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만 국가정원을 걸으며- 박영길 순천 국유림관리소장
2023년 09월 15일(금) 00:00 가가
지난 6월 13일, 전국의 시장·군수들이 참여하는 시장·군수 연찬회가 충남 세종시에 있는 국립 세종수목원에서 있었다. 사회자가 참석한 시장·군수들을 대상으로 ‘관심 있는 분야가 무엇이냐’고 물었는데 참석자들의 70%이상 관심이 있다고 대답한 분야가 바로 ‘정원’이었다.
10여 년 전 국가정원이라는 개념조차 없던 시기, 순천만 정원박람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가장 큰 이슈는 박람회의 성공적 개최와 박람회장의 사후 활용방안이었다. ‘정원’을 다루는 법적인 근거도 없고 국가에서 지원해 줄 수도 없는 황무지에서 생소한 국가정원 박람회를 해보겠다는 의지로 다양한 논의 끝에 ‘수목원법’을 개정해 국가정원·지방정원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지자체와 국가가 힘을 합쳐 새로운 블루오션에 도전해 보자는 과감한 결정을 해준 순천시와 산림청 선구자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
순천만 국가정원은 숱한 화제거리를 제공하며 명예롭게도 우리나라 최초의 국가정원이 됐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상징적 정원으로 자리매김했다. 10년 전 국가정원 박람회가 성공리에 마무리됐고, 올해 박람회도 전국에서 인정받는 성공한 축제로 마무리 돼가고 있다. 정원이 많은 국민들로부터 호응을 받으면서 이제 산림청에서도 정원, 수목원, 도시숲 등 업무가 중요한 업무가 됐다.또 조직과 예산이 확대되면서 더 많은 국민이 산림복지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
학창시절 영어 교과서에 등장한 외국의 유명한 정원인 뉴욕 센트럴 파크나 영국 버킹엄 궁전, 프랑스 파리 베르사유 궁전과 같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정원이 이제 우리 앞에 있는 것이다. 이제 순천만 국가정원은 시간이 지날수록 세계 어디에도 손색이 없는 울창한 정원, 편안한 정원, 나아가 누구나 찾고 싶어하는 명소가 될 것이다.
송태갑 박사(광주전남연구원)는 저서 ‘거기에 정원이 있었네’(2021년)에서 “나비를 보려거든 꽃을 심고 새소리가 듣고 싶거든 나무를 심을 것이며 사람이 그리우면 정원을 가꿔라”고 했다. 전남 지역에는 국가정원 뿐 만 아니라 민간정원이 많이 있다. 개인이 가꾸는 소규모 정원이지만 한번 들러 보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드는 오솔길을 비추는 햇살처럼 그윽한 정원이다. 민간정원을 방문할 때는 정원을 조성하는 개인의 의지와 노력을 유심히 관찰해야 한다.
민간정원 제1호로 지정된 고흥의 ‘쑥섬’ 애도(艾島)를 방문해 보면 수려한 남도 섬을 잘 보존하고 생활환경을 쾌적하고 아름다운 정원으로 가꾸어 가겠다는 의지를 잘 보여준다. 애도는 작은 섬이지만 볼거리는 풍부하다. 노을 풍경과 동백숲길, 암석정원 등 자연 환경을 그대로 보전하면서도 산 정상에 가꾸어 놓은 바다위 비밀정원이 있다. 세련되거나 정교하게 꾸며진 정원은 아니지만 300여 가지의 꽃이 사계절 자연의 아름다움을 뽐내는 정원은 이 섬과 잘 어울리는 소박한 정원이다.
얼마 전 TV 프로그램에서 정원 가꾸는 일에 흠뻑 취해 있는 이 부부를 방송한 적이 있다. 부부는 바람이 불거나 눈이 오거나 뙤약볕이 내리쬐는 날이라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낙원이 될 때까지 숲을 지키고 마을과 정원을 가꾸고자 했다. 비가 내리지 않아 심어놓은 나무들이 시들해지고 있는데 비가 오니 서로 얼싸 안고 기뻐하는 부부의 모습을 봤다. 정원을 가꾸는 그 심정을 이해할 것 같다.
