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좁아진 교원 임용문…더 속터진 예비 교원들
2022년 09월 28일(수) 20:40
내년 광주 초등교사 단 6명 선발, 9년새 98% 급감…전남도 67% 줄어
광주교대생 중도탈락율 4년새 4배↑…중등교사도 광주 60·전남 20%↓
임용준비생들 “해도 너무한다” 반발…전교조 정원 감축 저지 천막농성

/클립아트코리아

학령인구 감소 흐름 속에 정부가 교사 정원을 줄이고 있어 광주·전남 곳곳에서 한숨과 반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교육대와 사범대 졸업생은 그대로인데 반해 임용문은 바늘구멍 보다 좁아지고 있어 임용을 준비하는 학생과 일선 교사들의 한숨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28일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2023학년도 광주 초등학교 교사는 6명을 선발한다. 지난 2014년 300명을 뽑던 것에 비하면 9년 새 98% 급감한 것이다.

전남 초등교사 선발인원은 2015학년도 495명에서 2023학년도 163명으로 67% 감소했다.

교육부는 지난 5일 각 시도교육청에 2023학년도 교원 정원 2차 가배정 인원을 통보했다. 내년도 광주 초·중등 교원 정원의 감소폭은 전년보다 최대 3배 감소했다는 것이 광주시교육청 관계자의 설명이다. 전남도도 2023학년도 초등교원 정원은 50명, 중등교원 정원은 279명이 줄어든다.

정부가 내세운 교사 정원 감축의 핵심 명분은 학생 수 감소다. 교육청 관계자들은 교육부가 교원의 정원 자체를 줄이기로 결정하면서 당분간 초·중등 교원 선발인원이 다시 늘어나긴 어려울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결국 선생님의 꿈을 안고 교대와 사범대를 선택한 학생들의 한숨은 날로 깊어지고 있다. 대책도 없이 교원 감축 정책만 내놓는 것은 너무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임용 합격의 문이 좁아지면서 교육대학을 중도에 포기하는 학생들도 늘어나고 있다. 대학알리미 공시자료에 따르면 매년 300명 졸업하는 광주교대 학생들의 중도탈락율은 2017년 0.5%에서 2021년 2.3%로 4배 급증했다.

임용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의 시험 지원 경향도 달라지고 있다.

예전에는 연고지 위주로 지역을 결정해 임용시험에 지원했다면, 최근에는 연고가 없더라도 경쟁률이 낮거나 선발 인원이 많은 곳으로 지원하는 경향이 늘고 있는 것이다.

광주교대에 재학중인 김준형(24)씨는 “전국적으로 교원 선발인원이 줄다 보니, 연고가 아닌 지역이라도 일단 합격하고 보자는 분위기가 강하다”면서 “다른 지역에서 합격한 뒤, 원하는 지역으로 오기 위해 임용 재수를 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말했다.

임용고시를 포기하고 다른 길을 선택하는 학생까지 생기고 있다. 이름을 밝히기 꺼려한 광주교대생은 “좁아진 임용시험을 준비하는 것 보다는 확률이 높은 쪽으로 가야한다고 생각해 회계사를 준비중이다”고 말했다.

광주·전남 교원단체를 중심으로 반발 움직임까지 나오고 있다. 무작정 교원을 감축하는 것은 교육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당장 전교조 전남지부는 26일 전남도교육청 앞에서 교원정원 감축 저지를 위한 무기한 천막 농성에 돌입했다.

장관호 전교조 전남지부장은 “지난 70년간 전국 교원 정원이 감축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5년동안 교원이 감축되면 학생과 학부모가 떠나 전남이 사라진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교원 정원 감축에 따른 대책으로 예산을 지원하는‘기간제교사 채용’안을 내놓고 있지만,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간제 교사는 한시적 채용으로 줄어드는 교원정원의 90%까지만 채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동하 전남도교육청 장학사는 “기간제교사 채용은 임시방편일 뿐이다. 학생 수를 기준으로 교원의 정원을 결정하면, 소규모 학교가 많고 학생 수는 적은 전남은 교사 수가 부족해질 수 밖에 없다. 이로 인해 생기는 어려움은 모두 전남의 학생과 학부모, 교사가 떠안아야 한다. 전남의 특성을 고려한 교원 정원 제도 개편이 필요하다”며 정부 대책을 촉구했다.

/천홍희 기자 strong@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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