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값에 대한 단상 - 박안수 남광주농협 사외이사·경제학 박사
2023년 10월 26일(목) 00:00
지난 10월 15일은 제2회 여성 농업인의 날이었고 오는 11월 11일은 제28회 농업인의 날이다. 농업인의 긍지와 자부심을 고취시키고 농업(農業)의 중요성을 되새기는 법정 기념일이지만 작금의 우리 농업과 농업인은 그리 녹록치 않아 보인다.

일찍이 이순신 장군은 ‘호남이 없으면 국가도 없다’는 의미에서 약무호남시무국가(若無湖南是無國家)를 주창하였다. 여기에는 만백성이 필요로 하는 쌀을 비롯한 모든 먹거리를 책임지고 있는 지역으로서 그 중요성을 매우 강조한 내용도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통계청은 2023년 쌀 예상 생산량을 368만 4000 t으로 신곡 예상 수요량 361만t를 감안하면 7만 4000 t 가량 웃돌 것으로 발표 했다.

또한 시·도별 생산량 중 전라남도가 72만 8000 t으로 생산량이 가장 많아 자타가 인정하는 전통적인 농도(農道)임을 확인했다.

언론 발표에 의하면 10월 5일 기준 햅쌀 80㎏ 한가마당 21만 7000 원으로 다소 쌀값이 상승이 아닌 점차 복원된 듯 보인다.

지난해 우리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은 56.7㎏으로 1990년 119.6㎏와 비교하면 정확히 절반 수준이며 금액으로 환산하면 연간 16만 원도 채 되지 않는다.

그렇지만 아직도 우리지역 농업은 절대 다수가 벼와 보리를 재배하고 있으며 농업 소득 역시 쌀값에 크게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다.

정치권에서도 2024년 쌀 목표 가격을 최소한 23만원(80㎏)은 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우리의 곡물 자급률은 19.5% 정도이며, 식량 자급률 또한 46%를 넘지 못하고 있어 식량 안보와 주권이 심히 우려되는 상황이다

정부에서는 지난해 농가 소득을 연 4615만 원으로 발표하였다. 주지하다시피 농가 소득은 농업 소득, 농업외 소득, 이전 소득 그리고 비경상 소득 등으로 구분하고 있다.

이중 농업 조수익에서 종묘비, 비료·농약대, 사료비 등 직접 경비를 차감한 농업 소득은 948만 원으로 집계되었다. 지난 30여 년 동안 1100~1200만 원을 넘나 들었는데 급기야 농업소득이 1000만원 마저 무너지고 말았다.

농사에 있어서 직접 경비인 농업 경영비에 자가 노력비나 농지 자본 이자까지 포함한 농업 순수익은 계산하는 것조차도 힘겨워 보인다.

농업 소득은 여타 개인 소득과는 다른 면이 많다. 기본적으로 농지나 가축 구입을 위한 고정 투자를 해야 하고 부수적으로 농사에 필요한 농기계는 물론 비료·농약대 등 농업 생산비가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

농업 소득 저하는 여러 요인으로 분석될 수 있겠으나 계속되는 쌀값 하락과 많은 부분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사료 가격과 국제 원유값 상승 그리고 생산 자재비의 상승으로 보여 진다.

지역의 대다수 지자체가 지방 소멸 우려 지역에 포함되어 각 지자체에서 가장 우선시 되는 정책 중의 하나가 아마도 농촌지역의 인구 증가와 유지일 것이다.

정책의 일환으로 월 1만원 임대주택 등 여러 모양의 귀농, 귀촌 정책을 펴고 있으나 일정 소득이 보장되지 않는 귀농 귀촌을 결정하기란 그리 쉽지 않아 보인다.

특히 농촌에 정착하고자 하는 청년들의 입장에서는 최저 임금보다 못한 농업 소득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럼에도 올해 농업 소득 또한 크게 상승을 기대하기란 어려워 보인다. 계속되는 쌀값 보합세와 함께 우리지역에서 많이 생산되는 단감을 비롯한 과수의 작황 부진과 마늘·양파 가격 하락 때문이다.

농업 소득 상승을 위해서는 농업 경영비 부담을 완화할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농·축산물 가격 안정을 위한 방안과 함께 정부 차원의 농업 소득 보전을 위한 적극적인 여러 정책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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