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트리-박성천 여론매체부 부국장
2022년 12월 12일(월) 01:00
예수님 탄생을 기념하는 성탄절(12월 25일)이 다가오면서 도심 곳곳에 크리스마스 트리가 등장했다. 어두컴컴한 하늘을 배경으로 반짝이는 오색의 불빛은 보는 이의 마음을 푸근하게 한다. 삼각형 모양의 나무에 다양한 전등과 종 등을 달아 장식한 크리스마스 트리는 연말연시를 상징하는 시그니처이기도 하다.

크리스마스는 ‘그리스도’(christ: 메시야)와 ‘마스’(mass: 미사)가 결합된 말이다. 즉 그리스도의 탄생을 축하하고 예배하는 날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한국어로는 성탄절, 불어로는 노엘, 독어로는 바이나흐텐이라고 한다. 로마 역서에 따르면 크리스마스 축제는 336년경 로마에서 시작돼 오늘날은 많은 국가에서 12월 25일을 크리스마스로 기념하고 있다.

크리스마스의 상징인 트리와 관련해서는 몇 가지 설이 전해온다. 그 가운데 영국 출신으로 독일에서 전도 활동을 펼쳤던 성 보니파티우스로부터 유래됐다는 이야기가 대표적이다. 보니파티우스는 게르만족이 나무에 사람을 제물로 바치는 것을 보고는 악습을 끊어내기로 결심한다. 그는 나무를 모두 베어내 인질들을 구했고 이에 감동한 이들이 나무를 둘러싸고 예배를 드리게 됐다. 후일 나무에 장식을 달게 되면서 오늘날과 같은 크리스마스 트리로 발전되었다는 것이다.

독일의 종교학자 루터에서 비롯됐다는 설도 있다. 어느 날 어두운 숲길을 걷던 루터는 은은한 달빛이 나무 위로 쏟아지는 모습에 큰 감명을 받는다. 보잘 것 없는 인간도 예수님이라는 빛을 받으면 달빛에 나무가 반짝이는 것처럼 변할 수 있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루터는 나무에 별 모양의 장식품과 촛불을 달아 기념을 했고, 이것이 크리스마스 트리가 됐다는 얘기다.

며칠 전부터 옛 도청 광장에도 크리스마스 트리가 불을 밝히기 시작했다. 밤하늘을 물들이는 트리는 조형미와 함께 성스러움을 선사한다. 고대 그리스와 히브리인들에게 상록수는 생명을 상징했다. 옛 도청 광장이 생명과 평화의 빛으로 물드는 모습은 깊은 울림을 준다. 다사다난했던 올해도 며칠 남지 않았다. 크리스마스 트리의 빛이 온 누리에 퍼져 나가길 기원한다.

/박성천 여론매체부 부국장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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