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소련 고려인들의 역사 온전한 우리 역사로 포용해야”
2022년 08월 15일(월) 19:30
광복 77주년…고려인문화관, 홍범도 장군 유해봉환 1주년 세미나
흉상 제막식 “민족의식 상기 계승”…9월 15일까지 특별전 진행

15일 건립된 홍범도 장군 흉상.

광복절 77주년을 맞아 홍범도(1868∼1943) 장군의 흉상 제막식이 15일 오후 광주시 광산구 월곡동 고려인마을 다모아어린이공원에서 열린 가운데 홍범도 장군의 항일독립투쟁을 비롯해 옛소련 고려인들의 역사를 온전한 우리의 역사로 포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눈길을 끈다.

이 같은 주장은 지난 12일 홍범도 장군 유해 봉환 1주년을 기념해 월곡 고려인문화관 ‘결’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제기됐다.

김병학 고려인문화관장은 ‘홍범도 장군의 항일독립투쟁정신 계승을 위한 고려인들의 노력’이라는 발제문에서 “고려인들이 160년을 유랑하며 이룩한 영광과 상처, 성공과 수난의 역사도 함께 우리에게 건너오고 있다”며 “이를 우리의 온전한 역사로 포용하는 것은 민주·인권·평화를 지향하는 광주 시민사회의 이상을 앞당겨 실현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관장은 지난 1991년 광주일보가 카자흐스탄에 세운 ‘우스토베 광주한글학교’에서 교사로 활동한 바 있다. 그는 옛 소련에 의해 연해주에서 척박한 중앙아시아 땅으로 강제이주(1930~1937년) 당한 고려인 역사가 담긴 기록물 1만2000점을 수집한 공로를 인정받아 유공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또한 이날 세미나에서 김 관장은 “모국어 신문사 ‘고려일보’, 우리말극장 ‘고려극장’, 홍범도재단과 같은 단체나 기관은 홍범도 장군에 대한 기억이 표현될 수 있는 바탕을 제공해준 모체였다”며 “고려인들이 홍범도 장군의 애국정신을 기억하고 계승할 수 있는 가장 기초적인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려인들은 지금까지 홍범도 장군의 항일독립투쟁을 기리기 위해 다양한 형태로 기억을 저장하고 형상화하는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 가운데 가장 대중적이며 영향력있게 형상화한 것은 조형물 또는 구조물형태로 표현된 것이었다.

고려인문화관 ‘결’에서 오는 9월 15일까지 열리는 ‘홍범도 장군 유해 봉환 1주년 기념 특별전’.
김 관장은 “홍범도 장군 묘지 단장(1951년)과 흉상 건립(1984년)이 바로 그것이었다”며 “고려인들은 민족 영웅 묘지의 성역화를 통해 기억과 역사를 존중하고 저항과 자유의 정신 그리고 민족의식을 상기하고 계승해왔다”고 밝혔다.

한동건 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 사무총장은 ‘홍범도 장군의 생애와 항일독립투쟁정신 계승 방안’이라는 발제문에서 우당 이회영 선생의 장손인 이종찬 전 국정원장의 평가를 인용하기도 했다.

‘봉오동 전투에서 열세한 독립군 연합부대가 일본군 정규 사단 병력과 대적하여 승리를 쟁취하기란 쉽지 않다. 적군을 봉오동 골짜기로 유인하여 일시에 적을 섬멸한 그의 탁월한 전술 지휘는 충무공이 한산도 대첩이나 12척밖에 남지 않은 배를 이끌고 명량 해전에서 승리한 지략에 견줄만하다.’

이날 세미나에는 홍범도공원 조성에 대한 의미를 조명하는 발표도 있었다. 박용수 고령인동행위원장은 ‘광주에 홍범도공원 조성 배경과 의미’라는 주제의 발제문에서 “지난해 장군의 유해 봉환을 기념해 월곡 고려인마을에 조성되는 ‘홍범도 공원’은 고려인 공동체를 포용하는 것을 넘어 광주 정신을 더욱 빛나게 할 것이며 광주의 역사를 더욱 깊게 만들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편 고려인문화관에서는 세미나 개최와 함께 열린 ‘홍범도 장군 유해 봉환 1주년 기념 특별전’이 열렸다. 오는 9월 15일까지 열리는 전시실에는 올해 카자흐스탄 고려인 화가 문 빅토르가 그린 초상화가 비치돼 있어 눈길을 끌었다.

문 빅토로 화가는 조상들이 겪는 아픈 역사를 후손들이 잊지 않아야 한다는 신념으로 고려인의 역사와 인물을 주제로 한 그림을 오랫동안 그려왔다. 이 그림은 문 화가가 지난 2021년 봄 홍범도 장군의 유해가 한국으로 봉환된다는 소식을 듣고 존경의 염을 모아 장군의 기상과 애국정신을 담아낸 역작이다.

또한 전시실에는 홍범도 장군의 일대기와 흉상 건립 내력을 다룬 신문 기사(레닌기치 1984년 11월 21일자)를 비롯해 김세일의 장편소설 ‘홍범도’가 연재된 신문지면(레닌기치 1990년 3월 28일자), 연극 ‘홍범도’(태장춘 작·1958년)에서 주인공 홍범도 역을 맡아 열연하는 리용수 배우의 사진 등도 비치돼 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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