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인 가족 돌봄, 이젠 정부가 나서라
2023년 04월 21일(금) 00:00
어제는 정부가 장애인의 사회 참여와 평등권 실현을 위해 제정한 ‘장애인의 날’이었다. 올해로 42주년을 맞았지만 중증 장애인과 발달 장애인을 두고 있는 가족들은 감내하기 힘든 돌봄 부담으로 여전히 고통을 받고 있다.

광주일보가 엊그제 발달 장애 아들을 키우고 있는 어머니 서춘경(57) 씨를 동행 취재한 결과, 24시간 돌봄으로 인해 일상이 무너져 있었다. 서 씨는 발달 장애를 지닌 20대 두 아들을 키우며 6년째 병원에서 투병 중인 남편을 대신해 생계를 맡고 있는 가장이다. 2급 장애를 가진 큰 아들은 초등학생 수준의 지능이지만 성격이 비교적 온화해 그룹홈에서 돌봄 서비스를 받고 있다.

반면, 1급 장애인 둘째 아들은 지능이 다섯 살 정도로 고집이 세고 말도 잘 듣지 않아 서 씨가 감당하기 힘든 상태다. 평일에는 발달 장애인 주간보호센터에 다니고 있지만 이마저도 아들이 원하지 않을 때가 많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서 씨는 자활 청소 미화 일도 6년 전 그만뒀고, 돌봄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우울증과 공황 장애를 겪고 있다.

문제는 현실적으로 장애인 돌봄이 나아질 기미가 없다는 것이다. 현행 복지 정책은 가족 중심주의로 일차적 돌봄 책임을 가족에게 부과하고 있어 가족 스스로 돌봄 부담을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 장애인 실태 조사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장애인 가구는 262만 2950 가구로 월평균 소득은 199만 원에 불과하다. 장애인 돌봄이 가족 중심으로 이뤄지면서 사회 활동 제약으로 취약 가구가 많아진 탓이다.

현재 광주시의 발달 장애인은 총 7871명으로 전체 장애인(7만 185명)의 11%에 달한다. 발달 장애인 돌봄이 더 이상 가족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얘기다. 따라서 발달 장애인 돌봄에 대한 가족의 부담을 완화하고 국가의 책임을 확대하는 등 사회적 지원망 구축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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