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와 라면 - 윤현석 정치부 부국장
2023년 06월 22일(목) 00:00 가가
주택 가격은 일반적으로 토지 비용과 건축비가 결정한다. 자재비, 인건비 등으로 구성된 건축비는 물가 수준에 따라 변동하지만, 어느 정도 정해져 있다. 문제는 토지 비용이다. 일자리, 더 나은 삶 등을 위해 도시로 인구가 몰려들었고, 토지 가격이 상승하면서 갈수록 주택 가격은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
18세기 말 영국에서 시작된 산업혁명이 19세기 유럽을 휩쓸면서 도시 내외에 토지를 소유한 귀족, 부르주아 등 지배 계층은 큰 돈을 벌었다. 주택, 공장, 기반시설 등이 필요해지면서 개발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동자, 서민은 너무도 열악한 곳에서 질병과 빈곤에 시달리며 죽어갔다. 정부는 이를 심각한 문제로 여겼고 도심이나 외곽에 저렴하지만 어느 정도 질이 보장된 공공 주택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이때 필요한 것이 토지 수용이었다. 공공·공익 시설을 짓기 위해 적정한 가격으로 해당 토지를 강제 매수할 수 있는 권한을 도시 정부에 부여하는 것이다. 영국에서는 토지공유제 도입으로 일부 반영됐고, 독일은 1874년 토지수용법을 제정하는 등 20세기 초까지 유럽·미국 등은 관련 법률을 정비했다. 우리나라도 1962년 1월 토지수용법을 제정했다.
호반건설이 수도권 일대 23곳의 공공 택지를 ‘벌떼 입찰’로 분양받아 5조 8575억원의 분양 매출과 1조 3587억원의 분양 이익을 올렸다고 한다. 공기업이 토지를 싼값에 강제 수용한 뒤 이를 넘겨받아 아파트 단지로 개발한 건설사가 고분양가로 천문학적인 이익을 챙긴 것이다. 비단 호반건설만 그리했겠는가. 지금까지 정부는 서민·중산층의 내집 마련이 아니라 건설사와 투기꾼들의 부 축적에 기여하도록 손놓고 구경한 것이다.
광주의 신규 아파트 분양가가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3.3㎡(한 평)에 3000만 원이 넘는 아파트가 나오는 등 터무니없이 급등하고 있다. 투기로 수익을 챙기려는 이들 때문이리라. 고분양가로, 투기로 쉽게 비정상적인 수익을 얻으려는 건설사와 부유층을 엄중히 단속하고 가혹한 벌칙을 가해야 한다. 최근 경제부총리의 경고를 들은 라면업계가 가격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지금 라면이 문제인가.
/윤현석 정치부 부국장 chadol@kwangju.co.kr
광주의 신규 아파트 분양가가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3.3㎡(한 평)에 3000만 원이 넘는 아파트가 나오는 등 터무니없이 급등하고 있다. 투기로 수익을 챙기려는 이들 때문이리라. 고분양가로, 투기로 쉽게 비정상적인 수익을 얻으려는 건설사와 부유층을 엄중히 단속하고 가혹한 벌칙을 가해야 한다. 최근 경제부총리의 경고를 들은 라면업계가 가격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지금 라면이 문제인가.
/윤현석 정치부 부국장 chad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