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의 정치학-임동욱 선임기자·이사
2022년 12월 06일(화) 00:30 가가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이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 16강에 진출하며 이태원 참사로 깊은 상처를 입은 사회 전반에 새로운 희망의 동력이 되고 있다. 우리 대표팀에 속한 H조는 포르투갈, 우루과이, 가나 등 각 대륙의 강팀들이 버티고 있어서 전망은 그리 밝지 않았다. 우루과이와의 1차전에서 무승부로 선방했던 대표팀이 가나와의 2차전에서 석패하면서 16강 진출의 꿈은 멀어지나 싶었다. 하지만 우승 후보로 꼽혔던 포르투갈과의 3차전에서 극적인 역전승을 만들어내면서 16강에 진출, 믿기 힘든 신화를 다시 써 내려가고 있다.
16강 진출의 쾌거는 대표팀 선수들의 불굴의 투지가 원동력이었다는 평가다. ‘마스크 투혼’의 손흥민 선수를 중심으로 모든 선수들이 한 몸이 되어 끝까지 최선을 다하면서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 신화를 소환하고 있다. 한일 월드컵 당시만 해도 개최국이라는 점에서 1승 정도는 거두지 않겠느냐는 소박한 기대감 정도가 있었다. 16강 진출은 그야말로 대성공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결과는 4강 진출이었다. 대표팀 선수들의 빛나는 투혼과 국민적 응원이 결집되어 신화를 만든 것이다. 이번 카타르 월드컵도 그때의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아 6일 새벽 8강 진출을 놓고 치러지는 세계 최강 브라질과의 일전이 오히려 기다려지고 있다.
이와는 정반대의 현실도 있다. 바로 정치판이다. 불안한 국제 정세와 민생 경제 침체의 그늘 속에서 그야말로 역대급 정쟁이 펼쳐지고 있다. 힘을 모아도 시원치 않을 판에 협치는 실종되고 저주만 난무하고 있다. 여권에서는 ‘이재명 구속’의 목소리가, 야권에서는 ‘윤석열 퇴진’의 구호마저 나오고 있다. 이태원 참사의 진상 조사도 점차 정쟁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내년도 예산안의 법정 기한(2일) 처리도 어겼다. 정쟁의 끝이 보이지 않으면서 민생은 멍들어 가고 있다.
축구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수비와 공격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 신뢰와 협력이 핵심이다. 정치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정쟁은 결국 공멸로 이어진다는 점을 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정치권은 되새겨야 할 것이다.
/임동욱 선임기자·이사 tu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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