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 축의금…알고 지내는 사이엔 5만원, 친하면 10만원 대세
2023년 10월 26일(목) 17:15
KB국민카드 400명 대상 설문…알고 지내는 사이 53%가 5만원
44%는 5~10만원…친한 사이에서는 52%가 10만원 상당

/클립아트코리아

“직장 동료가 결혼식을 하는데, 축의금을 얼마나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5만원은 적은 것 같고, 10만원은 좀 부담이고….”

직장인 박모(35)씨는 지인들이 보내온 청첩장을 보여주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당장 오는 29일 친한 친구가 결혼을 하고, 그 다음주에는 직장 동료와 직장 상사의 자녀가 결혼을 한다.

그는 “식비가 워낙 올라 축의금 5만원을 내고 밥을 먹으면 눈치가 보일 수밖에 없다”며 “차라리 결혼식에 가지 않고 편부로 5만원씩 해야 하는 것인지, 요즘 경조사가 너무 많아 고민스럽다”고 토로했다.

코로나19 사태로 미뤄왔던 결혼식이 올해 한꺼번에 치러지고 있는 데다, 고물가로 인해 가계지출 부담이 큰 직장인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경조사 비용 지출이 늘면서 도대체 축의금을 얼마나 해야 하는 것인지 갈등하는 이들도 늘고 있는 분위기다. 결혼식 축의금 얼마나 해야 할까?

‘알고 지내는’ 사람이 결혼을 한 땐 5만원, ‘친한 사람’에게는 10만원의 축의금이 대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최근 물가 상승으로 예식장 식비 역시 크게 오르자, 동반자와 함께 가거나 식비가 비싼 예식장의 경우 축의금을 더 내는 사람이 절반을 크게 웃도는 것으로 파악됐다.

26일 KB국민카드가 고객 패널 ‘이지 토커’ 4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한 결과 고객들은 ‘알고 지내는 사이’에는 ‘5만원 이하를 낸다’는 응답이 53%로 가장 많았다.

‘5만원 초과 10만원 이하’를 낸다는 응답은 44%로 뒤를 이었다. ‘10만원 초과 20만원 이하’는 2%, ‘20만원 초과’는 1%였다.

우리나라 축의금 문화상 ‘5만원 이하’라고 응답한 이들은 5만원, ‘5만원 초과 10만원 이하’라고 응답한 이들은 주로 10만원 또는 7만원의 축의를 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친한 사이’에는 ‘5만원 초과 10만원 이하’가 52%로 가장 많았다. ‘10만원 초과 20만원 이하’는 29%로 조사됐다.

‘20만원 초과 30만원 이하’는 13%, ‘5만원 이하’ 3%, ‘30만원 초과’ 3% 등 순이었다. 친한 사람이 결혼 할 때 절반은 10만원 상당의 축의금을 내고 있다는 얘기다.

촌수를 기준으로 보면 3촌 이내 결혼식에는 축의금으로는 ‘50만원 초과 100만원 이하’가 43%로 많았다. ‘30만원 초과 50만원 이하’는 27%였다.

고물가 현상에 따라 축의금도 인플레이션을 피해 갈 수 없는 형국이다. 오죽하면 ‘축의금 플레이션’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유리지갑’ 직장인들의 고충은 더 깊어진다.

실제 이번 조사에서 결혼식장에 배우자나 자녀 등 동반하는 사람이 있을 때 축의금을 더 낸다고 답한 응답은 76%에 달했다. 또 결혼식장의 식사비용이 비싼 곳이면, 축의금을 더 낸다고 응답한 사람도 61% 수준으로 집계됐다.

직장인 김모(33)씨는 “당장 광주지역 예식장 1인당 식대는 5만원을 웃돌면서 축의금 5만원은 너무 적다는 인식이 크다”며 “못해도 10만원은 해야 한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변에서 축의금을 적게 내고 식사를 하고 간 사람들을 흉보는 사례도 봤다. 결혼식에 참석해야 할 경우 무조건 10만원은 하고 있는데, 요즘같은 고물가·고금리 시대 부담이 아닐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박기웅 기자 pboxer@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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