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후루 - 채희종 정치담당 편집국장
2023년 08월 24일(목) 22:00
언제부터인가 떡볶이와 닭강정 등 한국의 분식이나 간식거리가 아시아 각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중국 대도시에는 수많은 한국 분식점들이 진출해 있고, 몽골 울란바토르에서는 가장 인기 있는 길거리 음식이 떡볶이일 정도로 한국 음식을 좋아하는 아시아인들이 늘고 있다.

이 같은 K푸드의 확장세에도 불구하고 최근 몇 년 새 한국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중국 음식이 있으니, 바로 마라탕과 탕후루이다. 매운 맛을 좋아하는 한국인의 취향을 저격한 마라탕은 전국에 전문 식당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났다. 여기에 1~2년 새 아이들과 젊은이들을 매료시킨 탕후루는 자고나면 점포가 생겨날 정도로 인기가 치솟고 있다.

탕후루(糖葫蘆)는 중국의 과일 사탕이다. 나무 꼬챙이에 끼운 산사나 딸기 등의 과일에 설탕 시럽을 발라 굳혀 먹는 중국인들의 대표 간식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중국이나 홍콩의 영화를 통해 친숙해졌으며, 중국 여행의 1번지인 베이징 방문시 길거리에서 접한 경우가 많았다.

탕후루 기원에 대한 설은 여럿이 있으나, 일반적으로 1000년 전 송나라 황실에서 먹었던 음식으로 명·청 시대에 인기를 얻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송시대 황제인 광종에게는 애첩인 황귀비가 있었는데, 병에 걸려 좀처럼 낫지 않았다. 한의사가 산사나무 열매와 설탕을 함께 달여 식전에 5~10개를 먹게 했는데 완쾌됐다고 한다. 이후 민간에서 백성들이 산사를 나무에 꽂아 팔기 시작했는데, 이것을 탕후루의 유래로 보는 설이 유력하다.

한국에 상륙한 탕후루는 포도나 딸기, 방울토마토, 키위, 귤 등 다양한 과일을 이용하고 있다. 중국인들도 예상치 못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는 탕후루지만, 인기 탓에 곳곳에서 불협화음이 일고 있다. 끈적이는 설탕 시럽 때문에 광주 금남로 상가에는 ‘탕후루 입장 불가’라는 팻말을 붙인 점포가 여럿 있다. 특히 과일을 꽂은 꼬챙이에 환경미화원이 다치는가 하면 길거리에 마구 버려진 탕후루 종이컵 탓에 파리가 꼬이는 등 위생에도 문제가 있다고 한다. 탕후루를 먹었다면 꼬챙이를 부러뜨려 시럽이 묻은 종이컵과 함께 휴지통에 버리는 에티켓 정도는 지켜야 하지 않을까.

/채희종 정치담당 편집국장 chae@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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