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살 소년, 조선시대로 타임슬립
2022년 12월 21일(수) 20:25
이민아·지은지 공동 ‘어느 날, 노비가 되었다’ 출간
열두 살 소년 시혁이는 어느 아침에 조선 시대로 넘어가고 만다. 아빠의 기일 날 추모 공원 근처에서 반짝이는 흰 돌멩이를 발견하고 집으로 돌아와서 생긴 일이다. 사실은 그날 밤 휴대폰 게임을 하다 스르르 잠이 들었는데, 눈을 떠보니 대나무 숲 한가운데였다. 시혁이가 주운 흰 돌멩이의 정체는 소원을 들어주는 신비한 돌이었던 것이다.

조선시대로 타임 슬립 한 소년의 이야기를 다룬 동화 가 출간돼 눈길을 끈다.

광주 출신 이민아 동화작가와 지은지 동화작가가 펴낸 ‘어느 날, 노비가 되었다’(2권·지학사아르볼)는 작가의 상상력과 현대의 과학 지식이 결합된 작품이다.

동화는 두 개 또는 그 이상의 연결된 타임라인을 매개로 펼쳐진다. 특히 소년이 어느 날 과거로 회귀해 조선시대 노비 개똥이가 된다는 설정은 사뭇 이색적이다. 고 대감댁 노비라는 상황 설정은 흥미로우면서도 웃음을 유발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빨래는 세탁기가, 청소는 청소기가, 밥은 밥솥이 해주던 것을 바라만 보던 시혁이었다. 그런데 노비의 신분이 되자 자신이 그러한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현대 과학과 발명품으로 편리한 삶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며 사는 삶을 더 누릴 수 없다.

이야기의 무대는 한양 근처의 천석 마을. 시혁이는 노비들의 밥상을 보며 학교 급식을 떠올리고, 고구마를 보며 고구마 피자를 떠올린다. 그리고 초롱이, 팔복이 등 여러 인물을 만나면서 오해와 갈등도 겪는다.

작가들은 시혁이의 시선을 통해 과거 우리 조상들의 삶의 모습과 생활상을 보여준다. 부조리한 신분제도를 바탕으로 등장인물 간의 관계와 처지를 이야기 속에 용해시켜 아이들에게 신분제도의 부조리함을 느끼도록 주안점을 뒀다.

무엇보다 군데군데 카툰과 삽화를 배치해 보는 맛, 읽는 맛을 더했다. 웃음과 과학 지식이 한권에 담겨 있어 책을 읽는 묘미를 선사한다.

한편 이민아 작가는 광주 풍암고를 졸업했으며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지구과학교육을 전공했다. 현재 고등학교 교사로 재직 중이며 중학독서평설 ‘꿈꾸는 과학의 세상 뒤집기’ 연재에 참여했다. 지금까지 ‘누가누가 더?’ 등을 펴냈다.

지은지 작가는 연세대 신소재공학을 전공했으며 박사학위를 받았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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