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 쇼핑몰 논란 - 이봉수 현대계획연구소 소장
2022년 08월 01일(월) 04:00
광주시민들의 복합 쇼핑몰 부재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이번 20대 대선을 통해서 정치 이슈화되고 다시 지방선거로까지 이어지면서 민선 8기 들어서도 다양한 의견들이 분출되고 있다. 대선에서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수도권이나 전국 어디를 가도 복합 쇼핑몰이 많은데 광역시인 광주에만 없다는 게 말이 되느냐? 광주시민들이 복합 쇼핑몰을 아주 간절히 바란다. 어쩔 때는 원정 쇼핑을 위해 대전까지 올라간다, 더불어민주당이 유치를 반대해 왔다. 시민이 원하는데 정치인이 무슨 자격으로 쇼핑몰 하나 들어오는 권리를 막느냐”고 비판하며 광주에 복합 쇼핑몰을 유치하겠다는 선언을 하면서 주요 쟁점이 되었고, 이를 언론에서 연일 보도하면서 시민들이 더욱 관심을 갖게 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 점에 대해 국민의힘이 머리를 꽤 잘 썼다는 반응이 나왔는데, 광주의 소비 인프라 문제를 그간 더불어민주당의 행적과 절묘하게 연계시켜 꼬집는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이 나왔고 그 결과 광주에서 보수 정당 후보 중 처음으로 두 자릿수 지지율을 넘기는데 성공했고, 이후 이어진 제8회 전국 동시 지방선거에서는 지지율을 더 상승시키는데 성공했다는 평이 나왔다. 물론 복합쇼핑몰 단일 이슈만의 결과는 아닐 것이지만 말이다.

광주에서 복합 쇼핑몰에 대한 논란은 2015년 신세계백화점을 복합 쇼핑몰로 새로 착공하여 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열리기 직전인 2019년에 완공한다는 계획에서 시작되었다. 이를 위해 광주시와 신세계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사업을 시작하는 듯 했지만 소상공인과 그 가족의 생계가 위협받게 된다면서 상생 방안을 요구했고, 광주 서구의회가 조례안을 통해 제동을 거는 등 정치권에서도 반대 의사를 내놓았다. 지역 사회에서도 무조건적인 찬성보다는 더욱 심각해질 터미널 일대 교통 체증을 걱정하는 분위기였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진행이 늦춰졌고, 이후 2017년에 최초 안보다 규모를 줄인 안으로 진행되었으나 당시 정치적 상황이나 사회 분위기가 대형 복합 쇼핑몰의 진출을 전국적으로 반대하는 분위기여서 그런지 신세계는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가 2020년 2월 공식적으로 사업을 보류했다.

최근 대선과 지방선거를 통해 이슈가 된 광주 복합 쇼핑몰 유치에는 유통 대기업인 신세계와 롯데, 현대가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한다. 언론 보도에는 전남방직·일신방직 부지, 서구 광주신세계 옆 이마트와 주차장 부지, 어등산 관광단지 부지 등이 후보지로 검토되고 있다고 나온다. 광주는 인구에 비해 유통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평가가 있어 유통업계에서 눈독을 들이는 도시다. 대형 유통 3사가 뛰어든 만큼 광주 복합쇼핑몰은 빠르게 추진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광주시는 여당과 예산정책협의회를 갖고 국가 주도형 복합 쇼핑몰을 유치하기 위해 디지털 기반 광역 통합 유통센터구축, 전통시장·상점가 고객 휴식·편익 시설 확대 등 8개 시범지구 조성, 트램·도로 등 연결 교통망 구축을 포함한 9000억 원을 정부에서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복합 쇼핑몰을 원하는 도시 구성원들의 바람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필자도 개인적으로 창고형 할인점이나 대형 복합 쇼핑몰이 광주에 입점해 다양한 쇼핑 문화를 경험했으면 좋겠다. 그렇다고 해서 지역의 소상공인과의 상생이나 교통 문제를 배제하면서 들어오는 것은 반대한다. 이러한 문제를 광주시민이 아닌 입점하는 업체에서 고민하고 대안을 제시하고 이를 시와 시민이 평가하는 구조로 사업을 진행했으면 한다. 처음부터 제약하는 조건들이 아닌 목표를 제시하고 사업자들이 이 목표에 맞는 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판단하는 구조로 진행했으면 하는 것이다.

앞으로 어등산 관광단지와 송정역 복합 개발, 군 공항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고, 이런 사업들에 대해 다양한 논의가 예상된다. 논란의 접점을 모색하고 갈등을 조정하는 데 더욱 노력해야 하고, 찬반 양측의 소모적인 논쟁이 아니라 지역의 미래를 위한 선택을 위해 고민해야 될 때이다. 얼마 전 복합 쇼핑몰 유치를 주제로 한 TV 토론은 각각의 이익 집단을 대변하거나 정치적인 문제 중심으로 진행되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 각자의 입장이 있겠지만 토론이란 것은 찬성과 반대의 선악의 논리가 아닌 협의의 과정으로 보고 대화하고 조정해서 모두 만족할 수 있는 합리적 타협안을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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