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예향 해외문화기행-프랑스 파리] 걸어서… 낭만속으로
2023년 07월 31일(월) 19:30 가가
여행객 로망의 도시…엔데믹 전 관광객 회복
대표 건축 에펠탑, 전망대 오르면 시내 한눈에
전통+현대 루브르 박물관, 대가들 작품 감상
몽마르트 ‘사랑해 파리 벽’ 핫 플레이스 부상
대표 건축 에펠탑, 전망대 오르면 시내 한눈에
전통+현대 루브르 박물관, 대가들 작품 감상
몽마르트 ‘사랑해 파리 벽’ 핫 플레이스 부상


세계 3대 미술관 가운데 하나인 루브르박물관과 유리 피라미드(가운데). 1989년 중국계 미국인 건축가 이오밍 페이가 설계한 21.6m 높이의 유리피라미드는 주변의 오랜 건물들과 절묘한 조화를 이뤄 루브르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사진=위키피디아>
본격적인 휴가시즌이다. 코로나 엔데믹 이후 처음 맞는 휴가철이어서인지 올 여름에는 그동안 쌓인 피로를 날려 버리기 위해 피서를 떠나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보복여행’이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국내는 물론 외국에서 휴가를 보내려는 이들로 인천국제공항은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그중에서도 볼거리가 많은 프랑스 파리는 ‘한번쯤 가보고 싶은’ 로망의 도시다. 코로나19로 한산했던 거리는 전 세계에서 밀려드는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등 예전의 파리로 되돌아갔다.
#에펠탑
에펠탑은 파리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상징적인 건축물이다. 세계 유명도시에는 저마다 대표적인 랜드마크가 있지만 81층 건물 높이와 맞먹는 에펠탑은 강렬한 존재감을 뽐낸다. 특히 올해는 에펠탑을 설계한 건축가 알렉상드르 귀스타브 에펠(1832∼1923)이 세상을 떠난 지 100주년이 되는 해로 1989년 프랑스 혁명 100주년에 맞춰 열린 파리만국박람회를 기념하기 위해 건설됐다.
그래서일까. 에펠탑은 파리 여행자들이 가장 먼저 ‘즐기는’ 곳이다. 그중의 하나가 사요궁(Palais de Chaillot, 인류학 ·민속학 박물관)에서 바라본 에펠탑 뷰(view)다. 에펠탑을 마주보고 있는 사요궁의 계단에 오르면 화창한 날씨 아래 자태를 드러낸 에펠탑이 한눈에 들어온다.
하지만 에펠탑의 가치를 제대로 느끼려면 에펠탑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1층 매표소에서 티켓을 구입한 후 엘리베이터를 타고 아파트 10층 높이의 전망대에 오르면 지상에서 볼 수 없었던 파리 시내가 눈앞에 펼쳐지기 때문이다.
수많은 건물 중에서 센강을 경계로 곳곳에 자리하고 있는 루브르 박물관, 오르세박물관, 노틀담 성당, 콩코드 광장 등 파리를 상징하는 건축물을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 시간과 체력이 받쳐 준다면 엘리베이터 대신 669개의 계단을 이용하는 것도 좋다.
#루브르박물관
에펠탑과 더불어 파리를 여행하는 이들이 앞다투어 찾는 곳이 바로 루브르박물관이다. 매년 1억 명의 관광객 가운데 70%가 방문할 만큼 ‘핫한’ 곳이다. 센강을 사이에 두고 에펠탑과 마주하고 있는 루브르박물관은 파리 혁명기인 1793년 루브르궁전의 일부를 중앙미술관으로 개조했다. 지금은 60만 여점의 소장품을 지닌 세계 3대 미술관이지만 출발은 이탈리아 그림 12점이 전부였다.
이후 루이 13세에 200점, 루이 14세 2500점 등 왕가의 미술품이 더해지면서 늘어나기 시작한 컬렉션은 루이 16세에 이르면서 풍성해졌다. 처음엔 왕실의 전유물로 일반인들의 관람이 불가능했지만 왕정이 붕괴되면서 세상 밖으로 나왔다. 여기에 나폴레옹이 여러 전쟁을 통해 챙겨온 전리품이 보태져 루브르 궁전의 수장고는 포화상태가 됐고 이를 제대로 전시하기 위해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했다.
루브르는 고미술을 품고 있는 박물관이라는 선입견을 깨뜨린다. BC 4000년 전 이집트 유물부터 그리스 로마 유물, 1848년까지의 회화와 조각품들이 전시돼 있지만 미술관 입구는 마치 백화점에 온 듯한 모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무엇보다 루브르에서 꼭 챙겨봐야 할 ‘하이라이트’들이 있다. 레오나르도의 다빈치의 ‘모나리자’, 작가미상의 ‘밀로의 비너스상’, ‘사모트라케의 니케상’, 자크 루이 다비드의 ‘나폴레옹의 대관식’이다. 이 가운데 ‘모나리자’는 파리를 찾는 여행객 70%가 루브르를 방문하는 이유다.
