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암저수지를 최고 명품 호수로 만들자- 고준일 전남대 공업기술연구소 선임연구원
2022년 12월 22일(목) 00:30
최근 광주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가 있다면, 아마도 풍암저수지 수질 개선 문제가 아닌가 싶다. ‘매립’과 ‘수면적 축소’라는 다소 자극적 단어들로 도배돼 본질이 왜곡되면서 가짜 뉴스까지 재생산되는 실정이다. 이에 처음부터 ‘풍암호 수질 개선 태스크포스’(이하 TF)에 참여했던 위원의 한 사람으로서 그동안의 진행 경과와 함께 풍암호수 공원 개발의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먼저 민간공원 특례사업이란 도시관리계획 상 공원 용지로 지정됐지만, 장기간 공원으로 조성되지 않는 경우 개인의 재산권을 침해하지 않도록 기존의 도시공원 용도를 자동으로 해제하는 공원 일몰제 시행에 따라, 민간 사업자가 공원을 조성해 주는 대가로 일부 용지를 개발하도록 허용하는 제도다.

풍암호 수질 개선은 광주에서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하는 중앙공원 1지구에 대한 민간공원 특례사업의 일환으로 민간공원 사업자가 제안해서 시작된 사업이다. 사업자와 관할 기초단체인 광주 서구청은 2019년부터 3년 동안 풍암호 수질 개선을 위해 각 분야 전문가, 풍암저수지 관리 기관, 환경단체 대표 등으로 구성된 TF를 운영하면서 수질 개선을 위한 12가지 가이드 라인을 정하고 그에 따라 사업자는 현재의 수질 개선안을 도출했다.

풍암저수지는 지리적 특성으로 인해 강우 시 풍암아파트 단지, 월드컵 경기장 등에서 부영양화를 일으키는 질소, 인 외에도 토사, 협잡물 등이 한꺼번에 유입되면서 현재와 같은 심각한 녹조 현상을 유발하고 바닥에 퇴적되면서 점차 수심이 얕아지는 습성 천이의 초기 단계 현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외부 오염 물질과 토사가 지속해서 유입되는 현 상태를 유지하게 되면 녹조로 인한 남세균 독소 물질이 발생해 시민 건강을 위협하고, 퇴적물 제거를 위한 주기적 준설로 생태계의 지속적인 유지가 곤란한 상황이 될 것이다. 이에 따라 TF에서는 외부 오염물질을 완전 배제하고, 내부 순환 자연 습지를 조성하는 현재의 수질 개선안을 사업자에게 권고했다.

권고한 풍암호 수질 개선 방식은 철저한 현황 조사와 과학적 분석을 통해 사업자가 감당할 수 있고, 관리 주체인 광주시가 수용할 수 있으며, 주민들이 합리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대안으로 수립됐다.

처음 TF에서는 신기술이 적용된 기계식 처리 장치를 검토했으나 수백억 원이 넘는 초기 투자비, 연간 수십억 원의 유지 관리비, 위화감을 일으키는 대규모 기계실, 기후 위기 대응에 역행하는 에너지 사용 문제 등으로 그 안을 배제했다. 또한 화학 응집제 등을 살포하는 ‘석촌호수’ 방식도 검토했으나 석촌호수와 달리 하류에 대규모 농경지가 위치한 서창천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 화학약품 사용 방식 또한 배제하기로 했다.

일부에서는 여전히 현 풍암저수지 외형을 유지하는 원형 보전 수질 개선 방식을 주장하고 있으나 그들이 주장하는 ‘원형’이라는 것도 70여 년 가까운 풍암저수지 역사에서 겨우 10여 년 전에 인공으로 조성된 것에 불과하다. 특히 풍암저수지는 이제 농업용 저수지 기능도 폐지됨에 따라 더 이상 45만 톤이라는 관리조차 버거운 저수량을 유지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풍암저수지가 단순히 물만 보는 저수지가 아니라 시민들이 산책하며 발도 담글 수 있고, 다양한 놀이시설도 즐기고, 새벽이면 토끼가 내려와 물도 마실 수 있는 자연과 함께하는 대한민국 최고의 명품 호수 공원으로 재탄생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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