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8일 ‘쌀의 날’을 아십니까 - 국민호 농협경주교육원 교수
2023년 08월 17일(목) 00:00
매년 8월 18일은 ‘쌀의 날’이다. 2015년 농림축산식품부와 농협이 줄어든 쌀 소비를 늘리고, 쌀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제정하였으며, 올해로 9회째를 맞이한다.

많은 날 중에 8월 18일을 ‘쌀의 날’로 정한 이유는 쌀 미(米)를 풀어내면, ‘八(8), 十(10), 八(8)’이 되는 것에 착안했으며, 쌀 한 톨을 얻기 위해선 모내기부터 추수까지 농부의 손길이 여든여덟 번 필요하다는 의미도 담겨있다.

어렸을 적 공기에 밥을 남기면 어머니에게 꾸중을 들었던 기억이 난다. 쌀 한 톨 한 톨이 얼마나 귀한데 이걸 남기냐며 끝까지 먹게끔 하셨다. 그만큼 농부의 고생과 쌀의 소중함을 알려 주셨던 것 같다.

하지만 요즘은 이러한 쌀 소비가 매년 줄어들고 있어 오히려 걱정거리가 되었다. 통계청이 올해 1월 17일 발표한 ‘2022년 양곡 소비량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56.7kg으로 10년 전인 2013년 67.2kg 대비 15.6%(10.5kg) 감소했다. 이는 해당 통계 집계를 시작한 1963년 이래 가장 적은 규모이며, 이를 하루 소비량으로 환산하면 155.4g 정도가 된다.

이는 밥 한 공기 분량의 쌀 양을 100∼150g 정도로 감안할 때 하루 세끼 식사기준 매 끼니당 반 공기 정도를 먹는 셈이다. 앞으로의 쌀 소비 감소량을 예측한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의 ‘농업전망 2023’에서는 2023년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을 54.4kg으로 예측했으며, 10년 뒤인 2033년에는 44.9kg까지 감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아침을 거르는 결식률의 증가와 서구화된 식습관의 변화, 그리고 한국인의 주식인 쌀 이외의 대체 먹거리가 많아진 현실에서 쌀 소비량이 감소하는 것은 당연한 것처럼 보이지만, 이런 추세를 마냥 지켜만 보고 있을 수는 없다.

쌀은 단순한 먹거리의 한 종류로 볼 것이 아니라 우리의 식량 안보와도 직결되며, 대기 정화 및 홍수나 토양 유실 방지 등 벼농사로 인한 환경보전 기능과 농촌 공동체 유지, 식품안전 등의 공익적 가치를 지키는 데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시대가 변하면서 쌀 소비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이를 시대의 흐름으로 보기보다는 쌀 소비 촉진을 위한 다양한 노력이 필요한 때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쌀 자체의 소비도 늘려야 하겠지만 쌀을 활용한 가공식품 개발에도 힘써야 할 것이다. 쌀 막걸리, 쌀과자, 쌀케이크 등 많이 알려진 제품 뿐 아니라 다양한 세대의 호응을 얻을 수 있는, 참신한 아이디어의 가공식품을 만드는 게 필요하다. 또 쌀가공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소비판로를 지원하고 수출 활성화 정책도 적극 시도해야한다.

쌀 소비를 늘리기 위해서 생산자인 농민은 소비자가 믿고 구매할 수 있는 질 좋은 쌀을 생산하고, 국민들은 쌀 소비 촉진에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고 동참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를 뒷받침 해 줄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쌀은 우리 삶의 근본이다. 한국인은 “밥심으로 일한다”라는 말이 있다. 힘이 들 때는 위로의 말로 “밥 먹으러 가자”라고도 한다.

‘쌀의 날’을 통해 쌀이 주는 공익적 가치가 재조명되고, 좋은 쌀을 생산하기 위해 노력하는 농민들의 땀방울이 헛되지 않게 우리 국민들의 쌀 소비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농가소득 증가로 이어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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