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산지 쌀값 안정화로 농가 시름 덜어야
2023년 11월 15일(수) 00:00
가을걷이를 마친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한 해 동안 땡볕에서 굵은 땀방울을 흘려가며 재배해 햅쌀을 수확했지만 쌀값이 기대 이하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0월 평균 산지 쌀값(80㎏)은 21만 7552원이었다. 하지만 이달 11일 기준 영암을 비롯해 해남, 강진군 등지 산지쌀 도매가는 18만 8000원 수준이었다. 정부가 지난 3월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해 대통령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약속한 20만 원 선이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20만 원을 웃도는 경기도와 충청도와 달리 전남지역의 쌀값 하락이 유독 심하다.

올해 전남 농민들은 유류비와 인건비, 자재비 등 생산비 증가와 쌀값 하락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일부 농민들은 향후 쌀 가격이 더 떨어질 것으로 우려해 손실을 줄이려고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투매에 나서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규모 농사를 짓는 농민들은 정부가 목표 가격과 산지 쌀값의 차액을 나중에 ‘공익형 직불금’으로 보전해줘도 손실을 메꾸기에는 턱없이 모자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지난 8일 정부에서 매입한 쌀의 공매를 중지하고, 공공비축미 용도의 벼 12만 톤을 시중에 풀지 않겠다는 등의 쌀값 수급 안정 대책을 내놓았다. 그러나 전남 산지 쌀값의 하락세는 여전하다.

정부는 전남 산지 쌀값을 안정화시켜 농가 시름을 덜어줘야 한다. 농민들은 정부가 정책적인 확신을 주기를 바라고 있다. 농협 통합 RPC(미곡 종합처리장)도 올해 추수한 햇벼 매입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인구 고령화와 1인 가구 급증, 식사 패턴 변화 등으로 인해 쌀 소비가 감소하는 추세다. 정부는 쌀 수요 증가와 대체작목 육성을 위한 다각적인 묘안 또한 장기적으로 모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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