 않는다.
1976년 창립해 올해로 47주년이 되는 조선이공대학교 산악회(이하 조선이공대 산악회)는 세계적 알피니즘 전통을 계승한 산악회이다. 학교 동아리의 하나로서 재학생일 때 등산의 기초를 배운다. 졸업 후에는 자신의 진로 선택에 따라 전문 등반가의 길을 가는데, 조선이공대 산악회는 단일 산악회로서 가장 많은 산악인을 배출한 산악회로 유명하다.
1990년 카라코럼 히말라야의 낭가파르바트(8125m)에서 정성백 대원을 잃은 조선이공대 산악회는 한 번도 꾸리기 힘들다는 8000m봉 원정을 세 번(1992년·1997년·2005년) 도전하는 한국 등산사의 진기록을 세웠다. 이후에도 세계 최초 산악 실업팀인 2001년 한국도로공사 산악팀 창단의 산파 역할 등 조선이공대 출신 산악인들의 많은 도전은 한국 등산사를 풍부하게 만들었다.
지난 7월, 광주·전남 지역에서 단일팀으로는 2008년 이후 14년 만에 광역 히말라야 7000m급 봉우리 원정대가 꾸려졌다. 그리고 너무 오래되어 기억조차 가물가물한 원정보고서 발간과 원정보고회라는 행사가 열렸다. 바로 조선이공대 산악회의 지난 11일 ‘조선이공대학교 개교 60주년 2023 레닌피크(7134m) 원정보고서 발간 기념회 및 원정대 보고회’가 그 주인공이다. 광주·전남 히말라야 ‘도전 50년 나아갈 50년 이어갈 100년’이라는 구호를 가지고 우리 지역 알피니즘 도전의 역사를 돌아보고 그 속에서 자신의 역할과 자리를 매김하는 뜻깊은 행사였다.
장창수 원정대장은 보고회의 총평 말미에 “우리나라에서 개인이 아닌 산악회 차원에서 ‘스노우 레오파드’(Snow Leopard·구 소련 7000m 이상 5개 봉의 별칭) 완등을 목표로 도전하는 것은 우리가 처음일 것 같다”면서 다음 원정 대상지로 광주·전남에서 최초로 도전하는 코르제네프스카야 봉(Korzhenevskaya· 7150m) 원정을 제안했다.
인류 무형문화유산이 된 알피니즘이 대가 끊기는 실전(失傳) 일보 직전의 상황에서 조선이공대 산악회의 이러한 전통적 알피니즘 추구 행위는 잠자고 있는 우리 안의 도전정신을 일깨우기에 충분하며 시의적절하다. 1971년 마나슬루(8163m) 원정부터 시작된 광주·전남 히말라야 도전의 50년 역사가 세대에서 세대로 이어지며 새롭게 나아갈 그 100년의 길에서 조선이공대 산악회가 주도하는 알피니즘의 재 도전을 응원하고 기대한다.
1990년 카라코럼 히말라야의 낭가파르바트(8125m)에서 정성백 대원을 잃은 조선이공대 산악회는 한 번도 꾸리기 힘들다는 8000m봉 원정을 세 번(1992년·1997년·2005년) 도전하는 한국 등산사의 진기록을 세웠다. 이후에도 세계 최초 산악 실업팀인 2001년 한국도로공사 산악팀 창단의 산파 역할 등 조선이공대 출신 산악인들의 많은 도전은 한국 등산사를 풍부하게 만들었다.
지난 7월, 광주·전남 지역에서 단일팀으로는 2008년 이후 14년 만에 광역 히말라야 7000m급 봉우리 원정대가 꾸려졌다. 그리고 너무 오래되어 기억조차 가물가물한 원정보고서 발간과 원정보고회라는 행사가 열렸다. 바로 조선이공대 산악회의 지난 11일 ‘조선이공대학교 개교 60주년 2023 레닌피크(7134m) 원정보고서 발간 기념회 및 원정대 보고회’가 그 주인공이다. 광주·전남 히말라야 ‘도전 50년 나아갈 50년 이어갈 100년’이라는 구호를 가지고 우리 지역 알피니즘 도전의 역사를 돌아보고 그 속에서 자신의 역할과 자리를 매김하는 뜻깊은 행사였다.
장창수 원정대장은 보고회의 총평 말미에 “우리나라에서 개인이 아닌 산악회 차원에서 ‘스노우 레오파드’(Snow Leopard·구 소련 7000m 이상 5개 봉의 별칭) 완등을 목표로 도전하는 것은 우리가 처음일 것 같다”면서 다음 원정 대상지로 광주·전남에서 최초로 도전하는 코르제네프스카야 봉(Korzhenevskaya· 7150m) 원정을 제안했다.
인류 무형문화유산이 된 알피니즘이 대가 끊기는 실전(失傳) 일보 직전의 상황에서 조선이공대 산악회의 이러한 전통적 알피니즘 추구 행위는 잠자고 있는 우리 안의 도전정신을 일깨우기에 충분하며 시의적절하다. 1971년 마나슬루(8163m) 원정부터 시작된 광주·전남 히말라야 도전의 50년 역사가 세대에서 세대로 이어지며 새롭게 나아갈 그 100년의 길에서 조선이공대 산악회가 주도하는 알피니즘의 재 도전을 응원하고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