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 누구나 오를 수 있게 하자-이여성 전 광주전남병무청장
2022년 06월 02일(목) 22:30 가가
무등산은 서석대에 저녁노을이 반사되면 무지개빛을 내뿜어 돌이 수정처럼 빛난다 하여 ‘무돌산’이라 불렀다. 이를 한자로 표기하면서 무진악(武珍岳), 서석산(瑞石山)이 됐을 것이다. 또한 반야심경에 나온 ‘무유등등’(無有等等)에서 등급을 매길 수 없이 높고 큰 산이라는 뜻에서 고려 말부터 무등산(無等山) 또는 서석산으로 불렸다고 한다. 그리고 무등(無等) 즉 평등(平等)의 자주 민주 정신이 이미 점지되었기에 그 정기를 받아 가장 치열한 의병활동과 학생독립운동 그리고 5·18 민중항쟁으로 표출되었고, 그 결과 한국 민주주의를 선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1000m가 넘는 큰 산이 대도시를 바로 품고 있는 곳은 무등산(1187m) 광주가 유일하다. 무등산은 멀리서 보면 두루뭉술하고 포근한 어머니 품같이 느껴진다. 그렇지만 가까이 들어가 보면 엄청난 규모의 너덜겅과 곳곳에 멋진 바위가 박혀있고 주상절리 기치창검이 장엄한 열병을 연출한다. 국가 지질공원으로 지정되었으며, 서석대와 입석대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다.
조선시대에는 무등산을 주로 서석산으로 표현한 글이 많은데 그중에서 제봉 고경명의 산행록이 압권이다. 1574년 제봉은 무등산의 전모와 주변 유서 깊은 곳곳을 유람하고서 ‘유서석록’(遊瑞石錄)을 남겼다. 장원급제한 탁월한 필치로 가장 서사적이고 자상하게 기록하였다. 18년 후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노령에도 분연히 의병을 일으켜 싸우다 부자(父子)가 함께 장렬하게 전사했다. 의병장 김덕령이 무기를 만들던 제철유적지, 그를 기리는 충장사(忠壯祠)·취가정·풍암정이 있고, ‘의병의 길’도 닦아 놓았다. 정철이 자랐던 환벽당을 비롯하여 식영정과 성산별곡 시비(詩碑) 등 가사문학의 산실들이 산자락을 장식하고 있다. 이러한 역사적 충의와 문학 그리고 5·18 민주화운동에 멋진 절경을 더하여 무등산과 광주는 큰 명성을 얻게 된 것이다.
무등산은 1972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고, 2013년에는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으며, 전국 22개 국립공원 가운데 면적은 18번째임에도 탐방객 수는 네 번째로 많다고 한다.
이러한 무등산은 신체가 강건한 사람만 오를 수 있는 산이어서는 안 된다. 노약자나 장애인 등 누구나 올라가 우리 고장의 명산을 즐길 수 있게 해 줘야 한다. 물론 자연환경의 훼손을 우려하여 케이블카나 모노레일 설치를 반대하는 여론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현실은 차량·공장·석탄 발전 등의 엄청난 탄소 배출과 산림 남벌 등 무분별한 개발 행위 등이 환경오염과 자연 훼손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스위스와 오스트리아 등 여러 나라와 국내 다른 명소에도 케이블카나 모노레일을 운영해 수많은 사람들이 즐기며 관광 수입을 얻고 있다. 그러나 자연환경 훼손이나 오염 문제는 크게 대두되지 않은 것 같다. 우리 고장 무등산에도 누구나 차별 없이 모든 사람이 올라가 볼 수 있도록 접근성과 기회를 보장하는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국가와 지자체가 누구에게나 산책과 트레킹 등 레저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것이 무등(無等)의 정신에 부합하며, 국민의 심신 건강과 행복 추구권을 확보해 주는 것은 ‘헌법 정신’ 구현에도 합치하지 않은가.
