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 상황에 따른 대통령의 리더십- 한 국 환 경영학 박사
2022년 10월 18일(화) 23:00
지난 10월 9일은 ‘한글날’로 훈민정음 반포 576돌을 기념하며 한글이 갖는 우리 민족의 상징성과 가치를 되새기는 날이었다. 이에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 시대를 돌아보고, 윤석열 대통령의 리더십을 보며 국가 통치자의 리더십을 논의하고자 한다.

고려 말 조선 초에 남쪽엔 왜구, 북쪽엔 여진족의 약탈이 심했다. 그러자 세종은 왜구의 소굴이던 대마도를 이종무로 하여금 정벌케 했으며, 여진 침입에 대해서는 4군(압록강)과 6진(두만강)을 설치하여 국방을 튼튼히 했다. 또한 당시 가뭄과 흉년이 지속되자 농사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측우기를 만들었고, 영농법을 정리한 ‘농사직설’, 충효에 관한 ‘삼강행실도’를 편찬하였다.

그러면서 백성들이 한자로 기록된 책을 읽지 못하자 세종은 쉽게 배울 수 있는 문자의 필요성을 깨닫게 되었다. 이에 세종은 ‘새로운 문자’를 만드는 일을 ‘국가 프로젝트’로 하여 집현전 학자들은 중국어, 산스크리트어, 몽골어, 여진어 등의 자료를 수집·분석하였다. 그런데 그 와중에 두 아들과 부인 소헌왕후까지 연이어 잃게 되는 가정 악재가 겹쳤고 최만리 등이 반대 상소를 올렸다. 하지만 세종은 뜻을 굽히지 않고 ‘설득의 리더십’으로 ‘훈민정음’을 창제하였다. 이는 오로지 백성을 위한 ‘문자의 대혁명’으로, 오늘날 IT시대의 우리도 그 혜택을 맘껏 누리고 있다.

대한민국 민주화 이후 김대중(DJ) 정부의 사례도 본보기가 될 수 있다. DJ는 경제적으로 힘들었던 IMF를 조기 극복했고 미·일, 러·중, 북한 등과 활발한 외교 활동을 펼쳤으며 세계를 움직이는 거장들, 손정의·빌 게이츠·앨빈 토플러 등과 잇따라 접촉하며 미래 비전을 펼쳐나갔다. 특히 DJ는 정보시대를 예견하고 국정과제로 ‘21세기형 인프라 구축’을 위해 초고속 인터넷으로 정보의 대중화를 실현했으며, ‘세계에서 컴퓨터를 가장 잘 쓰는 나라 만들기’를 위해 컴퓨터를 대대적으로 공급·교육하여 IT강국의 기반을 조성했다. 그는 시대의 흐름에 대한 식견과 결단력, 그리고 국가의 미래 지향적 포지션으로 ‘비전 리더십’을 발휘하여 ‘정보의 혁신’을 이뤄 현재 여러 분야에서 그 결실이 이어지고 있다.

현 윤석열 정부의 출범 초기 국정 지지도는 사상 최저 수준이다. 지난 9~10월 여러 여론조사에서 긍정 평가는 24~32%, 부정 평가는 63~71.3%로 나타났다. 대부분 대통령의 정제되지 않은 가벼운 언행, 경험·자질 부족, 외교 미숙, 독단적 일처리 때문이다. 고령화와 저출생, 저성장, 양극화에 대한 대책도 뚜렷이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결과에 대해 대통령은 먼저 본인을 돌아보는 한편, 국정을 냉철히 점검하여 검증되지 않은 정책과 행정 시스템을 세심히 살펴 국민이 정부를 심히 걱정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물가·환율·금리의 폭등으로 인한 경제 위기의 해결책 제시가 절실한데 여야 정치권은 서로 고소·고발만 일삼고 있다. 더군다나 현 국회는 여소야대다. 이런 정국에서 정부는 문제 해결을 위해 거대 야당과의 대화와 타협이 정치적 문법일진대 윤 대통령은 이재명 제1 야당 대표의 영수회담을 두 번씩이나 거절하는 모습은 참 안타깝다.

현명한 리더는 귀를 크게 열어 반대의 목소리까지도 경청해야 한다. 그러므로 국가 통치자는 현미경보다는 망원경으로 세상을 넓게 멀리 봐야 한다. 어려운 현안에 대해서는 적극 대처하되 미래 비전도 제시해야 한다. 원활한 소통을 위해 집무실을 이전했다면 현 여론을 직시하고 ‘관계 지향적 리더십’으로 야당과 협치하여 위기를 돌파해야 한다. 이순신 장군은 임진왜란 때 전장(戰場)에 다시 복귀할 당시 ‘12척밖에 남지 않은 배’, 그 어려운 환경을 탓하지 않았다. 위기의 나라를 위해 오직 불굴의 ‘애국 리더십’으로 승리했음을 배워야 한다.

한국은 세계 10대 경제 대국이며 선진국 반열에 올라섰기 때문에 외교가 더욱 중요하다. 그런데 외교의 뚜렷한 전략과 국익에 대한 고민 없이 행하는 대통령의 잦은 외교 실책은 큰 손상이다. 이제 우리나라가 서방 선진국 G7 국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강한 국력’을 키워갈 동력이 필요하다. 모두 대통령의 리더십에 성패가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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