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 실종’ 위기의 양봉농가 지원 대책 절실하다
2023년 04월 10일(월) 00:00 가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광주·전남 지역에서 꿀벌들이 대거 집단 폐사하면서 양봉농가들이 심각한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다.
광주시에 따르면 올해 지역 양봉농가 168곳 중 90%가 넘는 156곳에서 꿀벌이 사라지는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전체 벌통 2만 통 중 62%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전남도 역시 양봉농가 2169곳 중 94.1%인 2042곳, 벌통 수를 기준으로 하면 26만 7000통 중 60%인 16만 통에서 꿀벌이 집단 폐사했다. 양 지역 모두 피해 규모가 지난해보다 1.6배 이상 증가했다.
꿀벌들이 대거 사라지면서 양봉농가들은 꿀 수확을 제대로 못해 고사 직전에 내몰리고 있다. 텅 빈 벌통을 그대로 둘 수 없어 새로 입식하려 해도 꿀벌 한 통 값이 40만 원으로 2~3년 전보다 두 배 이상 올라 한숨만 내쉬고 있다. 특히 기후변화로 예전에는 남쪽에서부터 차례로 피던 꽃이 전국에서 동시다발로 피고 지는 바람에 전국을 이동하며 꿀을 따는 양봉 업자들의 수입도 반토막 났다. 개화 시기에 맞춰 꿀을 모으던 이동식 양봉 방식이 붕괴되고 있는 것이다.
수분(꽃가루받이) 매개 역할로 식물의 번식을 돕는 꿀벌의 실종은 과수 농가의 위기로 이어지고 장기적으로는 식량 생산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데 정부는 꿀벌 폐사의 가장 큰 원인으로 양봉농가들이 꿀벌 응애를 제대로 방제하지 못한 것을 지목하고 있다. 이에 대해 농가들은 자연생태계 파괴로 인한 기후변화가 주요 원인인데도 농가에 책임을 돌리고 있다며 반발한다.
양봉농가들은 다른 축산업에 비해 영세농의 비중이 높아 꿀벌 폐사로 인한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정부와 지자체는 피해 농가들의 경영 안전을 위해 꿀벌·사료 구매 비용은 물론 자연재해에 준하는 지원에 나서야 한다. 꿀벌에게 먹이를 제공하는 밀원수 조림을 확대해 생태계 보호에 힘쓰는 한편 기후 위기에 대한 대응도 한층 강화해야 할 것이다.
광주시에 따르면 올해 지역 양봉농가 168곳 중 90%가 넘는 156곳에서 꿀벌이 사라지는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전체 벌통 2만 통 중 62%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전남도 역시 양봉농가 2169곳 중 94.1%인 2042곳, 벌통 수를 기준으로 하면 26만 7000통 중 60%인 16만 통에서 꿀벌이 집단 폐사했다. 양 지역 모두 피해 규모가 지난해보다 1.6배 이상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