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밖에서 본 학교 - 곽성구 전 광주일고 교사
2023년 11월 08일(수) 00:00
손주 녀석들이 학교갈 준비에 바쁘다. 책가방을 예쁘게 매고 학교 가는 모습은 아름답다. 내 손주들이 학교가는 것을 따라가다 보면 모든 아이들이 내 손주다. 한결같이 예쁘고 사랑스럽다. 학교가는 아이들은 행복한 얼굴이다. 이제는 학교 밖에서 학교를 본다. 어떤 이는 ‘한번 떠나온 학교는 근처에도 가지 말라’고 조언하기도 하였다. 그런데 나는 좀 이상하다. 내가 지나왔던 학교를 생각하면 고향같은 따스한 기운이 돌고 그 곳의 소식이 궁금하고 좋은 소식이 들리면 지금도 현장에 있는 선생님들처럼 기쁘고 하루 종일 기분이 좋다. 제자들 소식은 궁금하지만 ‘교사는 제자들이 훌륭히 성장하는 것을 보이지 않게 바라보아야 한다’는 말을 지키고 있다.

작금에 들리는 학교에서의 참으로 안타까운 학폭이나 사회적으로 걱정스러운 일들이 생길 때면 먼저 걱정하고 한숨을 쉬기도 한다. 나의 힘이 조금도 보탬이 되지 못하는 것이 분명한데도 오지랖 넓게 나혼자 궁시렁 거리고 있는 때도 있다. 왜 이렇게 걱정스런 모습이 학교에서 일어나는 것일까. 요즘은 학교에서 담임 맡기를 꺼린다한다. 학교생활에서 담임의 임무가 참으로 많다. 어려운 일들은 거의 담임의 임무에서 발생한다. 학부모들의 요구나 옛날같지 않은 학생들이 선생님을 대하는 자세는 시대의 변화보다 더 빨리 걱정스럽게 되어가는 모양이다.

담임의 임무가 힘들고 성가신 일이 많으니 당연히 기피하게 된다고 한다. 지나고 보면 어려운 일이 많았던 그 경험들이 아름다운 삶의 한 장면으로 선명하게 떠 오른다. 조금은 힘들어도 자기에게 소속된 학생들이 있음으로 보람이 쌓인다. 서로 담임 맡기를 원하는 분위기가 있었던 지난날이 더 활력이 있는 학교생활이었나보다. 왜 담임에서 배제하냐고 1인 시위하는 선생님도 있었으니 지금과는 아주 다른 시대였던가 보다.

학교 밖에서 본 학교는 간혹 들리는 극성스런 학부모들과 거친 학생들로 인한 선생님들의 어려움이 짠하다. 어려운 환경을 이겨내며 자랑스럽게 생활하는 선생님들이야말로 살아있는 우리 사회의 밝은 횃불이다. 선생님들이 행복해야 학교가 행복하고 학생들도 행복한 것이다. 학교는 희망의 꽃이 피는 정겨운 화원이다. 아름답게 피어나는 희망에 부푼 아이들이 자라나는 아름다운 화원이다. 어쩌다가 좌절한 경우라도 혹은 뜻하지 않은 인간관계의 불협화음이 괴롭게 하더라도 그 과정은 분명 긴 인생 길에서 겪어야 하는 아름다운 고통이라는 경험을 하게 된다. 지나온 학창시절은 사람마다 달리 추억하겠지만 그리움이 늘 남아 있는 곳이다.

누구나 학교라면 떠 오르는 기쁜 소식들로 가득한 곳이다. 학교 가는 아이들을 보면 종알종알 때로는 바삐바삐 저마다 소망을 가득 안고 우루루 한 곳에 모인다. 학교가 우리를 기쁘게 하는 추억들을 불러와 어느새 그리움을 가득가득 가져다 놓는다. 학교는 언제나 희망의 꽃이다. 여기에는 학교폭력도 왕따도 교권침해 사례도 없는 행복한 모습의 학교만 있기를 희망한다. 밝은 햇살이 들어오는 새로운 만남의 자리에는 저마다의 꿈과 희망이 영글어 있다. 그 햇살 아래에는 우리 사회를 수준 높게 변화할 많은 요소들이 자라고 있을 것이다.

학교 밖에 있는 사람들이 응원하고 있다. 아이들의 발걸음이 빛나 보인다. 그곳은 행복이 무럭무럭 자라는 곳, 희망이 피어나는 곳이라는 곳, 다시 가고 싶은 추억이 되살아나는 곳이다. 선생님의 열정과 소망이 밝은 학생들과 함께 인생을 설계하며 행복해 하는 곳임이 분명하다. 우리 아이들을 위해 애쓰시는 선생님들이 행복해야 학생들이 행복하다. 이는 우리 사회를 밝게하는 시작임이 분명하다. 지금의 어려움은 지혜로운 선생님들의 힘으로 밝게 변할 것이다. 지금 학교에 계시는 선생님들의 행복한 학교생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선생님! 좀더 힘내시고 행복한 학교생활이 되셔야 합니다! 선생님 곁에는 아름답게 성숙해 가는 학생들이 똘망똘망한 눈동자로 선생님을 바라보며 사랑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습니다. 이것이 큰 희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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