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전남도청 복원과 현 민주평화교류원 철거-박홍근 건축사·포유건축 대표
2022년 06월 22일(수) 01:00 가가
우리네 민족은 숫자 ‘3’을 좋아한다. 3을 완전한 숫자로 봤기에, 1이나 2보다 더 중요시했다. 음과 양이 결합한 수가 바로 3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3정승(좌의정·우의정·영의정), 재판의 3심제, 장례의 삼일장, 만세 삼창, 삼진 아웃, 삼위일체, 삼각관계, 삼재, 작심삼일, 삼세판 등등.
삼세판으로 옛 전남도청 복원 관련 글을 쓴다. 먼저 쓴 ‘아시아문화전당과 나는 답답하다’(2017년 8월 9일)와 ‘옛 전남도청 복원과 아시아문화전당, 그리고 광주’(2018년 10월 3일)라는 제목의 글은 문화전당의 기획부터 옛 전남도청 복원 논란, 복원 결정 과정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나온 것이었다.
아시아문화전당 개관(2015년 11월)이 7년 차에 접어들었다. 주요 시설은 다섯 개다. 민주평화교류원, 문화정보원, 문화창조원, 예술극장, 어린이문화원이다. 그중 민주평화교류원은 옛 전남도청과 그 주변 건물의 구조 보강, 리모델링 과정을 거처 콘텐츠를 채웠다. 중정에는 방문자센터, 문화광장 쪽에는 미디어월이 설치되어 있다. 수백억 원이 투입된 콘텐츠와 방문자센터, 미디어월 등을 철거하고, 1980년 5월의 모습으로 되돌아간다는 것이 옛 전남도청 복원 사업이다. 옛 전남도청 본관을 제외하고는 철골을 이용한 구조 보강 때문에 원형 복원은 불가능하다. 그런데도 복원을 한단다. 복원이 아니라 비슷한 복제품을 만든다. 역사적 가치와 의미에 대한 필자의 생각은 앞에 쓴 칼럼에 언급했다.
이번에 다시 쓰는 이유는 지난달에 접한 뉴스 때문이다. 2018년 255억 원을 투입해 복원 준비를 시작한 이후 4년의 세월이 지난 2022년, 현 시점에서 263억 원을 추가하여 총 518억 원을 확정해 달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꼭 해야 할 역사 바로 세우기라면 그 이상도 요구해야 한다. 그러나 이에 대한 다른 생각도 많다. 아무리 역사적인 것은 ‘가격’으로 판단할 수 없고 ‘가치’로 판단해야 한다지만 1980년 5월로, 억지로, 영혼 없는 공간을 복제품으로 되돌리는 것만이 5월을 기억하고 그 정신을 계승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동의하기 힘들다.
비용을 생각해 본다. 7년째 문을 닫고 있는 민주평화교류원에 투입된 수백억 원, 핵심 기능 중 하나가 빠짐으로 생긴 아시아문화전당의 불완전한 기능과 오랫동안 운영조차 못 하는 시설과 콘텐츠의 매몰 비용은 어떻게 할 것인가? 앞으로 투입될 518억 원과 오랜 기간 폐쇄된 공간이 제공할 수 있는 기회비용은 무엇으로 되돌려 줄 것인가?
옛 전남도청은 2003년부터 2015까지 매순간 지역 사회 책임자들의 판단으로 현재의 모습이 되었다. 이 또한 역사다. 역사는 오늘이 하루 지나면 역사가 되듯이 계속 진행형이다. 민주평화교류원과 방문자센터, 미디어월 또한 아시아문화전당과 함께 ‘광주’의 누군가가 썼고 앞으로도 계속 써야 할 역사의 일부다.
이미 복원(?)을 향해 진행되고 있는 시점에서 다시 생각해 본다. 꼭 옛 전남도청 본관과 그 주변 모든 건물도 80년 5월로 복원해야 하는가? 사라지는 민주평화교류원 기능을 대체할 대안은 세우고 있는가? 광주는 새로운 역사를 쓰는가? 과거로 가는가? 이견이 많은 과거로 되돌아가는 것도 역사 바로 세우기인가? 옛 전남도청이 가진 현재의 민주평화교류원 기능도 광주의 역사가 아닌가?
