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램덩크 - 김미은 문화부장
2023년 02월 09일(목) 00:15 가가
캔버스에 스케치를 하듯, 주인공 한 명 한 명이 극장 스크린에 소환된다. 강백호·정대만·서태웅·송태섭·채치수 등 북산고 5인방 ‘완전체’가 화면을 가득 채울 때 작은 탄성이 나왔다. ‘포기하는 순간 경기는 끝나는 겁니다’ 등 명대사와 함께 강렬한 록음악에 맞춰 진행되는 경기 장면은, 결과를 알고 있음에도 손에 땀을 쥐게 했다. 만화책으로 읽었던 ‘슬램덩크’의 주인공들이 마치 진짜 경기를 하는 것처럼 코트를 누빌 때, 어느 덧 시간은 ‘그때 그 시절’로 옮겨갔다. 영화는 ‘슬램덩크’ 원작을 보지 않았어도, 충분히 흥미롭게 관람할 수 있다.
애니메이션 ‘더 퍼스트 슬램덩크’ 열풍이 거세다. 관객 240만 명을 넘어서며 박스 오피스 1위를 질주 중이고, 편의점에서도 만화 전집을 판매하고 관련 와인 상품도 출시되는 등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노우에 다케히코 원작의 만화 ‘슬램덩크’는 일본에서 1990년, 국내에서는 1992년 발간됐고 TV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됐다.
청춘의 시절을 함께 넘어온 만화책에 대한 애호가들의 사랑은 끝이 없다. 신일숙의 ‘아르미안의 네 딸들’ 레트로판 20권 세트 북 펀딩에는 1억 3000여만 원이 순식간에 모였고, ‘혁명의 뜨거움’을 알게 했던 김혜린의 ‘북해의 별’(15권) 재발매 펀딩액도 6500만 원에 달했다. 두 작품 모두 순정만화를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필독서’였다.
또 ‘식객’으로 유명한 허영만의 ‘오! 한강’은 한국 현대사와 관련된 최고의 교과서였고, 어렵게 구해서 본 그의 작품 ‘벽’은 다양한 인간 군상을 만날 수 있는 명작이었다. 올해 탄생 40주년을 맞아 극장판 재개봉을 앞두고 있는 ‘아기공룡 둘리’의 주인공 둘리와 희동이, 고길동, 또치, 도우너, 마이콜은 또 얼마나 좋은 친구였던가.
요즘에는 웹툰이 인기라고 하지만, 종이 만화책이 주는 즐거움은 여전하다. 전일빌딩 245 3층에 문을 연 광주시립 디지털정보도서관은 웹툰과 함께 종이 만화책을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는 공간이다. ‘슬램덩크’ ‘아르미안의 네 딸들’ 등 화제작들이 즐비하니 만화의 세계에 빠져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김미은 문화부장mekim@kwangju.co.kr
요즘에는 웹툰이 인기라고 하지만, 종이 만화책이 주는 즐거움은 여전하다. 전일빌딩 245 3층에 문을 연 광주시립 디지털정보도서관은 웹툰과 함께 종이 만화책을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는 공간이다. ‘슬램덩크’ ‘아르미안의 네 딸들’ 등 화제작들이 즐비하니 만화의 세계에 빠져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김미은 문화부장me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