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으로 버티는 광주·전남 기업들…5년 새 부채 2배 상승
2023년 06월 12일(월) 18:20
광주·전남 기업부채 52.4조원…2018년 24.6조원 1.88배 증가
광주, 광역시 중 최다 증가…‘한계기업’ 80% 이상은 중소기업
광주·전남지역 기업들의 부채가 5년 새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 직격탄에 이어 경기둔화로 인해 광주와 전남 기업들의 부채는 매년 증가하고 있는데, 광주는 광역시 가운데 기업부채가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특히 기업부채는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에서 상대적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건설업과 부동산 분야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충당하지 못하는 취약기업과 한계기업이 늘어나고 있어 지역 경제계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 같은 내용은 12일 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가 발표한 ‘광주·전남지역 기업부채 현황 및 특징’ 보고서에 담겼다.

이 자료에 따르면 2022년말 기준 광주와 전남 기업들의 부채는 52.4조원으로 27.8조원이었던 2018년보다 24.6조원(1.88배)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는 2018년 15.1조원(16.5%↑)→2019년 16.8조원(10.6%↑)→2020년 20.7조원(23.4%↑)→2021년 26조원(25.6%↑)→2022년 30.9조원(18.8%↑) 꾸준히 증가했다.

한국전력이 분석대상에서 제외된 전남은 2018년 12.7조원(6.7%↑)→2019년 14.9조원(16.7%↑)→2020년 17.7조원(18.9%↑)→2021년 19.8조원(12%)→2022년 21.5조원(8.5%↑)이었다.

광주와 전남이 5년 간 각각 연평균 18.9%, 12.5%의 기업부채 증가율을 기록한 데 이어 지역내총생산(GRDP) 대비 기업부채율도 상승했다. 광주는 2018년 43.9%였는데 2021년 68.8%로 늘었고 전남은 같은 기간 20%에서 26.3%로 늘었다.

특히 광주는 코로나19 이후 기업부채가 가장 큰 폭(84.1%)으로 증가한 광역시였으며 전남은 44.5%로 도지역 중 세번째로 증가폭이 컸다.

아울러 광주·전남지역 기업부채는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 기간 광주 중소기업 부채 증가율은 연평균 25.5%로 대기업(13.4%)보다 높았으며, 부채규모도 2022년 말 기준 중소기업 16.2조원, 대기업 14.7조원으로 중소기업이 더 많았다.

전남은 중소기업 부채 증가율 18.5%, 대기업 7.2%였고 부채액은 중소기업 11.7조원, 대기업 9.8조원이었다.

중소기업은 부채증가로 인한 이자부담도 가중되고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당장 중소기업은 자산 대비 차입금 비중 역시 대기업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는데, 최근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대출금리가 큰 폭으로 상승해 이자부담도 그만큼 크게 증가할 수 밖에 없어서다.

이는 연체율 중소기업들의 대출 연체율이 지난 2021년 광주 0.34%, 전남 0.23%에서 2022년 광주 0.35%, 전남 0.23%로 늘어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지역 기업부채의 특징은 타 지자체와 견줘 건설업과 부동산업, 에너지 관련업종에 집중돼있다는 점이었다. 광주는 전체 기업부채 중 부동산업이 46%, 건설업 20.2% 전남은 에너지 관련 업종 19.8%, 부동산 15.9%, 건설업 14.1%였다.

한국은행은 광주와 전남 미분양주택 증가와 상가 임대가격 하락세로 이 같은 결과나 나온 것으로 분석했다.

광주 전남 기업들의 부채상환능력마저 약화되고 있다. 대출금리 상승과 기업부채 증가로 이자비용이 늘면서 영업활동을 통한 수익창출능력이 저하되면서 기업들이 평균 이자보상율도 하락했다.

이로인해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충당하지 못하는‘취약기업’(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비중은 2022년 기준 광주 43.2%, 전남 33.4%로 2년 전(광주 38.6%, 전남 31.4%)과 비교해 증가했다.

아울러 3년 연속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의 기업을 뜻하는 ‘한계기업’ 비중도 같은 기간 광주 11.9%→19.4%, 전남 11.3%→15.1%로 늘었다.

특히 한계기업의 80%이상이 중소기업인 것으로 조사됐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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