아쉬운 것이 있으면 그것에서 교훈을 얻고 새로운 역사를 보완해 쓰는 것은 당연하다. 옛 전남도청을 활용한 민주평화교류원 조성은 역사를 바라보는 관점과 그 당시 선택의 문제였지 역사 왜곡은 아니다. 역사의 교훈은 복제된 공간과 특정인의 아픔과 기억으로만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제삼자가 사실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공감, 그 사실이 주는 기억과 울림이 개개인의 삶에 영향을 미칠 때 산 교훈이 된다.
일부 사람의 옛 전남도청이 아닌 광주 모두의 옛 전남도청과 민주평화교류원이 되어야 한다. 역사는 과거로 되돌아가는 과거형이 아니다. 현재진행형이다. 지금 결정하고 실행하는 것이 역사가 된다. 광주가 미래지향적인 현재형의 역사를 쓰면 좋겠다.
아시아문화전당 개관(2015년 11월)이 7년 차에 접어들었다. 주요 시설은 다섯 개다. 민주평화교류원, 문화정보원, 문화창조원, 예술극장, 어린이문화원이다. 그중 민주평화교류원은 옛 전남도청과 그 주변 건물의 구조 보강, 리모델링 과정을 거처 콘텐츠를 채웠다. 중정에는 방문자센터, 문화광장 쪽에는 미디어월이 설치되어 있다. 수백억 원이 투입된 콘텐츠와 방문자센터, 미디어월 등을 철거하고, 1980년 5월의 모습으로 되돌아간다는 것이 옛 전남도청 복원 사업이다. 옛 전남도청 본관을 제외하고는 철골을 이용한 구조 보강 때문에 원형 복원은 불가능하다. 그런데도 복원을 한단다. 복원이 아니라 비슷한 복제품을 만든다. 역사적 가치와 의미에 대한 필자의 생각은 앞에 쓴 칼럼에 언급했다.
옛 전남도청은 2003년부터 2015까지 매순간 지역 사회 책임자들의 판단으로 현재의 모습이 되었다. 이 또한 역사다. 역사는 오늘이 하루 지나면 역사가 되듯이 계속 진행형이다. 민주평화교류원과 방문자센터, 미디어월 또한 아시아문화전당과 함께 ‘광주’의 누군가가 썼고 앞으로도 계속 써야 할 역사의 일부다.
이미 복원(?)을 향해 진행되고 있는 시점에서 다시 생각해 본다. 꼭 옛 전남도청 본관과 그 주변 모든 건물도 80년 5월로 복원해야 하는가? 사라지는 민주평화교류원 기능을 대체할 대안은 세우고 있는가? 광주는 새로운 역사를 쓰는가? 과거로 가는가? 이견이 많은 과거로 되돌아가는 것도 역사 바로 세우기인가? 옛 전남도청이 가진 현재의 민주평화교류원 기능도 광주의 역사가 아닌가?
아쉬운 것이 있으면 그것에서 교훈을 얻고 새로운 역사를 보완해 쓰는 것은 당연하다. 옛 전남도청을 활용한 민주평화교류원 조성은 역사를 바라보는 관점과 그 당시 선택의 문제였지 역사 왜곡은 아니다. 역사의 교훈은 복제된 공간과 특정인의 아픔과 기억으로만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제삼자가 사실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공감, 그 사실이 주는 기억과 울림이 개개인의 삶에 영향을 미칠 때 산 교훈이 된다.
일부 사람의 옛 전남도청이 아닌 광주 모두의 옛 전남도청과 민주평화교류원이 되어야 한다. 역사는 과거로 되돌아가는 과거형이 아니다. 현재진행형이다. 지금 결정하고 실행하는 것이 역사가 된다. 광주가 미래지향적인 현재형의 역사를 쓰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