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 시상하고 막 내리는 광주비엔날레 ‘박서보 예술상’
2023년 05월 07일(일) 20:50 가가
“광주정신과 맞지 않다” 반발에
재단·문화계 등 논의 폐지 가닥
후원금 연계·상 명칭 변경 할 듯
재단·문화계 등 논의 폐지 가닥
후원금 연계·상 명칭 변경 할 듯
제14회 광주비엔날레에 사상 첫 도입된 ‘박서보 예술상’이 사실상 1회 시상을 끝으로 막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4일 광주비엔날레 재단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상은 유지하되 명칭 정도는 바꿀 수 있지 않을까 한다”며 “현재는 논의 중이고 공식적인 입장이 정해지면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역 문화계에서는 박서보 예술상의 폐지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문화계와 광주비엔날레 재단에 따르면 최근 ‘광주비엔날레 박서보 예술상’ 명칭 변경 여부를 두고 재단과 지역 미술계 등 관계자들이 모여 논의를 했다.
재단 관계자는 “예술상 폐지는 생각만큼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후원금 100만불을 어떻게 해야 할지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과 연계돼 있다”며 “미술계와 박서보 화가가 설립한 기지재단 측하고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재단 사정에 능통한 미술계 관계자는 “박서보 예술상은 박서보가 마치 비엔날레를 상징하는 것 같아서 너무 어색하고 광주의 정신과는 맞지 않다”며 “물론 박서보가 현대미술을 상징하는 작가라는 면에서는 의미가 있지만 광주 비엔날레에 그의 이름을 딴 상을 제정하고 계속 시상하는 것은 냉정하게 생각해봐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사실 지난달 6일 열린 제14회 광주비엔날레 개막식에서 박서보 예술상 폐지를 주장하는 피켓 시위가 벌어지는 등 볼썽사나운 모습이 연출된 바 있다. 또한 지금까지 미술계 인사나 화가들이 1인 시위를 전개하며 상 폐지를 촉구하고 있는 현실은 작가에게도 결코 명예롭지 않은 모습이기도 하다.
재단 관계자는 또 “상의 명칭은 바꾸지만 기지재단측의 후원 사실을 명기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면서 “광주시와 평화를 상징하는 비둘기를 모티브로 황금비둘기상을 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보면 ‘박서보 예술상’은 1회 시상을 끝으로 간판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 지역 미술계 인사는 “박서보 예술상에 대한 이름은 광주 비엔날레 이미지와 전혀 맞지 않다”며 “상은 존속하되 명칭 만큼은 이번 기회에 바꾸는 게 순리가 아닌가 싶다”고 조심스럽게 밝혔다.
기지재단측은 “최근 비엔날레 관계자가 방문해 상과 관련해 이야기를 나눈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아직 결정이 되지 않았기에 뭐라 말할 단계는 아니다”며 “여러 방향으로 고민을 하고 있고 이사장님 등과 논의해 결정해야 할 부분이라 아직 말씀드릴 상황이 아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시상의 권위를 높이는 방안 등 이번 기회를 통해 비엔날레상 시상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황금사자장 등의 이름으로 상을 주는 베니스비엔날레를 참고하자는 것이다.
미술평론가 J씨는 “역사와 권위를 자랑하는 베니스비엔날레 미술제는 상금이 없다. 그럼에도 이 상의 권위에 대해 의심하는 사람들은 없다”며 “어떤 등위의 개념이 아닌 당대 비엔날레의 담론과 주제를 가장 잘 드러낸 작가에게 상을 주는 방안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4일 광주비엔날레 재단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상은 유지하되 명칭 정도는 바꿀 수 있지 않을까 한다”며 “현재는 논의 중이고 공식적인 입장이 정해지면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문화계와 광주비엔날레 재단에 따르면 최근 ‘광주비엔날레 박서보 예술상’ 명칭 변경 여부를 두고 재단과 지역 미술계 등 관계자들이 모여 논의를 했다.
재단 관계자는 “예술상 폐지는 생각만큼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후원금 100만불을 어떻게 해야 할지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과 연계돼 있다”며 “미술계와 박서보 화가가 설립한 기지재단 측하고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재단 관계자는 또 “상의 명칭은 바꾸지만 기지재단측의 후원 사실을 명기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면서 “광주시와 평화를 상징하는 비둘기를 모티브로 황금비둘기상을 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보면 ‘박서보 예술상’은 1회 시상을 끝으로 간판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 지역 미술계 인사는 “박서보 예술상에 대한 이름은 광주 비엔날레 이미지와 전혀 맞지 않다”며 “상은 존속하되 명칭 만큼은 이번 기회에 바꾸는 게 순리가 아닌가 싶다”고 조심스럽게 밝혔다.
기지재단측은 “최근 비엔날레 관계자가 방문해 상과 관련해 이야기를 나눈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아직 결정이 되지 않았기에 뭐라 말할 단계는 아니다”며 “여러 방향으로 고민을 하고 있고 이사장님 등과 논의해 결정해야 할 부분이라 아직 말씀드릴 상황이 아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시상의 권위를 높이는 방안 등 이번 기회를 통해 비엔날레상 시상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황금사자장 등의 이름으로 상을 주는 베니스비엔날레를 참고하자는 것이다.
미술평론가 J씨는 “역사와 권위를 자랑하는 베니스비엔날레 미술제는 상금이 없다. 그럼에도 이 상의 권위에 대해 의심하는 사람들은 없다”며 “어떤 등위의 개념이 아닌 당대 비엔날레의 담론과 주제를 가장 잘 드러낸 작가에게 상을 주는 방안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