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열 상무365한방병원 원장] 주하병(注夏病)
2023년 06월 28일(수) 19:40
24절기의 하나인 하지(夏至)는 일 년 중 낮의 길이가 가장 긴 날로, 이날부터 조금씩 더워지면서 여름이 시작된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지구의 온난화의 영향으로 무더위가 평년보다 일찍 찾아오면서 평소와는 다르게 기운이 없고, 식욕이 떨어지며, 소화가 잘 안 된다고 찾아오는 환자들이 많아지는데 흔히 말하는 “더위 먹었다”고 표현하는 증상들이다.

동의보감에서는 “늦은 봄부터 초여름이 되면 머리가 아프고, 다리에 힘이 빠지고, 입맛이 떨어지고 몸에서 열이 나는 것을 주하병(注夏病)이라고 한다”고 설명하였는데, 이 주하병이 바로 위에서 설명한 더위 먹은 증상과 거의 일치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주하병의 대표적인 증상은 날씨가 더워지면서 기운이 없고 입맛이 떨어지는 것이며 더 심해지면 몸에서 열이 나고 가슴이 답답하고, 어지럽고, 머리가 아프고 잠도 잘 못 자는 증상까지도 나타날 수가 있다, 아울러 이러한 주하병을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면역력이 떨어져 복통, 설사, 장염, 식중독 같은 여름철 주요 질환으로 발전할 수도 있으므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주하병의 원인은 습하고 더운 날씨가 계속되면 체온을 식히기 위해 땀을 내야 하는데, 땀을 통해서 체온을 조절하려면 피부로 혈액이 많이 몰리게 된다. 그러면 상대적으로 다른 장기는 혈액량이 줄어 그 장기의 기능이 떨어지는 되는데, 근육에 혈류량이 줄어들면 몸에 힘이 빠지고 피곤해지고, 소화기관에서는 소화가 잘 안되고, 식욕이 떨어지며, 뇌에 혈류량이 적어지면 어지럽고 머리가 아픈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심하면 체온 조절에 문제가 생겨 몸에서 열이 나는 증상이 생기기도 한다.

주하병은 비위 기능이 약한 체질이거나 평소 체력이 약한 노약자에게 증상이 더 쉽게 나타나는데, 이를 예방하려면 평소에 건강 관리를 잘 해야 한다. 주하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너무 더운 날에는 가급적 야외 활동을 피하고, 부득이 하게 야외 활동을 할 경우에는 서늘한 그늘에서 자주 쉬어야 한다. 아울러 물을 자주 마셔 주면서 충분한 수분을 공급해 주고, 식욕이 없더라도 식사를 꼭 하면서 충분한 영양을 섭취해야 한다.

덥다고 너무 차가운 음료를 자주 마시는 것은 소화 기능을 더 떨어뜨릴 수 있으므로 삼가야 한다. 실내에 머무를 때도 덥다고 에어컨을 너무 낮은 온도로 설정하지 말고, 가급적 자주 환기를 시켜주는 것이 좋다. 서늘한 저녁에는 산책이나 가벼운 운동을 통해서 혈액 순환을 도와주는 것도 도움이 되며, 또한 평소에 술을 자주 마시는 사람들은 술로 인하여 몸에 열이 더 발생하기 때문에 가급적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주하병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주로 기력을 보충해 주는 처방을 많이 사용하는데 보중익기탕이나 생맥산, 삼귀익원탕같은 처방을 주로 사용한다.

이러한 처방들은 주로 인삼·황기·맥문동·오미자 같은 약재들이 공통적으로 들어가는데, 이런 약재들은 기력을 보충해 주고 소화 기능을 개선시켜주며 열을 내려주는 효과가 있다.

특히 여름철 주하병에 많이 쓰이는 생맥산은 원기가 부족하고 식욕 부진에 숨이 차고, 여름철 더위에 땀을 많이 흘려 기운이 없거나, 마른기침을 하면서 식은땀을 흘리고 입안이 마를 때 주로 사용하는 처방인데, 인삼·맥문동·오미자로 구성된 처방으로 가정에서도 쉽게 끓여 마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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