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 정상 상시 개방보다 복원에 방점 둬야-이해모 국립공원무등산지키기시민연대 운영위원
2023년 10월 13일(금) 00:00 가가
광주시가 무등산국립공원 정상을 시민들에게 내어준다고 했다. 정상을 폐쇄한 지 57년 만이다. 거리 곳곳에는 ‘올 가을엔 무등산 정상이 활짝’이라는 홍보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그리고 지난 9월 23일 광주시와 무등산국립공원사무소는 그동안 일반 시민들의 접근이 제한되었던 무등산 정상부를 개방했다.
무등산 상시 개방 소식을 뉴스로만 전해 듣다가 궁금증이 일어 직접 걸어보기로 했다. 마침 추석 연휴도 길게 잡혀 있어서 하루 날을 잡아 지인들과 무등산으로 향했다. 원효사에서 장불재를 지나고 장불재에서 다시 입석대를 거쳐 서석대 정상에 섰다. 서석대에서 가로막힌 등산로가 인왕봉까지 연결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인왕봉을 향해 오르고 있었다.
폭 1.8m로 새롭게 조성된 인왕봉으로 오르는 등산로 양옆으로는 키다리 억새가 활짝 피어나고 있었다. 그 아름다운 장엄에 반해 많은 사람들이 억새밭에 들어가 가을을 만끽하고 있었다. 그러다보니 억새가 꺾이고 넘어져 군데군데 돗자리를 펼쳐놓은 듯 납작한 밭이 되어버렸다. 개방된 지 며칠이나 되었다고 산의 훼손이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나지화 면적은 갈수록 늘어날 것이다.
또 군사기밀 보안유지를 위해 부대 후문부터 인왕봉까지 가림막이 설치되어 있었다. 그 길을 지나는 사람들은 “이게 무슨 정상 개방이냐”며 한마디씩 내뱉었다. 완전한 정상 개방을 기대하고 온 사람들이다. 기대치가 너무 높았는지 다들 어처구니 없어 하는 모습이다.
57년만에 시민들의 품으로 돌와왔다는 무등산 정상개방, 과연 쌍수 들고 환영할 일인가. 결코 그렇지 않다. 무등산 정상은 지난 1966년부터 공군부대가 주둔하게 되면서 민간인들의 출입이 엄격히 통제되었고, 지난 2011년부터 해마다 2~4차례 한시적인 개방을 해왔다.
그러다 무등산을 시민들의 품으로 되돌려준다며 서석대 정상에서부터 인왕봉 구간을 상시 개방하게 되었다. 현재 무등산 정상부 군부대 이전 작업을 광주시와 국방부, 국립공원공단이 함께 협의하여 진행중이다. 조만간 정상적인 협의를 통해 군부대 이전이 마무리 될 것이다.
군부대가 이전하면 가장 먼저 훼손된 정상부 부근 생태계 복원을 해야 한다. 오랜 기간 동안 군부대가 정주하면서 천왕봉 정상은 4m 내외가 잘려나갔고, 천왕봉을 비롯 지왕봉, 인왕봉 등 정상부의 생태계는 교란되고 파괴되었다. 무등산국립공원 정상부 복원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공군부대가 주둔하게 되면서 훼손된 정상부 복원은 중장기적인 전망과 계획 속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공군부대가 장기간 주둔하면서 천·지·인왕봉 일원은 매우 심각한 수준으로 훼손되어 있다. 지형 훼손은 말할 것 없고 지질학적인 가치도 훼손되어 있으며, 당연히 자연생태계도 많이 교란되었다. 이를 복원하기 위해서는 민관 거버넌스를 통해 함께 마음을 모아 아낌없는 노력과 연구가 필요하다.
지난 2016년에 발표된 국립공원관리공단 무등산사무소의 연구용역 결과에 의하면 정상부에는 꽃창포, 정향나무, 백작약, 어리병풍 등 특이식물과 희귀식물들이 자생하고 있으며, 정상부 주변 일부에 주상절리대가 남아있다.
그런데도 광주시와 국립공원공단은 정상부 복원 작업과는 별개로 성급하게 정상부 개방이라는 결정을 내리고 등산객들의 출입을 상시적으로 하게 되었다. 시민들에게 무등산 정상부의 절경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야 백번 이해한다 쳐도 이는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 아닐 수 없다. 생태계 훼손은 물론이고 천혜의 자연경관을 해칠 우려가 매우 높기 때문이다.