정원의 사전적 의미는 울타리 안으로 끌어들인 자연이다. 정원은 영어로 Garden인데 ‘Gar’(울타리)과 ‘Eden’(기쁨)의 합성어로 본질적으로 에덴동산을 동경하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누구나 정원 안에 들어서면 편안함을 느끼고 즐거워지는 것이다. 우리에게는 훌륭한 정원문화가 있었다. 민간주택은 마당이 정원을 대신했고 사대부들은 정자를 지어놓고 자연과 풍류를 즐겼다. 유럽은 정원문화가 우리보다 훨씬 보편화 되어 있다.
중국과 일본 역시 정원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정원은 건물에 달린 부속품이나 사치품이 아니다. 어쩌면 정원에서는 눈으로 보는 것이 다가 아니고, 눈에 보이지 않는 다른 가치를 발견하는 것이 중요할 수 있다. 누구나 세상이, 도시가, 마을이, 가정이 더 아름답고 행복해지기를 바랄 것이다. 정원은 우리 삶터의 축소판이자 실험실이다. 그런 점에서 정원을 들여다 보고 이야기할만한 가치는 충분히 있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여전히 순천만국가정원을 찾는다.
송태갑 박사(광주전남연구원)는 저서 ‘거기에 정원이 있었네’(2021년)에서 “나비를 보려거든 꽃을 심고 새소리가 듣고 싶거든 나무를 심을 것이며 사람이 그리우면 정원을 가꿔라”고 했다. 전남 지역에는 국가정원 뿐 만 아니라 민간정원이 많이 있다. 개인이 가꾸는 소규모 정원이지만 한번 들러 보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드는 오솔길을 비추는 햇살처럼 그윽한 정원이다. 민간정원을 방문할 때는 정원을 조성하는 개인의 의지와 노력을 유심히 관찰해야 한다.
민간정원 제1호로 지정된 고흥의 ‘쑥섬’ 애도(艾島)를 방문해 보면 수려한 남도 섬을 잘 보존하고 생활환경을 쾌적하고 아름다운 정원으로 가꾸어 가겠다는 의지를 잘 보여준다. 애도는 작은 섬이지만 볼거리는 풍부하다. 노을 풍경과 동백숲길, 암석정원 등 자연 환경을 그대로 보전하면서도 산 정상에 가꾸어 놓은 바다위 비밀정원이 있다. 세련되거나 정교하게 꾸며진 정원은 아니지만 300여 가지의 꽃이 사계절 자연의 아름다움을 뽐내는 정원은 이 섬과 잘 어울리는 소박한 정원이다.
얼마 전 TV 프로그램에서 정원 가꾸는 일에 흠뻑 취해 있는 이 부부를 방송한 적이 있다. 부부는 바람이 불거나 눈이 오거나 뙤약볕이 내리쬐는 날이라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낙원이 될 때까지 숲을 지키고 마을과 정원을 가꾸고자 했다. 비가 내리지 않아 심어놓은 나무들이 시들해지고 있는데 비가 오니 서로 얼싸 안고 기뻐하는 부부의 모습을 봤다. 정원을 가꾸는 그 심정을 이해할 것 같다.
정원의 사전적 의미는 울타리 안으로 끌어들인 자연이다. 정원은 영어로 Garden인데 ‘Gar’(울타리)과 ‘Eden’(기쁨)의 합성어로 본질적으로 에덴동산을 동경하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누구나 정원 안에 들어서면 편안함을 느끼고 즐거워지는 것이다. 우리에게는 훌륭한 정원문화가 있었다. 민간주택은 마당이 정원을 대신했고 사대부들은 정자를 지어놓고 자연과 풍류를 즐겼다. 유럽은 정원문화가 우리보다 훨씬 보편화 되어 있다.
중국과 일본 역시 정원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정원은 건물에 달린 부속품이나 사치품이 아니다. 어쩌면 정원에서는 눈으로 보는 것이 다가 아니고, 눈에 보이지 않는 다른 가치를 발견하는 것이 중요할 수 있다. 누구나 세상이, 도시가, 마을이, 가정이 더 아름답고 행복해지기를 바랄 것이다. 정원은 우리 삶터의 축소판이자 실험실이다. 그런 점에서 정원을 들여다 보고 이야기할만한 가치는 충분히 있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여전히 순천만국가정원을 찾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