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공공의료, 광주시 대책 내놓아야 - 이정서 조선이공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2023년 11월 03일(금) 00:00
광주지역 만성기 요양 환자를 치료하는 시립병원들이 심각한 운영 적자를 견디지 못해 폐업 위기를 맞는 등 몸살을 앓고 있다

공공의료의 만성기 병상에 대한 지자체의 책무를 요구하는 지역 사회의 목소리에, 광주시는 ‘공공의료의 공익적 적자를 보전해 시민의 안전을 위한 공공의료는 지자체가 책임진다’고 공공의료 정책을 거듭 밝혔었다. 하지만 적자 운영구조인 만성기 병상의 시립병원 운영 적자에 대해서 민간에 책임을 떠넘기며, 시립병원의 경영 악화에 대해 ‘나몰라라’ 외면하고 있다. 이 사이에 광주시립 제2요양병원의 위·수탁 운영사업이 계속 유찰돼 마침내 존폐 위기에 내몰린 상황이 됐다.

시립 제1요양병원과 시립 정신병원도 예외 없이 경영 환경 악화와 과다한 적자 운영, 노사 갈등과 노조 파업으로 한해동안 언론을 도배하며 시민들을 불안하게 했던 것을 기억한다. 그런데 아직도 과다한 적자 운영에 신음하며 그 후유증으로 위·수탁 운영의 지속 여부와 관련, 많은 잡음이 흘러나오고 있는 것 같다.

왜, 광주시 공공의료 만성기 병상이 이렇게 과다한 적자 운영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걸까? 광주시내 의료 병상의 과다함 때문일까. 그것도 이유중에 하나이다. 강성노조 때문일까. 그것도 이유중에 하나일 게다. 하지만 광주시의 공공의료에 조금만 관심을 두고 살펴본 공공보건 복지전문가라면 누구나 공공의료 만성기 병상 병원의 위·수탁 운영 공백 현상은 운영 재단의 과중한 희생만으로 공공보건을 유지시킨 채 광주시의 부담은 최소화하려는 광주시의 보건의료 정책 때문이라고 언급할 것이다.

정부의 저수가 정책과 만성기 의료 환경의 급변으로 공공의료의 병상 병원들이 수년전부터 운영 적자의 깊은 수렁에 빠져들고 있는 상황에서 만성기 병상 병원조차도 수익성이 있는 급성기 병원과 동일하게 ‘위·수탁 운영 공공병원의 독립채산제 운영의 원칙’을 예외없이 적용하는 것은 무리인 듯 싶다.

또한 ‘경영과 무관한 공공의료의 적자는 보전한다’고 쓰고 ‘모든 공공의료 사업은 다 경영과 관련된다’고 해석하는 것도 그렇고, ‘공공의료의 공익적 적자를 보전한다’고 쓰고서 ‘공공의료의 소외계층을 위한 지출중 제한적으로 극히 일부만 공익’으로 읽으려는 것도 문제다.

광주시의 공공의료 만성기 의료 병상의 위·수탁 운영사업은 현재 의료환경에서 공익 개념의 접근 없이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따라서 광주시의 공공의료를 직영체제로 전환하거나 공공의료의 비용을 지자체가 대부분 부담해 시민을 위한, 시민의 공공의료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공의료는 시민의 권리이기에, 소외계층 시민을 위한 공공의료에 투입된 정당한 비용은 지자체가 당연히 감당해야 할 공공의, 공공을 위한 ‘공익적 적자’로 보는 의료복지적 사고 전환이 필요하다. 누구나 어느 순간 소외계층에 머무를 수 있기에 광주시의 건강복지 정책이 소외계층을 위한 의료 비용만은 공익적 비용으로 여기며 대가를 치르는 선진 의료복지로 업그레이드 되었으면 좋겠다.

최근 광주시민의 열망이었던 광주의료원 건립이 무산됐다. 이제 광주시민의 생명권과 노후 행복권을 보장해 줄 수 있는 공공의료는 몇몇 병원이 그 역할을 다 감당해야 하는 게 우리의 건강복지 환경이다. 자립과 무관한 공공의료의 만성기 병상 병원은 지지체장의 관심과 의지 여부가 존립 자체를 결정하곤 한다. 지자체장의 관심 안에서 공공의료가 시민의 행복한 삶을 보장하는 ‘행복타운’이 되기도 하고 관심 밖에서 소외계층이 외롭게 머무는 ‘음지타운’이 되기도 한다.

광주시의 어려운 재정만 생각한다면 공공의료의 만성기 병상을 포기하는 것이 최선일 수 있다. 하지만 힘겨운 재정 상황에서도 소외계층의 느려진 호흡을 지켜주기 위해 지지체장이 특별히 관심을 보여줄 수도 있겠다. 국제 민주인권도시 시장답게 우리 부모님의 호흡이 멈출 때까지 공공의료 복지환경을 확보해 주면 좋겠다. 지자체장의 관심 속에서 시민의 생명원의 보루인 공공의료가 탄탄히 자리잡아 인권도시 광주에서 안전한 노후를 보내고 싶다는 시민들의 작은 소망이 결코 지나친 사치는 아닌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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