인왕봉에 올라서서 광주시내를 조망하고 다시 서석대 정상부로 내려왔다. 12시가 갓 넘었는데 오전에만 벌써 900여 명이 다녀갔음을 알리는 전광판이 눈에 들어온다. 그간 공군부대의 주둔으로 인하여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의 생채기가 난 무등산이다. 여기에 다시 아무런 장치도 없이 무작정 개방해서 등산객들의 발길이 이어진다면 그 산이 온전할까. 영험한 정기를 품고 오랫동안 광주의 역사를 안고 이어져 내려온 무등산의 그 기운을 제대로 후손에게 물려줄 수 있을까. 무등산국립공원 정상부 복원이라는 우리들의 희망을 담은 판도라 상자는 과연 열릴까.
폭 1.8m로 새롭게 조성된 인왕봉으로 오르는 등산로 양옆으로는 키다리 억새가 활짝 피어나고 있었다. 그 아름다운 장엄에 반해 많은 사람들이 억새밭에 들어가 가을을 만끽하고 있었다. 그러다보니 억새가 꺾이고 넘어져 군데군데 돗자리를 펼쳐놓은 듯 납작한 밭이 되어버렸다. 개방된 지 며칠이나 되었다고 산의 훼손이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나지화 면적은 갈수록 늘어날 것이다.
그러다 무등산을 시민들의 품으로 되돌려준다며 서석대 정상에서부터 인왕봉 구간을 상시 개방하게 되었다. 현재 무등산 정상부 군부대 이전 작업을 광주시와 국방부, 국립공원공단이 함께 협의하여 진행중이다. 조만간 정상적인 협의를 통해 군부대 이전이 마무리 될 것이다.
군부대가 이전하면 가장 먼저 훼손된 정상부 부근 생태계 복원을 해야 한다. 오랜 기간 동안 군부대가 정주하면서 천왕봉 정상은 4m 내외가 잘려나갔고, 천왕봉을 비롯 지왕봉, 인왕봉 등 정상부의 생태계는 교란되고 파괴되었다. 무등산국립공원 정상부 복원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공군부대가 주둔하게 되면서 훼손된 정상부 복원은 중장기적인 전망과 계획 속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공군부대가 장기간 주둔하면서 천·지·인왕봉 일원은 매우 심각한 수준으로 훼손되어 있다. 지형 훼손은 말할 것 없고 지질학적인 가치도 훼손되어 있으며, 당연히 자연생태계도 많이 교란되었다. 이를 복원하기 위해서는 민관 거버넌스를 통해 함께 마음을 모아 아낌없는 노력과 연구가 필요하다.
지난 2016년에 발표된 국립공원관리공단 무등산사무소의 연구용역 결과에 의하면 정상부에는 꽃창포, 정향나무, 백작약, 어리병풍 등 특이식물과 희귀식물들이 자생하고 있으며, 정상부 주변 일부에 주상절리대가 남아있다.
그런데도 광주시와 국립공원공단은 정상부 복원 작업과는 별개로 성급하게 정상부 개방이라는 결정을 내리고 등산객들의 출입을 상시적으로 하게 되었다. 시민들에게 무등산 정상부의 절경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야 백번 이해한다 쳐도 이는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 아닐 수 없다. 생태계 훼손은 물론이고 천혜의 자연경관을 해칠 우려가 매우 높기 때문이다.
인왕봉에 올라서서 광주시내를 조망하고 다시 서석대 정상부로 내려왔다. 12시가 갓 넘었는데 오전에만 벌써 900여 명이 다녀갔음을 알리는 전광판이 눈에 들어온다. 그간 공군부대의 주둔으로 인하여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의 생채기가 난 무등산이다. 여기에 다시 아무런 장치도 없이 무작정 개방해서 등산객들의 발길이 이어진다면 그 산이 온전할까. 영험한 정기를 품고 오랫동안 광주의 역사를 안고 이어져 내려온 무등산의 그 기운을 제대로 후손에게 물려줄 수 있을까. 무등산국립공원 정상부 복원이라는 우리들의 희망을 담은 판도라 상자는 과연 열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