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관희 노무사 “이주노동자 정당한 대우 받고 노동할 수 있길”
2022년 08월 21일(일) 21:00
광주·전남 이주노동자 네트위크
‘테이저건 진압’ 등 이주노동자 인권 구제 활동 앞장
소속 단체만도 수 십 개…노동행정 개선 힘 보탤 것

홍관희 노무사는 지난 2010년부터 이주노동자들의 인권 신장을 위해 앞장서고 있다. <홍관희씨 제공>

“한국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노동력을 팔아서 대가를 받고 생계를 유지하는 건 이주노동자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이들이 상대적으로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운 것은 우리 사회 시스템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주노동자들도 정당한 대우를 받고 노동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길 기대합니다.”

홍관희(49) 노무사는 지역 노동계에서 모르는 이가 없는 유명인사다. 지역에서 이슈화된 노동문제에 그가 빠지는 일이 없을 정도다. 속해 있는 단체만 해도 광주전남이주노동자네트워크, 노동안전보건지킴이, 민주노총 법률원 광주사무소 등 손으로 꼽기 어려울 정도다.

광주에서 나고 자란 홍 노무사는 대학시절부터 사회문제에 관심이 많았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노무사로 진로를 결정하게 됐다. 지난 2010년부터 노무사로 일하고 있는 홍 노무사는 대학시절 남들보다 사회문제에 많은 관심을 갖다 보니 노무사로서의 시작은 또래에 비해 늦을 수 밖에 없었다고 했다.

산업재해, 노동행정 환경 개선, 노동안전 개혁 등 홍 노무사가 활동 중인 분야는 다양하지만 그 중에서도 다양한 매스컴을 통해 주목받는 분야는 이주노동자 문제다. 그는 지난 6월에 경찰의 ‘과잉진압’ 논란이 일었던 이주노동자 테이저건 진압 사건 담당 노무사이기도 하다.

그가 이주노동자들을 돕기 시작한건 자격증을 취득하고 실무수습을 받던 때 경험한 일 때문이다.

“청주에서 이주노동자 임금체불 사건을 대리를 하고 이주노동자들의 인권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들과 함께 노동청에서 임금체불 사건에 관한 조사를 받게 됐는데, 통역관 하나 없이 조사하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죠. 임금체불 사건은 사실관계 파악이 중요한데 통역관도 없이 감독관이 임의적으로 판단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이었습니다. 이 일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뛰어들게 됐습니다.”

숱한 사건을 맡아왔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은 산업재해로 인한 이주노동자 사망사건이다. 산업재해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많은 증거 자료가 필요하지만, 당사자는 숨지고 없어 입증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업무와의 연관성을 입증하려면 동료나 가족 때로는 사측과도 이야기를 해야 할 정도로 품이 많이 듭니다. 게다가 숨진 당사자의 입장에 서서 사건을 바라보다 보니 감정적인 소모도 큰 편이죠.”

그는 아직까지 우리 사회 내에서 이주노동자의 지위는 현저히 낮은 수준으로 내용이 ‘전근대적’ 수준인 사건들도 꽤 많다고 했다.

홍 노무사는 “이주노동자 문제 외에도 국내 노동계에는 수많은 문제점들이 산적해 있다”며 “산업안전보건과 관련된 분야가 내실 있게 보완되도록 시간을 쏟고 싶다. 아울러 노동행정 부분에서도 노동자의 권리를 보장하는 업무처리가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이 부분들이 개선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고 싶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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