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사자 장기 기증은 최후의, 최고의 선행- 박행순 전남대 명예교수, (전)카트만두대학교 객원교수
2022년 11월 30일(수) 00:30 가가
한 달 전의 이태원 참사로 중상을 입고 투병 중이던 우리 국군 장병이 뇌사 판정을 받자 부모가 아들의 장기를 기증하여 여러 사람을 살렸다.
제주 출신 김유나 양은 2016년 미국 유학중이던 19세 때, 교통사고로 뇌사 상태에 빠졌다. 부모(김제박·이선경 씨)는 딸의 장기와 조직을 기증하여 미국·캐나다·멕시코 등에서 투병하던 27명의 환자들에게 새 삶을 선물했다.
텍사스에 살던 킴벌리는 두 살 때부터 앓던 소아 당뇨 합병증으로 신장이 망가져 투석을 받던 중 열아홉 살 되던 해에 기적처럼 동갑내기 유나 양의 신장과 췌장을 이식 받았다. 그녀는 (재)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이하 운동본부) 설립 30주년 되는 2020년, 김 양의 4주기 기일에 제주에서 행해진 운동본부의 동백나무 식수식에 건강한 모습으로 참석하여 고인을 추모했다. 킴벌리를 얼싸안은 김 씨 부부는 딸이 살아온 듯, 감동의 눈물을 흘렸고 이들은 새로운 가족이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수혜자와 기증자가 병원을 통해 간접적으로 서신 교류 정도를 할 수 있을 뿐이다.
장기 기증은 생체 기증과 뇌사자의 장기 기증으로 나눈다. 생체 기증 시에는 신장 한 개, 간장의 부분, 폐의 부분 기증이 가능하다. 뇌사자는 장기 외에 조직(뼈·피부·근막·심장판막·인대·연골·혈관·신경·각막 등)을 기증할 수 있고 수혜자가 100여 명이 되기도 한다.
식물인간은 뇌사자와 구별된다. 식물인간은 말 그대로 식물처럼 운동 능력이 없고 뇌 손상으로 주변 환경에 대한 인지능력이 없다. 그러나 스스로 호흡하고 자극에 반응하며 맥박·체온·혈압이 유지되는 상태로 수년 간 생존하기도 한다. 따라서 식물인간은 장기 기증 고려 대상이 아니다.
뇌사자는 전체 뇌 손상으로 자발 호흡을 할 수 없고 어떠한 자극에도 무반응이며 회생 불가능한 상태이다. 평탄 뇌파가 30분 이상 지속되는 경우, 뇌사판정위원회에서 정밀 검사를 통해 최종 뇌사 판정을 한다. 뇌사 환자는 대개 일 주일 내에 심장도 멎고 그때에는 장기 기증은 할 수 없고 각막 등 조직 기증만 가능하다.
신장내과 의사로써 23년간 뇌사자 가족들에게 장기 기증을 권유하고 이식으로 연결시킨 박성광 교수가 최근에 ‘심장이 멎기 전, 안녕 내 사랑’을 출간하였다. 책 표지 앞뒷면에는 5개월 아기부터 85세 할아버지까지 57명 기증자의 사진들이 실려 있다. 신장을 이식 받은 수년 후 뇌사 상태에서 간 기증자가 된 세 분, 아들이 각막을 이식 받고 아버지가 각막 기증으로 보은한 사례, 22세 여성이 9명에게 장기를 기증하고 영면한 사연 등. 가히 ‘생명 이어달리기’이다.
우리나라의 뇌사 장기 기증자는 인구 백만 명 당 미국의 38명, 스페인의 37명에 비해 9명으로 현저하게 낮다. 이는 부모에게 물려받은 신체를 훼손할 수 없다는 유교 사상 때문일 것이다. 대부분 기증자나 가족들은 기독교, 천주교, 불교 신자들이었다.
한 뇌사 환자의 장기(심장, 간, 폐, 췌장, 소장과 신장 2개, 각막 2개) 기증으로 다른 치료 방법이 없는 9명의 말기 환자를 살릴 수 있다. 운동본부는 2008년에 9월 9일을 ‘장기기증의 날’로 제정하였다.
