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윤 감독 “새만금의 마지막 갯벌 ‘수라’ 살리기 동참해 주세요”
2023년 07월 10일(월) 20:05 가가
광주극장서 관객과의 대화 다큐멘터리 ‘수라’ 황윤 감독
갯벌 지키려는 이들의 여정 7년간 촬영 ‘잔잔한 반향’
성금으로 ‘100개 극장 프로젝트’…16·28일 수라 탐방
갯벌 지키려는 이들의 여정 7년간 촬영 ‘잔잔한 반향’
성금으로 ‘100개 극장 프로젝트’…16·28일 수라 탐방
“7년간 수라 갯벌을 촬영하면서 ‘다행이다’, ‘부끄럽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활동가도 아니고 동호회도 아닌, 새만금 시민생태조사단 회원들이 수십년 동안 조사를 이어올 수 있었던 건 아름다운 수라갯벌을 사랑하는 만큼, 그 갯벌을 지켜줘야 한다는 생각을 해왔기 때문입니다.”
1991년 공사가 시작된 새만금 간척사업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2006년 마지막 물막이 공사가 끝난 뒤 많은 이들이 ‘진 싸움’이라고 체념했지만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 등 지역민들은 묵묵히 생태환경을 조사하고 기록해왔다.
영화 ‘수라’는 간척사업으로 말라가는 ‘수라’ 갯벌에서 기적처럼 살아남은 도요새, 검은머리갈매기 등을 만나며 “수라갯벌의 아름다움을 알고 사랑에 빠진 이들이 수라를 지키고 위해 걸어온 여정”을 담고 있다.
개봉 후 3만여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잔잔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다큐멘터리 ‘수라’의 황 윤 감독이 8일 광주극장에서 관객과의 대화 행사를 가졌다.
황 감독은 동물원을 소재로 한 ‘작별’, 로드킬 문제를 다룬 ‘어느 날 그 길에서’등 인간과 환경, 동물에 대한 작업을 이어왔다.
이경희 광주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과 함께 한 이날 행사에는 ‘수라’를 ‘n차 관람’한 이들의 발길이 이어졌고, 영화를 보고 난 후 눈물을 흘리며 감독에게 고마움을 전한 관람객도 있었다.
새만금의 마지막 갯벌인 수라갯벌은 천연기념물인 저어새 등 50여 종의 법정 보호종을 포함한 수백 종의 생물이 살고 있다. 하지만 수라갯벌이 새만금 공항이 들어설 부지로 확정되면서 이 곳을 지키려는 이들의 투쟁이 이어지고 있다.
‘수라’는 관객들이 직접 상영관을 연 캠페인 ‘100개의 극장’ 프로젝트 덕에 개봉 첫 주 159개 극장에서 관람객들을 만났다.
황 감독은 “엔딩 크레디트에 담긴 많은 이들이 함께 영화를 완성해 간 셈”이라고 말했다.
황 감독은 이 작품이 ‘성장영화’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조사단으로 활동하는 아빠 오동필씨를 따라 어릴 때부터 갯벌을 찾았고 지금은 대학생이 돼 아빠와 함께 활동하는 오승준씨와 황 감독 자신의 아들, 그리고 자신 모두가 수라와 함께 한 시간 동안 훌쩍 자랐다는 설명이다.
영화는 갯벌의 아름다움과 생명의 경이로움을 줄곧 보여준다. 아기새를 품고 있는 검은머리갈매기의 모습 등은 감동적이다. 반면 간척사업으로 물길이 막히면서 폐사한 조개나 죽어가는 새들의 모습은 충격으로 다가온다. 영화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광대한 갯벌은 신안 갯벌을 드론으로 촬영했다. 새만금의 갯벌 역시 예전에는 같은 모습일 터였다.
