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수 인력 부족에 커지는 의료 공백 방치할 건가
2023년 04월 13일(목) 00:00
전국 최악의 의료 취약지로 꼽히는 전남 지역 공공 의료 서비스의 질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고질적인 공중보건의(이하 공보의) 및 공공 간호 인력 부족이 심화되면서 진료 공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전남 지역에서 올해 복무가 만료되거나 타 지역으로 근무지를 옮기는 공보의는 모두 275명이다. 하지만 새로 편입된 공보의는 250명(의과 110명, 치과 52명, 한의과 88명)이고 다른 지역에서 전입하는 인원을 포함해도 252명에 그쳐 23명이 부족하다. 의과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새로 편입·전입한 의과 공보의는 110명인데, 복무 만료나 타 지역 이전 인원은 145명에 달해 무려 34명이 공백 상태다.

전남도는 진료 공백을 메우기 위해 응급의료기관의 전문의나 공보의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보건소와 보건지소에 분산 배치된 공보의의 순회 진료 구역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공공의료원의 간호 인력난도 개선될 기미가 없다. 강진의료원은 간호사 정원이 76명이지만 현원은 68명에 불과하다. 순천·목포의료원은 도시 지역이라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지만 만성적인 간호 인력 부족은 마찬가지다.

이를 반영하듯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의 분석 결과 전남은 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응급의학과 등 5개 필수 과목의 전문의와 의료 기관이 부족해 전국에서 의료 공백이 가장 심각한 지역으로 꼽혔다. 의료 인력 부족으로 전남 주민들은 필요한 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한 채 불편을 겪고 있다. 연간 80만 명이 진료를 위해 광주·서울 등 대도시를 찾으면서 그에 따른 유출 비용만 1조 3000억 원에 달한다고 한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공공의료 확충 필요성이 커졌지만 정부 대응은 미진하기만 하다. 누구나 언제 어디서든 차별 없이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권리는 보장돼야 한다. 전국 시도 가운데 유일하게 의과대학이 없는 전남에 공공의대를 신설하고 지역 의사를 늘려 의료 공백을 서둘러 메워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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