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위기, 댐 운영 해법을 찾아가다- 김진우 한국수자원공사 영·섬유역관리처장
2023년 10월 16일(월) 22:00
2023년 3월에 발표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제6차 종합보고서에 따르면 2040년 이전에 지구의 표면 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다.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 변화는 대기와 해수의 순환에 영향을 주어 혹한과 폭염, 가뭄과 폭우 등 예측하기 어려운 기상 이변을 일으키고 있다.

기후 변화는 비단 우리가 살고 있는 한반도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걸쳐 일상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자연 재난의 발생 빈도와 강도 또한 날로 증가하여 인간의 재산 그리고 소중한 생명마저 위협받는 등 사회적 파급효과가 커지는 실정이다.

영산강, 섬진강 유역에 포함되는 광주·전남·전북 지역도 기후 변화가 진행 중이다. 2020년에는 역대 최장 기간의 장마와 집중호우로 크나큰 홍수 피해가 발생했다. 몇 해 지나지 않아 2022년 봄 가뭄과 여름철 마른 장마, 그리고 2023년 4월까지 이어진 극심한 강우 부족으로 주암댐, 섬진강댐, 평림댐, 수어댐은 가뭄 심각 단계까지 발령되었다. 이로 인해 주암댐 저수율은 역대 최저인 20.3%까지 하락하여 광주·전남 지역과 여수·광양 산업단지의 용수 공급에 차질이 우려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그러나 올해 5월 한 달간 기상관측 이래 세 번째로 많은 191㎜의 비가 전국적으로 내렸다. 그 간 가뭄 극복을 위한 댐 용수 감량, 인근 댐·하천 연계 운영, 절수 등 정부와 민간의 전방위적 가뭄 대책 노력이 더해지며 주암댐은 300여 일이 넘는 기나긴 가뭄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가뭄이 끝나자마자 6월 25일부터 7월 26일까지는 집중호우가 쏟아졌다. 충청 이남을 중심으로 최고 1000㎜가 넘는 장맛비가 내렸고, 전라권은 평년 대비 238% 수준인 831㎜의 강우로 장마철 역대 1위 강우량 극값을 갱신했다. 즉 올해 5월까지 댐 용수 긴축 운영 등 가뭄으로 몸살을 앓던 상황이 불과 2개월여 만에 홍수 대응체계로 댐 운영이 바뀐 셈이다. 이에 주암댐은 올해 홍수기에 5번의 수문 방류를 시행하며 국민 안전에 집중했다.

예측 가능했던 기후 패턴이 점차 사라져가고 있다.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기후 변화에 적응하고, 이를 현명하게 극복해야 할 숙제가 주어진 것이다. 특히 댐을 포함한 수자원 시설 운영·관리자는 민감하게 대처함으로써 국민 안전을 지키고 물 복지를 향상하는 방안을 모색하여 기후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

K-water는 댐의 기후 변화 대응력 향상을 위해 운영 전반에 대해 개선하고 준비해 왔다. 먼저 충분한 홍수 조절 용량을 확보함과 동시에 가뭄 발생시 용수 공급 안정성까지 고려한 댐별 적정 운영 수위를 홍수기 전반·후반으로 설정해 운영했다. 또한 댐 수문 방류시 하류 하천 상황을 가상의 디지털 공간에서 모의·분석(Digital Twin)하여 최적의 방류량을 결정하는 과학적 물관리 시스템도 속도감 있게 도입했다. 그 결과 댐 하류 홍수 피해는 저감되었고 홍수기가 지난 현재 영산강 섬진강 유역 다목적댐 저수량을 예년 대비 약 130% 수준으로 확보할 수 있었다.

이와 함께 이상 강우 발생 시 재난 대응력 향상을 위해 지역과 소통하고 대비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댐 하류 관계기관, 주민 등 이해 관계자가 참여하는 댐 운영 소통 회의를 분기별로 정례화해 홍수, 가뭄과 관련된 현안 사항을 지역과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있으며, 댐 수문 방류가 예상될 경우 최소 하루 전에 댐 하류 지역민들게 미리 알려 준비할 시간을 확보하는 댐 수문 방류 예고제를 시행하고 있다.

기후변화는 극복해야만 하는 현실이다. 물 재해로부터 안전한 대한민국의 실현은 K-water에 주어진 무거운 책무임을 다시금 가슴에 새기며, 기후변화 가속화에 따라 댐 운영도 생물(生物)을 대하듯 대응력을 강화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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