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된 금값…금방 문턱 닳는다
2023년 04월 12일(수) 19:00 가가
불경기에 금 팔아 현금화 하려 시세 문의 급증
추가 인상 기대감에 투자 목적 방문도 늘어나
KRX, 지난 7일 1g 장중 8만6700원 ‘역대 최고’
추가 인상 기대감에 투자 목적 방문도 늘어나
KRX, 지난 7일 1g 장중 8만6700원 ‘역대 최고’
“세입자 전세금을 돌려줘야 하는데 현금이 없어 아이 돌 반지를 처분하려고 왔어요.”
12일 오전 광주시 동구 ‘혼수의 거리’ 한 귀금속 매장. 이제 막 영업을 매장 안에 설치된 전화기가 연신 울려대기 시작했다.
업주 A씨가 걸려온 전화를 응대하고 끊자 연이어 또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이 매장으로 걸려온 전화 대부분은 이날의 금 시세를 묻는 내용이었다.
A씨는 “최근 금값 문의 전화만 하루에 50통에 달한다”며 “금값이 오른 반면, 경기가 좋지 않아 금을 처분해 현금을 확보하려는 이들의 문의 전화가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A씨는 매장 입구에 순금과 18k, 14k 매입 시세를 큼지막하게 써놓은 이유도 이 때문이라도 했다. 혼수의 거리에서 만난 박정훈(48)씨는 “지금 소유한 아파트 전세 계약이 곧 만료되는데, 세입자에게 돌려줄 전세금이 부족해 보유한 금을 현금화하려고 왔다”며 “전세금으로 투자를 했는데 결과가 좋지 않다. 당장 현금화할 수 있는 게 금밖에 없는 상황에서 시세가 높아 처분하러 왔다”고 말했다.
미국발 경기침체 우려에 금 거래가격이 상승하면서 금을 처분하려는 지역민들이 늘고 있다. 고물가에 경기불황이 깊어지자 금값이 높을 때 처분해 현금화하려는 사람들이 많다는 얘기다.
금값이 훌쩍 뛰자 ‘행여 더 오르지는 않을까’ 미리 금을 확보하려는 사례까지 나타나고 있으며, 투자를 목적으로 한 금 거래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이날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금 1g은 지난 7일 전날보다 1.21%(1030원) 오른 8만6330원을 기록했다. 이날 장 중에는 8만6700원까지 올라 지난 2014년 3월 24일 KRX 금시장이 거래를 시작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값은 달러, 즉 미국 국채 가치가 하락하면 대체재로서 오르는데, 최근 미국 SVB 사태 등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까지 겹치면서 사상 최고 수준까지 올랐다.
금값이 하루에도 몇 번씩 오르면서 금값이 오른 기회를 틈타 처분하려는 시민들의 사연은 모두 제각각이지만, 경기침체 속에 과거와 같이 차익을 실현하기보단 생계형 매도가 많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기창선(56) 한국금거래소 광주점 대표는 “사업 자금으로 보탤 현금이 없거나 자녀 결혼 때문에 목돈이 필요하다며 금을 매도하는 손님들이 많다”며 “심지어 생활비에 보태려고 집안에 묵혀 둔 귀금속을 꺼내와 판매하는 손님들도 많다”고 말했다.
금값이 급격히 오르자 ‘더 오르지는 않을까’라는 생각에 일찌감치 금을 매수하려는 사람들도 생겨나고 있다.
귀금속 매장도 실시간 변동하는 금 시세에 맞춰 금값을 올리다 보니 귀금속 시장이 문을 열자마자 방문하는 손님들이 늘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실제 지난 주에는 하루에 6차례 금값이 오르기도 했다.
지난 11일 오전 9시 광주시 서구 치평동 한 금거래소를 찾은 김주용(66)씨는 “올해 말쯤 손자가 태어나는데 금값이 더 오르기 전 일찍이 돌 반지를 사려고 나왔다”며 “금값이 하루에도 몇 번씩 오르고 있어 이른 시간부터 집을 나섰다”고 했다.