‘모나리자’를 직관한 이들은 두번 놀란다. 처음엔 작품 앞에 몰려든 수백명의 인파에 놀라고, 그 다음엔 기대 보다 작은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자가 직접 본 ‘모나리자’는 예상한 것 보다 그리 작은 편이 아니었다. 주로 대작(大作)인 다빈치의 다른 작품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지 않아서인 듯 했다.
‘밀로의 비너스상’(BC 130∼100년 제작 추정)역시 관람객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 명작이다. 1820년 에게해의 밀로 섬에 있는 아프로디테 신전 인근에서 발견된 이 작품은 그리스 농부, 섬에 있던 프랑스 해군 장교, 이스탄불 프랑스 대사를 거쳐 왕에게 헌납됐다. 양팔이 없는 채 발견된 탓에 학계에선 ‘사과나 거울을 들고 있었을 것’이란 의견이 분분하다.
‘사모트라케의 니케상’(BC 200년 추정)도 작자 미상의 작품이다. 1863년 에게해 북쪽 작은 섬 사모트라케의 신전에서 머리와 팔 등이 유실된 채 발견됐다. 날개 달린 ‘승리의 여신’ 니케의 발 아래에 배가 놓여 있는 걸로 보아 해전에서의 승리한 걸 기념해 신에게 바쳐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몽마르트
프랑스 파리 북쪽 끝자락에 위치한 몽마르트는 원래 ‘순교자의 언덕’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지만 지금은 ‘예술가들의 성지’가 됐다. 가난한 화가들이 개인 작업을 하면서, 생계를 목적으로 관광객들을 상대로 초상화를 곳으로도 유명하다. 근래 몽마르트의 명물로 떠오르는 곳이 있다. 리크튀스 공원의 ‘사랑해 파리’벽이다. 해외여행을 즐기던 프랑스의 청년 예술가 페데릭 바론(Federic Baron)과 클레어 키토(Claire Kito)가 각국의 ‘사랑해’라는 말을 수집해 꾸민 곳이다. 총 511개의 작은 타일(29.7cm×21cm)로 만든 푸른 벽(10m×4m)에 ‘사랑해’라는 의미를 지닌 세계 각국의 315개 글이 새겨져 있다. 특히 한국어인 “사랑해”,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나 너 사랑해”라는 문장도 있어 흥미롭다.
#베르사이유 궁전
파리시내에서 조금 벗어나면 절대왕정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베르사이유 궁전을 만날 수 있다. 바로크건축의 백미로 불리는 이 곳은 루이 14세가 불결하고 범죄가 들끓던 당시의 파리에서 베르사유로 거처를 옮겨 지은 궁전이다. 왕과 가족들, 그를 수행하는 시종과 호위병들, 지방 각지에서 올라온 귀족들이 상주했던 곳인 만큼 압도적인 스케일과 화려한 건축미가 상상을 초월한다.
베르사이유 궁전의 ‘압권’은 70m에 이르는 ‘거울의 방’이다. 천장에 매달린 수십 여개의 샹들리에와 벽면의 유리가 어우러져 방문객의 탄성을 자아낸다. 주요 정부의 행사들이 열렸으며 제1차 세계대전을 종식시키는 베르사유조약이 체결된 뜻깊은 곳이기도 하다.
/파리=글·사진 박진현 문화선임기자 jh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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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에서 올려다 본 에펠탑 모습. 올해는 에펠탑을 설계한 건축가 알렉상드르 귀스타브 에펠(1832∼1923)이 세상을 떠난 지 100주년이 되는 해다. |
에펠탑은 파리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상징적인 건축물이다. 세계 유명도시에는 저마다 대표적인 랜드마크가 있지만 81층 건물 높이와 맞먹는 에펠탑은 강렬한 존재감을 뽐낸다. 특히 올해는 에펠탑을 설계한 건축가 알렉상드르 귀스타브 에펠(1832∼1923)이 세상을 떠난 지 100주년이 되는 해로 1989년 프랑스 혁명 100주년에 맞춰 열린 파리만국박람회를 기념하기 위해 건설됐다.
수많은 건물 중에서 센강을 경계로 곳곳에 자리하고 있는 루브르 박물관, 오르세박물관, 노틀담 성당, 콩코드 광장 등 파리를 상징하는 건축물을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 시간과 체력이 받쳐 준다면 엘리베이터 대신 669개의 계단을 이용하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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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브르박물관의 아이콘인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 |
에펠탑과 더불어 파리를 여행하는 이들이 앞다투어 찾는 곳이 바로 루브르박물관이다. 매년 1억 명의 관광객 가운데 70%가 방문할 만큼 ‘핫한’ 곳이다. 센강을 사이에 두고 에펠탑과 마주하고 있는 루브르박물관은 파리 혁명기인 1793년 루브르궁전의 일부를 중앙미술관으로 개조했다. 지금은 60만 여점의 소장품을 지닌 세계 3대 미술관이지만 출발은 이탈리아 그림 12점이 전부였다.
