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긴급자금 ‘실버론’도 변동금리…이자율 전년 2배↑
2022년 10월 13일(목) 07:00
10개월간 광주·전남 264명 국민연금 ‘긴급자금’ 대출
총 대출액 17억원…1인당 광주 640만·전남 670만원
59.2% ‘전·월세 보증금’…의료비 37.4%·장제비 2.8%
변동금리 적용에 4분기 대출이자 3.4% ‘3년 내 최고’
최근 10개월 동안 광주·전남에서 국민연금을 저당 잡히며 긴급자금을 빌린 ‘실버론’ 이용자가 260여 명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버론 이용자들은 1인당 평균 650만원 가량을 빌렸는데, 전체 대출금액의 60%가량은 전·월세 보증금을 내는 데 쓰였다.

고령층이 치솟는 전셋값과 의료비를 충당하기 위해 연금을 끌어다 급한 불을 끄고 있지만 최근 ‘금리 급등기’를 맞아 실버론 이자율이 지난해보다 2배 뛰면서 위기 가구에 대한 선제적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국민연금공단 광주지역본부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국민연금 노후긴급자금 대부’(실버론) 누적 이용자는 광주 1844명·전남 1500명 등 3344명으로, 지난해 10월 말(3080명)보다 8.6%(264명) 증가했다.

실버론은 만 60세 이상 국민연금 수급자(노령연금·분할연금·유족연금·장애연금)에게 긴급자금을 빌려주는 제도이다. 지난 2012년 5월 도입됐다. 이용자 대다수는 연금공제 방식으로 대출을 갚는다.

최근 10개월 동안 ‘실버론’을 이용한 광주 145명·전남 119명 등 264명은 17억2340만원을 빌렸는데, 1인당 650만원가량을 대출받은 셈이다. 지역별로 보면 평균 대출액은 광주 640만원·전남 670만원으로 나타났다. 실버론 운영 이후 10여 년간 광주·전남지역 평균 대출액은 490만원가량으로, 최근 들어 대출금액이 더 늘어났음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연금 제공>
지난 10개월간 광주·전남 실버론 이용 금액을 용도별로 보면 전·월세 보증금 명목의 1인당 평균 대출액은 820만원이었다. 이외 의료비 490만원, 배우자 장제비 800만원, 재해복구비 1000만원 등으로 나타났다.

광주·전남 실버론 이용자의 절반(50.4%)인 133명은 의료비 명목으로 대출을 받았다. 전·월세 보증금이 47.0%(124명), 배우자 장제비 2.3%(6명), 재해복구비 0.4%(1명) 등이 뒤를 이었다.

전체 대출금액 비중을 나눠보면 전·월세 보증금이 59.2%(10억2000만원)를 차지했고, 의료비 37.4%(6억4500만원), 배우자 장제비 2.8%(4800만원) 등 순으로 나타났다.

실버론은 연대보증이나 담보가 없어도 대출을 받을 수 있어 고령 수급자의 호응을 얻고 있다.

조기 상환하더라도 수수료가 없으며 상환 원리금을 국민연금 수령액에서 공제 신청할 수 있다.

단 긴급자금 용도로 대부가 되기 때문에 대부 용도와 신청기한이 정해져 있다.

본인이나 배우자 명의로 주택임차계약을 맺을 때나 수급자·배우자 의료비를 낸 경우, 수급자 배우자가 사망한 경우, 수급자 또는 배우자가 자연재해 및 화재로 손해를 입은 경우 등에 한해 신청할 수 있다.

신청기한은 주택 전·월세 보증금의 경우 임차개시일 전·후 3개월 이내(갱신계약은 갱신계약일로부터 3개월 이내)여야 한다. 배우자 장제비는 사망일로부터 3개월 이내, 의료비는 진료일로부터 6개월 이내, 재해복구비는 재해발생일 또는 재난지역 선포일로부터 6개월 이내이다.

대부 최고한도는 1000만원이며, 연간 국민연금 수령액의 2배 이내에서 대출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매달 받는 연금액이 30만원인 수급자가 의료비로 1000만원이 필요한 경우 연간 수령액 360만원의 2배인 720만원까지 빌릴 수 있다. 대부금 상환은 최대 5년 이내 원금 균등분할방식이며, 거치 기간을 두는 경우 최장 7년까지 상환할 수 있다.

이자율은 5년 만기 국고채권 수익률에 연동한 분기별 변동금리를 적용한다. 연체 이자율은 대부 이자율의 2배가 적용된다.

올해 4분기 이자율은 3.40%로, 변동금리가 적용되면서 최근 3년 내 최고를 기록했다. 같은 분기 기준 2020년 1.12%, 지난해 1.69%이었던 이자율은 올해 들어 2~3배 수준으로 뛰었다.

/백희준 기자 bhj@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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