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접근 어려운 행정센터 개선 서둘러야
2023년 04월 13일(목) 00:00
광주·전남 지역 자치단체들이 운영하는 행정복지센터 대다수가 장애인들이 이용하기에는 불편이 큰 것으로 확인됐다. 행정복지센터는 예전의 동사무소로, 단순히 행정 업무만 보는 곳이 아니라 주민 복지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는 곳이다. 특히 장애인 등록부터 활동 지원, 연금 신청, 보조기기 지원 신청 등 장애인 관련 각종 행정 업무를 보는 곳으로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들이 수시로 드나들어야 하는 공공기관이다.

하지만 장애인차별금지연대 등 관련 단체가 휠체어를 타고 광주 20곳, 전남 10곳의 행정복지센터를 이용해 본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30곳 중 29곳의 센터가 건물 2층 이상에 있는데도 승강기가 있는 곳은 네 곳에 불과했다. 승강기 대신 경사로가 있더라도 가팔라 휠체어 탄 장애인이 혼자 이용하기 힘들고 경사로조차 없는 곳은 직원을 호출해야 했다.

이 정도면 휠체어 탄 장애인은 이용하지 말라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접근성도 문제지만 화장실 등 부대시설도 형편없었다. 30곳 중 일곱 곳에는 장애인 화장실이 따로 없었고 화장실이 있는 23곳 중에서도 사용 가능한 곳은 세 곳에 그쳤다. 있더라도 내부가 좁거나 남녀 공용으로 사용하고 잠겨 있는 곳도 많기 때문이다.

민원 현장의 최일선인 공공기관이 이 정도라면 일반 건물은 말할 것도 없다. 모니터링에 참가한 장애인 활동가들이 행정복지센터에 가기도 전에 들어갈 수 있을까 걱정부터 한다는 말이 빈말이 아니라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요즘에는 장애인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장벽을 없애는 이른바 ‘배리어 프리’(Barrier free) 운동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이젠 행정복지센터도 무장애 인증 대상에 포함시켜 시설을 개선해야 한다. 정부와 자치단체는 예산을 적극적으로 투입해 장애인들의 이용 편익 증진에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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