필자는 다음 두 가지를 제안한다. 첫째, 뇌사자 한(1) 사람이 아홉(9) 사람을 살린다는 의미를 좀 더 확실히 부각하도록 1월 9일로 장기 기증의 날을 바꾸는 것이다. 둘째, 현행법을 개정하여 원하는 장기 기증자와 수혜자의 만남을 허용하는 것이다.
뇌사자 장기 기증은 인생길에서 할 수 있는 최후의, 최고의 선행이다. 예전에는 헌혈을 기피했지만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동참한다. 뇌사자 장기 기증도 헌혈처럼 긍정적으로 바뀌기를 기대한다.
장기 기증 신청 기관으로는 한국장기조직기증원,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 운동본부 등이 있다. 인터넷으로 신청하거나 보건소에 방문하여 신청하고 운전면허증에 장기 기증 등록 사실을 기재할 수 있다. 필자의 운전면허증 왼쪽 하단에도 ‘장기·조직 기증’이라고 인쇄된 문구가 있다.
제주 출신 김유나 양은 2016년 미국 유학중이던 19세 때, 교통사고로 뇌사 상태에 빠졌다. 부모(김제박·이선경 씨)는 딸의 장기와 조직을 기증하여 미국·캐나다·멕시코 등에서 투병하던 27명의 환자들에게 새 삶을 선물했다.
뇌사자는 전체 뇌 손상으로 자발 호흡을 할 수 없고 어떠한 자극에도 무반응이며 회생 불가능한 상태이다. 평탄 뇌파가 30분 이상 지속되는 경우, 뇌사판정위원회에서 정밀 검사를 통해 최종 뇌사 판정을 한다. 뇌사 환자는 대개 일 주일 내에 심장도 멎고 그때에는 장기 기증은 할 수 없고 각막 등 조직 기증만 가능하다.
신장내과 의사로써 23년간 뇌사자 가족들에게 장기 기증을 권유하고 이식으로 연결시킨 박성광 교수가 최근에 ‘심장이 멎기 전, 안녕 내 사랑’을 출간하였다. 책 표지 앞뒷면에는 5개월 아기부터 85세 할아버지까지 57명 기증자의 사진들이 실려 있다. 신장을 이식 받은 수년 후 뇌사 상태에서 간 기증자가 된 세 분, 아들이 각막을 이식 받고 아버지가 각막 기증으로 보은한 사례, 22세 여성이 9명에게 장기를 기증하고 영면한 사연 등. 가히 ‘생명 이어달리기’이다.
우리나라의 뇌사 장기 기증자는 인구 백만 명 당 미국의 38명, 스페인의 37명에 비해 9명으로 현저하게 낮다. 이는 부모에게 물려받은 신체를 훼손할 수 없다는 유교 사상 때문일 것이다. 대부분 기증자나 가족들은 기독교, 천주교, 불교 신자들이었다.
한 뇌사 환자의 장기(심장, 간, 폐, 췌장, 소장과 신장 2개, 각막 2개) 기증으로 다른 치료 방법이 없는 9명의 말기 환자를 살릴 수 있다. 운동본부는 2008년에 9월 9일을 ‘장기기증의 날’로 제정하였다.
필자는 다음 두 가지를 제안한다. 첫째, 뇌사자 한(1) 사람이 아홉(9) 사람을 살린다는 의미를 좀 더 확실히 부각하도록 1월 9일로 장기 기증의 날을 바꾸는 것이다. 둘째, 현행법을 개정하여 원하는 장기 기증자와 수혜자의 만남을 허용하는 것이다.
뇌사자 장기 기증은 인생길에서 할 수 있는 최후의, 최고의 선행이다. 예전에는 헌혈을 기피했지만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동참한다. 뇌사자 장기 기증도 헌혈처럼 긍정적으로 바뀌기를 기대한다.
장기 기증 신청 기관으로는 한국장기조직기증원,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 운동본부 등이 있다. 인터넷으로 신청하거나 보건소에 방문하여 신청하고 운전면허증에 장기 기증 등록 사실을 기재할 수 있다. 필자의 운전면허증 왼쪽 하단에도 ‘장기·조직 기증’이라고 인쇄된 문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