“영화는 남아있는 것들의 소중함과 아름다움을 이야기합니다. 한 번 사라지면 영영 돌이킬 수 없다는 걸 새만금 사업이 잘 보여줍니다. 갯벌은 나뭇가지 같기도 하고, 사람의 혈관 같기도 합니다. 얼마전 초등학생들과 영화를 봤는데 ‘갯벌이 폐같다’고 말하더군요. 우리가 살고 있는 모든 곳에는 각자의 ‘수라’가 있습니다. 신안 갯벌일 수도, 영산강일 수도 있지요. 사라지고 나서 후회하기 전에 소중한 곳들을 귀하게 여기며 지켜내야 할 것입니다.”
영화를 찍는 과정은 힘들었지만 축복같은 시간이었다고 말하는 황 감독은 ‘수라 갯벌의 친구들’이 되어달라고 말했다. 16일과 28일 열리는 수라갯벌 탐방 행사에 참여해도 좋고 영화관을 찾거나 공동체 상영 등을 통해 ‘수라 갯벌’의 존재를 잊지 말아달라고 했다.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사진=스튜디오 두마 제공>
영화 ‘수라’는 간척사업으로 말라가는 ‘수라’ 갯벌에서 기적처럼 살아남은 도요새, 검은머리갈매기 등을 만나며 “수라갯벌의 아름다움을 알고 사랑에 빠진 이들이 수라를 지키고 위해 걸어온 여정”을 담고 있다.
황 감독은 동물원을 소재로 한 ‘작별’, 로드킬 문제를 다룬 ‘어느 날 그 길에서’등 인간과 환경, 동물에 대한 작업을 이어왔다.
새만금의 마지막 갯벌인 수라갯벌은 천연기념물인 저어새 등 50여 종의 법정 보호종을 포함한 수백 종의 생물이 살고 있다. 하지만 수라갯벌이 새만금 공항이 들어설 부지로 확정되면서 이 곳을 지키려는 이들의 투쟁이 이어지고 있다.
‘수라’는 관객들이 직접 상영관을 연 캠페인 ‘100개의 극장’ 프로젝트 덕에 개봉 첫 주 159개 극장에서 관람객들을 만났다.
황 감독은 “엔딩 크레디트에 담긴 많은 이들이 함께 영화를 완성해 간 셈”이라고 말했다.
황 감독은 이 작품이 ‘성장영화’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조사단으로 활동하는 아빠 오동필씨를 따라 어릴 때부터 갯벌을 찾았고 지금은 대학생이 돼 아빠와 함께 활동하는 오승준씨와 황 감독 자신의 아들, 그리고 자신 모두가 수라와 함께 한 시간 동안 훌쩍 자랐다는 설명이다.
영화는 갯벌의 아름다움과 생명의 경이로움을 줄곧 보여준다. 아기새를 품고 있는 검은머리갈매기의 모습 등은 감동적이다. 반면 간척사업으로 물길이 막히면서 폐사한 조개나 죽어가는 새들의 모습은 충격으로 다가온다. 영화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광대한 갯벌은 신안 갯벌을 드론으로 촬영했다. 새만금의 갯벌 역시 예전에는 같은 모습일 터였다.
“영화는 남아있는 것들의 소중함과 아름다움을 이야기합니다. 한 번 사라지면 영영 돌이킬 수 없다는 걸 새만금 사업이 잘 보여줍니다. 갯벌은 나뭇가지 같기도 하고, 사람의 혈관 같기도 합니다. 얼마전 초등학생들과 영화를 봤는데 ‘갯벌이 폐같다’고 말하더군요. 우리가 살고 있는 모든 곳에는 각자의 ‘수라’가 있습니다. 신안 갯벌일 수도, 영산강일 수도 있지요. 사라지고 나서 후회하기 전에 소중한 곳들을 귀하게 여기며 지켜내야 할 것입니다.”
영화를 찍는 과정은 힘들었지만 축복같은 시간이었다고 말하는 황 감독은 ‘수라 갯벌의 친구들’이 되어달라고 말했다. 16일과 28일 열리는 수라갯벌 탐방 행사에 참여해도 좋고 영화관을 찾거나 공동체 상영 등을 통해 ‘수라 갯벌’의 존재를 잊지 말아달라고 했다.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사진=스튜디오 두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