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에서 행복한 아이들 ‘놀다, 배우다, 함께 웃다’ - 박태순 광주여성가족재단 인구고용전략팀장
2023년 10월 23일(월) 00:00
돌봄의 사전적 의미는 ‘관심을 가지고 보살피다’라는 뜻으로 타인의 양육, 성장 및 치유에 관심을 가지고 그의 신체적 욕구 및 정서적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일이다. 아동의 경우 발달과정 중에 있다는 점에서 스스로를 돌보는 데 한계가 있어 이들에 대한 돌봄은 그들의 생존과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친다.

공동체란 지역성, 유대감, 상호작용, 공익성이란 구성 요인을 가지고 일정한 지역적 범위 내에 거주하고 살아가는 구성원들이 상호작용을 통해 유대감을 형성하며 구성되는 조직적 형태로, 지역 전체의 공공성을 고려하는 집단활동을 의미한다.

아동돌봄과 공동체라는 개념을 바탕으로 아동돌봄 공동체의 개념을 정의해보면, 아동돌봄 공동체란 지역사회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공유된 이해, 정체성, 소속감을 바탕으로 아동 돌봄을 위해 협력하고 연대하는 것으로, 지역 내 돌봄 문제를 함께 해결하기 위해 대안을 모색하는 과정이다. 즉, 마을 아동돌봄 공동체는 지역 내 아동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지역 내 부모들의 양육 부담을 함께 나누는 것이며 지역주민이 주체가 되어 돌봄 관련 문제를 논의하고 돌봄 관련 자원을 나누며, 지역 내 또 다른 돌봄 자조모임·단체·기관들과 연계망을 구축하고 연대를 강화하여 아동돌봄 친화적인 지역사회를 조성해나가는 활동이다.

특히 그동안 중앙정부 중심의 획일적, 일방적 공적 아동돌봄 정책이 갖는 한계로 인하여 돌봄 정책 대상의 편중화, 돌봄 시간대의 중복, 긴급 돌봄에 대한 신속한 대응 한계 등으로 다양한 돌봄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어 공적 아동돌봄 정책만으로는 다양한 아동돌봄 수요에 대응하는데 제한적이기 때문에 공적 아동돌봄 정책을 보완하기 위한 지역 기반의 아동돌봄 공동체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지역마다 아동돌봄 문제 및 욕구가 상이하기 때문에 지역적 특성을 반영한 아동돌봄 공동체 운영을 통해 실질적인 돌봄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마을중심 아동돌봄 공동체는 지역사회 내 아동의 돌봄 수요와 돌봄 욕구를 기반으로 아동과 부모가 돌봄이 필요할 때 신속하게 돌봄을 제공하며 지역의 여건을 고려한 탄력적 운영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긴급돌봄이 가능하다. 또한 마을중심 아동돌봄의 경우 큰 아동들이 작은 아동들을 돌봐주면서 아동은 단순히 돌봄의 수혜자가 아닌 참여자로서도 활동하게 되고, 돌봄의 가치를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공적돌봄이 마비되었을 때도 지역 내 마을공동체는 공적 돌봄체계를 이용하지 못하는 아동들에게 간식과 식사를 제공하고 학습을 돕는 등 돌봄 및 교육 공백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광역시 및 자치구는 각 마을의 특성과 자원을 활용한 다양한 형태의 아동돌봄 공동체를 120곳 이상 운영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담당 부서 및 운영 기관과 사업의 특성에 따라 크게 4가지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 광주시 및 교육청이 주도하는 마을교육공동체 (온)마을학교 및 방과후 마을돌봄, 여성 친화도시 조성사업을 통한 여성 가족 친화마을 돌봄사업, 자치구 주민공모 사업인 마을돌봄 공동체 지원사업, 공동육아 나눔터를 기반으로 한 품앗이 공동육아 모임이 있다. 이러한 마을공동체의 사회적 가치는 돌봄의 직접 수혜자인 아동과 양육자에게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넘어 언제든지 이웃의 따뜻한 돌봄을 제공할 수 있는 것 이외에도 돌봄을 제공하는 활동가들에게도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 참여를 통한 역량 강화, 네트워크를 통한 정보 교류, 다양한 재능 기부 등을 통해 자기 성장의 기회가 제공된다.

이제는 돌봄에 대한 페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 아이들이 행복해야 부모도 행복할 수 있다. 더 오랜 시간, 한 공간에서 밤 늦은 시간까지 돌봄이 이루어진다고 해서 아동 당사자 관점에서 최상의 이익이 될 수는 없다. 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아이들은 집 가까이에서 동네 친구들과 동네 이웃이 함께 돌보며 아동 당사자 중심의 놀이권과 참여권이 보장되고 돌봄의 대상, 시간, 내용이 경직되지 않는 함께 놀고 배우고 어울리는 공동체 돌봄이 더 중요할 수 있다. 이에 지역사회와 공동체 및 지자체 모두에게 득이 될 수 있도록 마을 아동돌봄 공동체의 가치를 재인식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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