불경기 속 금값 상승세에 투자자들의 금 거래량도 부쩍 늘었다. 지난달 KRX 금시장에서 거래된 금은 총 1841.2㎏으로 전월 대비 59.2% 증가했다. 3월 금 거래량은 지난해 4월(2121.6kg) 이래로 가장 많은 수준이다.
아울러 이달 들어 지난 6일까지 NH농협은행 등 4개 시중은행에서 팔려나간 골드바는 약 24억9760만원으로 1주일 만에 지난달 판매액(39억5594만원)의 63%가 판매됐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12일 오전 광주시 동구 ‘혼수의 거리’ 한 귀금속 매장. 이제 막 영업을 매장 안에 설치된 전화기가 연신 울려대기 시작했다.
업주 A씨가 걸려온 전화를 응대하고 끊자 연이어 또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이 매장으로 걸려온 전화 대부분은 이날의 금 시세를 묻는 내용이었다.
A씨는 매장 입구에 순금과 18k, 14k 매입 시세를 큼지막하게 써놓은 이유도 이 때문이라도 했다. 혼수의 거리에서 만난 박정훈(48)씨는 “지금 소유한 아파트 전세 계약이 곧 만료되는데, 세입자에게 돌려줄 전세금이 부족해 보유한 금을 현금화하려고 왔다”며 “전세금으로 투자를 했는데 결과가 좋지 않다. 당장 현금화할 수 있는 게 금밖에 없는 상황에서 시세가 높아 처분하러 왔다”고 말했다.
이날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금 1g은 지난 7일 전날보다 1.21%(1030원) 오른 8만6330원을 기록했다. 이날 장 중에는 8만6700원까지 올라 지난 2014년 3월 24일 KRX 금시장이 거래를 시작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값은 달러, 즉 미국 국채 가치가 하락하면 대체재로서 오르는데, 최근 미국 SVB 사태 등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까지 겹치면서 사상 최고 수준까지 올랐다.
금값이 하루에도 몇 번씩 오르면서 금값이 오른 기회를 틈타 처분하려는 시민들의 사연은 모두 제각각이지만, 경기침체 속에 과거와 같이 차익을 실현하기보단 생계형 매도가 많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기창선(56) 한국금거래소 광주점 대표는 “사업 자금으로 보탤 현금이 없거나 자녀 결혼 때문에 목돈이 필요하다며 금을 매도하는 손님들이 많다”며 “심지어 생활비에 보태려고 집안에 묵혀 둔 귀금속을 꺼내와 판매하는 손님들도 많다”고 말했다.
금값이 급격히 오르자 ‘더 오르지는 않을까’라는 생각에 일찌감치 금을 매수하려는 사람들도 생겨나고 있다.
귀금속 매장도 실시간 변동하는 금 시세에 맞춰 금값을 올리다 보니 귀금속 시장이 문을 열자마자 방문하는 손님들이 늘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실제 지난 주에는 하루에 6차례 금값이 오르기도 했다.
지난 11일 오전 9시 광주시 서구 치평동 한 금거래소를 찾은 김주용(66)씨는 “올해 말쯤 손자가 태어나는데 금값이 더 오르기 전 일찍이 돌 반지를 사려고 나왔다”며 “금값이 하루에도 몇 번씩 오르고 있어 이른 시간부터 집을 나섰다”고 했다.
불경기 속 금값 상승세에 투자자들의 금 거래량도 부쩍 늘었다. 지난달 KRX 금시장에서 거래된 금은 총 1841.2㎏으로 전월 대비 59.2% 증가했다. 3월 금 거래량은 지난해 4월(2121.6kg) 이래로 가장 많은 수준이다.
아울러 이달 들어 지난 6일까지 NH농협은행 등 4개 시중은행에서 팔려나간 골드바는 약 24억9760만원으로 1주일 만에 지난달 판매액(39억5594만원)의 63%가 판매됐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