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탄 배달 - 채희종 정치담당 편집국장
2023년 06월 15일(목) 22:00 가가
추석과 설 같은 명절, 연말연시가 되면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한 다양한 봉사 활동이 펼쳐진다. 그중 빠지지 않는 것이 있으니, 바로 ‘사랑의 연탄 나눔’이다. 트럭이나 수레가 들어가기 어려운 골목길에 회사원이나 대학생들이 한 줄로 서서 연탄을 한 장 한 장 전달하는 모습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저절로 미소 짓게 한다.
광주 지역에서는 지난 연말에도 몇몇 대학교와 총학생회가 정성껏 모은 성금으로 연탄을 구매, 독거노인이나 조손 가정 등 저소득층에 직접 배달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광주에서 연탄 나눔 풍경을 볼 수 없을 것 같다. 지난 70년 동안 광주 지역에 연탄을 공급해 온 남선연탄 공장 폐업이 이달 말로 예정됐기 때문이다.
연탄이 본격적으로 사용된 것은 1950년대로, 보일러 개발과 함께 농촌 지역에 폭넓게 보급되면서 1970년대 연탄 사용은 절정에 달한다. 이로 인해 석탄 비축과 연탄의 안정적인 공급이 정부의 중요한 겨울철 에너지 정책이기도 했다.
1980년대 초만 하더라도 서민들은 늦가을이 되면 부엌이나 창고에 겨우내 쓸 수백 장의 연탄과 쌀 가마를 쟁여 월동 준비를 하는 것이 상례였다. 그러나 가난한 집에서는 한꺼번에 수개월 치 연탄을 살 수 없는 까닭에 추운 날에만 연탄 가게에서 두 장이나 네 장 단위로 구입해 난방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연탄 가게에서 낱개로 연탄을 살 때에는 배달이 되지 않기 때문에, 연탄 가운데 구멍에 새끼줄을 넣어 두개 씩 직접 들고 와야 했다. 이마저도 어려운 사람들은 옆집에서 연탄을 빌려 쓰고, 나중에 연탄을 들이면 되갚는 것이 마을의 겨울 풍경이었다.
타고 남은 연탄은 쓰레기지만 겨울철에는 빙판길에 깨뜨려 제설용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1980년 중반, 기름과 가스 보일러가 보급되기 전까지는 겨울철 연탄 가스 중독으로 인한 사망 사고도 끊이지 않았다.
광주의 연탄 공장이 사라지면 아직도 연탄을 쓰는 저소득층과 노인 가구들은 타 지역에서 구매해야 하는 만큼 불편과 비용 부담이 커질 것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저소득층에 대한 지원이 감소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지자체와 시민의 관심이 한층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채희종 정치담당 편집국장 chae@kwangju.co.kr
연탄이 본격적으로 사용된 것은 1950년대로, 보일러 개발과 함께 농촌 지역에 폭넓게 보급되면서 1970년대 연탄 사용은 절정에 달한다. 이로 인해 석탄 비축과 연탄의 안정적인 공급이 정부의 중요한 겨울철 에너지 정책이기도 했다.
광주의 연탄 공장이 사라지면 아직도 연탄을 쓰는 저소득층과 노인 가구들은 타 지역에서 구매해야 하는 만큼 불편과 비용 부담이 커질 것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저소득층에 대한 지원이 감소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지자체와 시민의 관심이 한층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채희종 정치담당 편집국장 chae@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