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딘가에는’ 시리즈
2023년 01월 12일(목) 00:30 가가
“세상에 이런 김밥도 있구나.” 오래 전 처음 이 음식을 처음 접했을 때 든 생각이다. 예전과 달리 요즘엔 별의별 김밥들이 세상에 나와 있지만 단연코 가장 독특한 김밥은 바로 이 음식일 것이다. 밥으로만 만 속 없는 김밥, 오징어와 어묵 무침, 무김치(섞박지라는 이름은 나중에 알았다)가 어우러진 김밥이라니. 바로 충무김밥 이야기다.
충무김밥의 고향 통영에 놀러갔을 때, 당연히 먹을거리 일순위는 충무김밥이었다. ‘원조’를 고집하는 스타일은 아닌 터라 길게 줄이 늘어선 가게 대신, 강구항의 여러 충무깁밥집 중 한 곳에 들러 김밥을 먹었다.
지난해 말 출간된 ‘어딘가에는 원조 충무김밥이 있다’를 읽으며 충무김밥에 대한 궁금증을 풀었다. 예전에는 오징어와 어묵 대신 꼴뚜기가 들어갔었다는 사실, ‘빨간 다라이에 담겼던 뱃머리 김밥’에서 유래했다는 사실 등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았다. 그리고 충무김밥의 화룡점정이라는 시락국(시래기) 이야기까지.
통영 사람이 쓰고 통영의 ‘남해의 봄날’이 출간한 책은 ‘어딘가에는 OOO이 있다’ 시리즈 중 한 권이다. 이 시리즈는 ‘남해의 봄날’을 비롯해 강원 고성 ‘온다프레스’, 충북 옥천 ‘포도밭출판사’, 대전 ‘이유출판’, 순천 ‘열매하나’ 등 다섯 개 지역 출판사가 기획했다. ‘지역’에 대한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해 보려 뭉친 출판사들은 서울이나 수도권이 아닌 곳에서 생활과 일을 아름답게 꾸려 가는 사람들이 전하는 지역의 독특한 문화와 삶의 반짝이는 기록을 담아냈다.
‘어딘가에는 마법의 정원이 있다’(열매하나)는 생태문화 기획자로 활동하고 있는 장성해 작가가 ‘순천’과 ‘정원’을 주제로 쓴 책이다. 식물과 정원이 동네 사람들의 일상을 어떻게 변화시켜왔는지 기록한 책으로 올해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열리는 순천과 맞춤한 이야기다. 또 대전의 철공소 거리, 옥천의 이주 여성 투쟁기도 함께 나왔다.
지방 소멸이 화두로 떠오르며 관심이 높아진 게 ‘로컬’이다. 현지 토박이와 그곳에 터를 잡고 살아가는 사람들만이 풀어낼 수 있는 ‘다른’ 이야기가 더 많이 전해지면 좋겠다. 흑산도 홍어와 고흥 유자 이야기도 만나고 싶다.
/김미은 문화부장 mekim@kwangju.co.kr
지난해 말 출간된 ‘어딘가에는 원조 충무김밥이 있다’를 읽으며 충무김밥에 대한 궁금증을 풀었다. 예전에는 오징어와 어묵 대신 꼴뚜기가 들어갔었다는 사실, ‘빨간 다라이에 담겼던 뱃머리 김밥’에서 유래했다는 사실 등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았다. 그리고 충무김밥의 화룡점정이라는 시락국(시래기) 이야기까지.
지방 소멸이 화두로 떠오르며 관심이 높아진 게 ‘로컬’이다. 현지 토박이와 그곳에 터를 잡고 살아가는 사람들만이 풀어낼 수 있는 ‘다른’ 이야기가 더 많이 전해지면 좋겠다. 흑산도 홍어와 고흥 유자 이야기도 만나고 싶다.
/김미은 문화부장 me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