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권의 중국 교류 협력, 그 발자취와 과제- 이현진 전 목포시 국장·경영학 박사
2022년 12월 23일(금) 00:30
어느새 12월도 하순으로 접어들었다. 올 한 해도 세월의 길모퉁이를 지나 서서히 저물어 가고 있다. 흔히 이맘때면 지나온 시간들 속에서 역사성을 지닌 흔적을 되돌아보거나 자기 주변의 삶을 반추해 보며 다가올 미래에 대한 결의를 다지는 경우가 많다.

올 한해 우리에게 와 닿았던 중요한 이슈 중 하나는 ‘한중 수교 30년’이다. 그동안 두 나라는 지리적 인접성, 경제적 상호 보완성, 문화적 유사성 등에 기초해 급속한 관계 발전을 이룩했다.

이 과정 속에서 목포시는 범세계 차원으로 확장된 지방의 기능을 능동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롄윈강(連雲港), 상하이, 샤먼 등 중국의 주요 도시들과 내실 있는 교류를 추진하는 등 지방정부 차원의 인적·물적 교류 확대에 적잖은 기여를 해왔다.

특히 한중 수교가 이루어진 지 두 달 만에 자치단체로는 최초로 롄윈강시와 국제 자매결연 협정을 체결하여 지방 외교의 물꼬를 트고 환황해 경제권 발전을 선도하는 기틀을 마련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역사적 기록이다.

따라서 두 도시 간 자매 교류가 시작된 1992년은 대한민국 지방자치사에 큰 획을 긋는 역사적인 해라고 평가받기도 한다. 30년 전의 주변 여건이나 시대 상황을 감안할 때, 목포시가 미 수교 국가였던 중국의 지방 도시와 최초로 국제 자매 관계를 맺고 오늘에 이르기까지 활발한 교류를 이어오고 있다는 것은 대단한 의미를 지닌다.

지방정부의 국제 교류는 행정 측면뿐만 아니라 사회적, 문화적 그리고 경제적으로도 다양하고 광범위한 파급 효과를 수반한다. 이런 점에서, 그동안 걸어온 목포시 국제 교류의 발자국 하나하나가 지방화·국제화의 길라잡이 역할을 하고 있다.

한때는 지방 외교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지금은 얼어붙은 한중 관계로 수교 30주년이 무색할 지경이다. 이를 기념하는 행사도 많지 않고 두 도시 관계의 미래를 기대하는 전망도 그전만큼 들려오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이런 현실을 막연하게 지켜보고만 있을 수는 없다.

이제 우리는 수교 30주년을 보내고 새로운 30주년을 맞이하는 분기점에 서있다. 우리가 좋아하든 그렇지 않든 한중 관계는 더욱 긴밀하게 되고, 중국은 우리에게 새로운 부담과 기회를 동시에 제공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부터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과제가 남는다. 미래를 설계한다는 것은 과거를 살펴보면서 오늘의 상황과 변화를 새로운 시각과 냉철한 안목으로 이해하는 데서부터 출발점을 찾아야 한다.

따라서 지금 이 시점에서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목포시가 지방 차원의 국제교류를 최초로 견인한 도시라는 자부심, 또한 그 도시에 살고 있는 명예로운 시민이라는 자긍심을 일깨우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이와 함께 모든 시민이 함께 참여하여 소통할 수 있는 ‘중국 관련 민관협의체’ 구성도 서둘러야 한다.

그 다음으로는 목포가 황해 경제권에서 차지하는 비중에 걸맞은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목포를 비롯한 신안·무안·진도·강진 등 서남권이 가진 강점들을 활용한 미래의 먹거리 발굴에 주력해야 한다.

특히 ‘바다와 섬’은 미래의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는 만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역 관광 자원과의 연계, 다양한 스포츠 인프라 구축(요트·낚시) 등 실질적으로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연계안을 마련해야 한다. 다가오는 새해에는 새로운 마음가짐과 희망으로 새 시대의 도전에 대응하는 많은 일들을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의 안팍을 보는 시각도, 또 그 시야도 근본적으로 달라져야 한다. 새로운 상황에서는 그에 맞는 시대 인식과 안목을 갖추어야 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질서의 대두와 함께 그동안의 낡은 가치 체계도 바뀌어야 한다. 이제 사회 구성원 모두가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보다 활기찬 마음으로 새로운 시대를 열기 위한 힘찬 두드림이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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