이후 루이 13세에 200점, 루이 14세 2500점 등 왕가의 미술품이 더해지면서 늘어나기 시작한 컬렉션은 루이 16세에 이르면서 풍성해졌다. 처음엔 왕실의 전유물로 일반인들의 관람이 불가능했지만 왕정이 붕괴되면서 세상 밖으로 나왔다. 여기에 나폴레옹이 여러 전쟁을 통해 챙겨온 전리품이 보태져 루브르 궁전의 수장고는 포화상태가 됐고 이를 제대로 전시하기 위해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했다.
루브르는 고미술을 품고 있는 박물관이라는 선입견을 깨뜨린다. BC 4000년 전 이집트 유물부터 그리스 로마 유물, 1848년까지의 회화와 조각품들이 전시돼 있지만 미술관 입구는 마치 백화점에 온 듯한 모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무엇보다 루브르에서 꼭 챙겨봐야 할 ‘하이라이트’들이 있다. 레오나르도의 다빈치의 ‘모나리자’, 작가미상의 ‘밀로의 비너스상’, ‘사모트라케의 니케상’, 자크 루이 다비드의 ‘나폴레옹의 대관식’이다. 이 가운데 ‘모나리자’는 파리를 찾는 여행객 70%가 루브르를 방문하는 이유다.
‘모나리자’를 직관한 이들은 두번 놀란다. 처음엔 작품 앞에 몰려든 수백명의 인파에 놀라고, 그 다음엔 기대 보다 작은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자가 직접 본 ‘모나리자’는 예상한 것 보다 그리 작은 편이 아니었다. 주로 대작(大作)인 다빈치의 다른 작품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지 않아서인 듯 했다.
‘밀로의 비너스상’(BC 130∼100년 제작 추정)역시 관람객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 명작이다. 1820년 에게해의 밀로 섬에 있는 아프로디테 신전 인근에서 발견된 이 작품은 그리스 농부, 섬에 있던 프랑스 해군 장교, 이스탄불 프랑스 대사를 거쳐 왕에게 헌납됐다. 양팔이 없는 채 발견된 탓에 학계에선 ‘사과나 거울을 들고 있었을 것’이란 의견이 분분하다.
‘사모트라케의 니케상’(BC 200년 추정)도 작자 미상의 작품이다. 1863년 에게해 북쪽 작은 섬 사모트라케의 신전에서 머리와 팔 등이 유실된 채 발견됐다. 날개 달린 ‘승리의 여신’ 니케의 발 아래에 배가 놓여 있는 걸로 보아 해전에서의 승리한 걸 기념해 신에게 바쳐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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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들이 몽마르트의 명소로 떠오른 ‘사랑해벽’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프랑스 파리 북쪽 끝자락에 위치한 몽마르트는 원래 ‘순교자의 언덕’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지만 지금은 ‘예술가들의 성지’가 됐다. 가난한 화가들이 개인 작업을 하면서, 생계를 목적으로 관광객들을 상대로 초상화를 곳으로도 유명하다. 근래 몽마르트의 명물로 떠오르는 곳이 있다. 리크튀스 공원의 ‘사랑해 파리’벽이다. 해외여행을 즐기던 프랑스의 청년 예술가 페데릭 바론(Federic Baron)과 클레어 키토(Claire Kito)가 각국의 ‘사랑해’라는 말을 수집해 꾸민 곳이다. 총 511개의 작은 타일(29.7cm×21cm)로 만든 푸른 벽(10m×4m)에 ‘사랑해’라는 의미를 지닌 세계 각국의 315개 글이 새겨져 있다. 특히 한국어인 “사랑해”,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나 너 사랑해”라는 문장도 있어 흥미롭다.
#베르사이유 궁전
파리시내에서 조금 벗어나면 절대왕정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베르사이유 궁전을 만날 수 있다. 바로크건축의 백미로 불리는 이 곳은 루이 14세가 불결하고 범죄가 들끓던 당시의 파리에서 베르사유로 거처를 옮겨 지은 궁전이다. 왕과 가족들, 그를 수행하는 시종과 호위병들, 지방 각지에서 올라온 귀족들이 상주했던 곳인 만큼 압도적인 스케일과 화려한 건축미가 상상을 초월한다.
베르사이유 궁전의 ‘압권’은 70m에 이르는 ‘거울의 방’이다. 천장에 매달린 수십 여개의 샹들리에와 벽면의 유리가 어우러져 방문객의 탄성을 자아낸다. 주요 정부의 행사들이 열렸으며 제1차 세계대전을 종식시키는 베르사유조약이 체결된 뜻깊은 곳이기도 하다.
/파리=글·사진 박진현 문화선임기자 jh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