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 주도권 잃은 민주당…이대로는 안된다
2023년 11월 14일(화) 00:00 가가
더불어민주당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승리 이후 오히려 정국 주도권을 잃고 있다. 보궐선거 이후 한달이 지났지만 민주당은 승리에 취한 듯 안이하게 대처하는데 반해 국민의힘은 인요한 혁신위원회를 출범한 후 연일 총선용 이슈를 선점하고 쇄신 경쟁을 주도하고 있다. 정부와 여당의 정책 이슈 몰이에 민주당이 정국 주도권을 잃고 끌려 다니면서 존재감을 상실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인요한 혁신위가 밀어부치는 총선 공천 과정에서의 인적 쇄신 드라이브가 유권자들에게 강하게 어필하고 있다. 인요한 혁신위가 지도부와 중진, 친윤(친 윤석열)에 대한 불출마 및 험지 출마 요구를 비롯해 45세 미만 청년 비례대표 50% 할당, 국회의원 수 10% 감축과 불체포특권 포기 등 인적 쇄신을 쏟아내고 있지만 민주당은 이렇다할 쇄신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정책에 있어서도 국민의힘이 메가시티를 선점해 전국적으로 이슈화 하고 공매도 금지 등으로 유권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뻔히 총선용 선심성 정책이라는 것을 알지만 이슈를 선점해 정국 주도권을 잡은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반면 민주당이 내놓은 ‘경제성장률 3% 달성론’과 횡재세 등은 주목을 끌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민주당이 내놓은 검사 탄핵 추진은 ‘방탄 탄핵’이라는 비판을 사기에 충분하다. 이재명 대표의 쌍방울 그룹 대북 송금 의혹 수사를 맡은 이정섭 수원지검 2차장검사 탄핵 추진이 그것인데, 어떤 논리를 대더라도 탄핵 소추를 하면 직무가 정지되는 점을 악용하려는 의도로 밖에 볼 수 없다.
민주당은 그렇지 않아도 계파 갈등이라는 뇌관을 안고 있다. 혁신과 정책에서 정국 주도권을 내준다면 내년 총선에서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지금부터라도 계파 갈등을 잠재우고 여당 보다 더 치열한 혁신을 통해 민심을 얻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