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작품 잇단 무산…광주 전문 공연장 확충을
2023년 04월 17일(월) 00:00 가가
광주문화예술회관(문예회관)이 개관 32년 만에 개·보수 공사를 완료하고 개관을 앞두고 있다. 광주시와 문예회관 측은 1991년 개관해 노후화가 심한 문예회관에 2020년부터 291억 원의 예산을 들여 리모델링을 마치고 본격 가동에 앞서 시운전을 하고 있다.
문예회관은 이번 공사를 통해 인프라가 크게 개선됐다. 디지털 컨트롤 시스템 교체 등으로 다양한 장면 연출은 물론 속도감 있는 무대 전환이 가능하게 됐다. 무대 바닥재 전면 교체, 조명 등 무대 인프라도 확충됐다. 객석은 좌석 크기와 배열 간격을 넓혀 쾌적한 관람 환경을 구축했다. 이에 따라 대극장은 1772석에서 1517석으로, 소극장의 경우 504석에서 464석으로 축소됐다. 하지만 대부분 공연장 좌석이 동반 관람자를 고려, 짝수인 데 반해 문예회관은 홀수로 배치한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시민들의 기대와 달리 여전히 문예회관에서는 ‘오페라의 유령’ 등 대형 뮤지컬을 볼 수 없다는 점은 가장 큰 한계다. ‘오페라의 유령’ 해외 오리지널 제작팀과 지역 기획사가 지난 3월 문예회관을 실사했으나 공연 불가 판정이 내려졌다. 하이라이트 장면을 위해 오케스트라 공간 위에 샹들리에를 매달아야 하지만 현재 공연장 구조상 설치할 수 없는 등 장애 요인이 많아서다. 그동안 수차례 대형 공연을 추진했지만 번번이 무산된 것은 전용 공간이 아니라 다목적 공연장이었기 때문이다.
현재 전국 주요 도시는 장르별 전용 공연장을 속속 건립하고 있다. 부산국제아트센터, 부산오페라하우스, 부천아트센터 등이 대표적이다. 광주도 이제는 문화 수도 위상에 걸맞은 공연 인프라 확충에 나서야 한다. 전용 공연장 구축은 시민 문화 향유 수준을 높이고 관련 공연·예술 활성화 등 문화를 살찌우는 기본 인프라이기 때문에 마냥 미뤄 둘 수 없는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