무등산을 차별 없이 개방하기 위해서는 첫째, 우선 상봉에 있는 군부대와 장불재 통신 시설을 하루 빨리 이전하여야 한다. 고경명은 “상봉에 천왕봉, 비로봉, 반야봉의 세 봉우리의 바위틈에 진달래 철쭉 무더기가 소복하게 나와 깃발처럼 나부낀다”고 했다. 원래의 모습으로 복원하여 시도민에게 돌려줘야 한다.
다음으로 무등산을 쉽게 오를 수 있게 케이블카나 모노레일 인프라를 구축하여야 한다. 환경평가와 안전 대책을 철저히 실시하고 훼손·오염·소음을 최소화해야 한다. 증심사와 원효사 쪽을 출발점과 도착점으로 정해 중간 기착지에서도 오르내릴 수 있으면 좋을 것이다.
끝으로 노약자가 편하게 운동할 수 있는 산책로를 조성해야 한다. 무등산의 등산로는 모두가 경사져 노약자는 산행하기가 힘들다. 낮은 산자락 숲이 있는 가까운 곳곳에 소규모의 평지 산책로를 조성하여 노약자라도 언제나 쉽게 찾아 심신 건강을 다질 수 있어야 한다. 운영상의 경제 원칙을 떠나 차별 없는 공공 복지 구현 차원에서 장기 계획을 수립하여 꾸준히 실천하기를 소망한다.
※ 이 칼럼은 본사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이러한 무등산은 신체가 강건한 사람만 오를 수 있는 산이어서는 안 된다. 노약자나 장애인 등 누구나 올라가 우리 고장의 명산을 즐길 수 있게 해 줘야 한다. 물론 자연환경의 훼손을 우려하여 케이블카나 모노레일 설치를 반대하는 여론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현실은 차량·공장·석탄 발전 등의 엄청난 탄소 배출과 산림 남벌 등 무분별한 개발 행위 등이 환경오염과 자연 훼손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스위스와 오스트리아 등 여러 나라와 국내 다른 명소에도 케이블카나 모노레일을 운영해 수많은 사람들이 즐기며 관광 수입을 얻고 있다. 그러나 자연환경 훼손이나 오염 문제는 크게 대두되지 않은 것 같다. 우리 고장 무등산에도 누구나 차별 없이 모든 사람이 올라가 볼 수 있도록 접근성과 기회를 보장하는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국가와 지자체가 누구에게나 산책과 트레킹 등 레저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것이 무등(無等)의 정신에 부합하며, 국민의 심신 건강과 행복 추구권을 확보해 주는 것은 ‘헌법 정신’ 구현에도 합치하지 않은가.
무등산을 차별 없이 개방하기 위해서는 첫째, 우선 상봉에 있는 군부대와 장불재 통신 시설을 하루 빨리 이전하여야 한다. 고경명은 “상봉에 천왕봉, 비로봉, 반야봉의 세 봉우리의 바위틈에 진달래 철쭉 무더기가 소복하게 나와 깃발처럼 나부낀다”고 했다. 원래의 모습으로 복원하여 시도민에게 돌려줘야 한다.
다음으로 무등산을 쉽게 오를 수 있게 케이블카나 모노레일 인프라를 구축하여야 한다. 환경평가와 안전 대책을 철저히 실시하고 훼손·오염·소음을 최소화해야 한다. 증심사와 원효사 쪽을 출발점과 도착점으로 정해 중간 기착지에서도 오르내릴 수 있으면 좋을 것이다.
끝으로 노약자가 편하게 운동할 수 있는 산책로를 조성해야 한다. 무등산의 등산로는 모두가 경사져 노약자는 산행하기가 힘들다. 낮은 산자락 숲이 있는 가까운 곳곳에 소규모의 평지 산책로를 조성하여 노약자라도 언제나 쉽게 찾아 심신 건강을 다질 수 있어야 한다. 운영상의 경제 원칙을 떠나 차별 없는 공공 복지 구현 차원에서 장기 계획을 수립하여 꾸준히 실천하기를 소망한다.
※ 이 칼럼은 본사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